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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불교계 주요 종단 지도자와 사회 각계 불자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민 화합과 마음 회복을 발원했다. 불교리더스포럼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2월 12일 저녁 서울 남산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크리스탈볼룸에서 ‘불기 2569년 불교지도자 초청 국민화합 기원 송년만찬’을 공동 주최·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과 전국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능원 정사,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록경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법명 스님, 대각종 총무원장 만정 스님 등 불교계 주요 종단 대표와 지도자 13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불자 리더들의 모임인 불교리더스포럼은 이날을 계기로 제7기 임원단 출범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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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례적으로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행사에 앞서 불교계 지도자들과 사전 차담을 갖고, 국민의 마음을 보듬고 사회 통합을 이끌어 온 불교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대통령실은 “이 자리에서 진우 스님이 영부인으로서 묵묵히 역할을 해온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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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통령실 제공)

본 행사에서 김혜경 여사는 축사를 통해 “불교는 언제나 국민 곁에서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며 세상을 밝혀온 큰 등불이었다”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지혜와 이웃의 아픔을 보듬는 자비의 마음은 우리 사회가 진정한 화합으로 나아가는 길을 환히 비춰주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꽃이 진흙 속에서도 맑은 향기를 피워내듯, 지금 우리 사회가 겪는 아픔과 시련 역시 더 큰 도약과 화합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불교 지도자 여러분께서 국민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대신, 진우 스님의 안내로 5분간 ‘선명상’ 실참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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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진우 스님은 송년 법문에서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만찬이 아니라, 불교가 국가와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가오는 문명 전환기에 한국불교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함께 성찰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짚었다.

진우 스님은 “AI 문명으로 전례 없는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과학과 기술은 인간의 근본적인 괴로움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며 “괴로움의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좋다, 싫다’고 분별하는 내 마음의 작용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번뇌망상을 내려놓고 마음의 본성을 관하는 정혜쌍수의 길을 일상 속 수행으로 정리한 것이 선명상”이라며 “선명상은 전통 간화선의 깊이에 현대 심리학과 AI 기반 정서기술이 결합된 21세기 마음 회복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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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스님은 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괴로움이 줄어들면 사회적 비용은 줄고 국가 경쟁력은 높아진다”며 “선명상은 오늘날 불교가 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현실적인 전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 인류의 마음을 근본에서 다루는 수행 전통은 한국 선불교에 가장 온전히 남아 있다”며 “K-선명상이 AI 문명과 함께 가는 정신문명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통령실 불자회 운영과 관련한 변화도 함께 소개됐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대통령실 불자회장으로 내정됐으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고문, 이영수 농림축산비서관은 간사를 맡게 됐다. 하 내정자는 공식 취임 후 불교리더스포럼 7기 임원단에서 대통령실 불자회 직능대표로 활동할 예정이다.

진우 스님은 이 자리에서 하정우 수석에게 불명 ‘혜우(慧友)’를 내렸다. 진우 스님은 “‘혜’는 지혜를, ‘우’는 벗이자 도반을 뜻한다”며 “지혜로운 벗으로서 불교와 사회를 잇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불자회 출범 법회는 추후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될 예정이다.

이기흥 불교리더스포럼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불교리더스포럼은 수행과 나눔의 불교정신을 사회 각 분야로 확산시키는 정책적 대안 조직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다가오는 새해에는 자비와 상생의 마음이 우리 사회 곳곳에 더 널리 퍼지길 발원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송년 인사와 내빈 소개, 기념촬영에 이어 법문과 만찬 순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한 해를 돌아보며 국민 화합과 마음 회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불교리더스포럼은 2022년 출범해 현재 17개 분과와 23개 지역교구, 회원 1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