천년고찰 선암사에 가면 한동안 트레이드마크처럼 사띠 진명 스님이 있었다. 스님은 오랫동안 선암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불자들에게 ‘사띠 명상’을 가르쳤다. 최근 선암사를 떠나 여수시에 사띠 수행 공동체를 만든 진명 스님이 새로운 책을 출간했다. <알아차림>(참글세상 펴냄). 진명 스님이 4년 동안 인터넷과 아침 문자법문 했던 내용을 엮은 ‘소통과 나눔으로 가는 행복한 명상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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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띠 수행, 즉 ‘알아차림’에 대해 말한다. 스님은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예사로이 여기지 않고 마음 집중하여 알아차림으로써 건전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일상생활, 즉 행주좌와 어묵동정에서 항상 사띠를 놓치지 않고 살아 갈 때야말로 이 사회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진명 스님은 알아차림 명상에 관한 내용을 여섯 장에 걸쳐, 많은 자연물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스님의 경험과 생각과, 또 스님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차림 명상’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친근하게 풀어낸다.

특히 1장 ‘고요속의 움직임’에서 기술한 수련의 일대기는 책 도입부에서 독자의 흥미를 유도한다. 진명 스님은 자연 속에서 피고 지는 수련(睡蓮)을 통해 부처님 법의 음성을 듣는다. 은근한 향기와 함께 가림 없이 피어났다가 천천히 기울어 마침내 물속에 완전히 침잠할 때까지의 수련을 면밀히 그리고 조용히 관찰함으로써 자연이 전하는 불법을 알아차린다. 한 송이의 수련에서 중도와 팔정도·대자대비·해탈열반과 불방일하라는 메시지까지 읽어내는 것이다.

더불어 진명 스님은 행(行)과 불방일(不放逸)을 강조한다. 2장에 소개된 ‘솔개의 새로 태어남’ 꼭지에서는 한낱 미물인 솔개가 새로 태어나기 위해 인내하고 정진하는 모습을 다뤄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한다.

진명 스님은 3장 ‘들으며 배우기’에서 기복신앙 중심과 맹목적의 종교생활을 꼬집으며 불법을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나를 알아차림과 불법을 알아차림은 다른 맥락이 아닌 것이다.

책의 4장에서는 법구경의 구절을 소개하며 경전을 읽고 들으며 마음자리를 찾아가는 수행의 길을 제시하고, 이어 5장에서는 읽고 들으며 배운 법을 어떻게 회향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진명 스님은 책을 통해 ‘알아차림’이란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을 반복하여 마음의 움직임을 줄이는 훈련이라 말한다. 진리를 단박에 깨칠 수 없듯이, 끊임없는 노력과 정진을 동반한 알아차림 수행을 통해 깨침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6장에는 그간 선암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여 알아차림 수행을 한 불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그 생생함을 더한다.

진명 스님은 명상을 통해 알아차림과 마음 챙김, 그리고 깨어 있는 마음 지혜와 통찰로 행복한 삶을 살다보면 지금도 즐겁고 나중에도 기쁜 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하여 독자들 역시 순간순간 찰나의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정진하며 살기를 권한다.

자, 이제 내 자신을 알아차리자. 당신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수행자는 빈틈을 주지 않고 어떠한 번뇌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수많은 마음이 일어날지라도 모든 것은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이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한다.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인 줄 아는 지혜가 바로 통찰지를 얻는 것이다. 통찰지란 생멸의 법칙을 이해하는 것으로 이것은 있는 그대로 본다는 여실지견이다. 대상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이라는 무상의 법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좋은 것도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일 뿐이구나. 나쁜 것도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일 뿐이구나.’ 하고 아는 것이다.”

*글쓴이 진명 스님은?

2004년 미얀마 명상센터 위빠사나수행.
2005년 정암스님에게 차훈명상 지도자 과정수료.
2005년 보성 대원사 템플스테이 '차훈명상' 진행
2005년 대강백 백운 큰스님 3년 시봉 및 경전공부.
2008년 녹야 위빠사나선원 개원 초기경전강의.
2010년 전)조계산 선암사 불교대학 지도법사.
2010년 전)조계산 선암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2012년 현) 여수 대미산 사띠 수행 공동체 원장.
전남 여수시 돌산읍 사띠 수행 공동체에서 전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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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진명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