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53)//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지(地) 등에 있는 특성인 그 성질은 허공의 것이 아니다.

허공의 자성(自性)인 장애가 없음 등의 그 성질은 색(色)에 없다.

[그러나] 지, 수, 화, 풍, 공(空)은 같으니, 세간에 공통이지만,

불공(不共)은 티끌조차 세간에 공통되지 않는다. [3.16]

།ས་སོགས་ལ་ཡོད་ཆོས་གང་ཡིན་པའི་ཆོས་ཉིད་དེ་ནི་ནམ་མཁའི་མིན།

།ནམ་མཁའི་མཚན་ཉིད་སྒྲིབ་མེད་ལ་སོགས་མཚན་ཉིད་གང་དེ་གཟུགས་ལ་མེད།

།ས་ཆུ་མེ་རླུང་ནམ་མཁའ་མཚུངས་པ་འཇིག་རྟེན་དག་ན་ཐུན་མོང་སྟེ།

།མ་འདྲེས་ཉིད་ནི་རྡུལ་ཕྲན་ཙམ་ཡང་འཇིག་རྟེན་དག་ན་ཐུན་མོང་ མིན།

"지(地) 등에 있는 특성인 그 성질은 허공의 것이 아니다." 라고 하였다. '지(地) 등' 이라고 한 것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다양한 요소들을 의미한다. 지수화풍에는 단단함, 적심, 태움, 움직임 등 각각의 특징적인 속성이 있다. 이 속성들은 허공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다. 그리고 "허공의 자성(自性)인 장애가 없음 등의 그 성질은 색(色)에 없다." 라고 하였다. 허공의 특성은 어떠한 걸림도 없고 개방되어 있음이다. 이러한 허공의 성질은 지수화풍 등의 색(色)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4대(四大)는 세간(世間)을 비유하며, 공(空)은 부처를 비유한다. 허공은 지수화풍의 4대 전체에 편재하면서도 4대의 그 어떤 것과도 섞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세간의 모든 법에 부처·법성(法性)이 편재하지만, 법성은 세간의 그 어떤 법과도 티끌만치도 섞이지 않는 불공(不共)이다.

"[그러나] 지, 수, 화, 풍, 공(空)은 같으니, 세간에 공통이지만, 불공(不供)은 티끌조차 세간에 공통되지 않는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본다면, 지수화풍공은 모두 세간의 법이라는 점에서 공통이며, 부처의 불공(不共)은 세간과는 티끌조차 공통되는 부분이 없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지대종(地大種, Tib. 'byung ba) 등 4가지[즉, 지수화풍]에 존재하는, 단단함과 습함 등 유위(有爲, Tib. 'dus byas)의 각각의 속성은 허공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허공의 특성인, 다른 법을 장애하지 않으며 개방되어 있는 등의 속성들은, 유색(有色, Tib. gzugs can)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허공은 유색(有色)에 편재하지만 그것[유색]과는 동일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부처의 비(悲)는 유정에 편재하지만 불공(不共)의 덕은 유정과 공통되지 않는다. [그러나] 올바르게 보면(Tib. yag dag par na) [부처의] 불공(不共)의 덕은 허공으로도 비유할 수 없으니,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의 계(界)들은 대종(大種)이라는 점 등에서 동일하여 세간에서 공통되지만, 부처의 18불공(不共)의 성품은 티끌만큼도 세간과 공통되지 않으니, 그러므로 [허공과 같다는] 비유를 넘어선다."

켄뽀 : 이때까지의 내용을 잠시 정리해보자. 지금 맥락에서 『보성론』에서는 부처의 덕을 총 몇 가지로 논의하는가?

학생 : 벗어남의 덕(Tib. bral ba'i yon tan) 32가지와 성숙의 덕(Tib. smin pa'i yon tan) 32가지입니다.

켄뽀 : 잘 답하였다. 벗어남의 덕은 법신의 덕이다. 벗어남의 32가지의 세부 분류는 어떻게 되는가?

학생 : 법신의 벗어남의 32가지 덕은 다시 3가지로 나뉩니다. 10력, 4무외, 18불공법입니다.

켄뽀 : 그렇다. 이 32가지 덕은 번뇌장과 소지장에서 모두 벗어남으로써 성취되는 덕들이다.

잘 머물며, 바퀴 모양(輪相)이 있고,

넓고 드러나지 않는 복사뼈,

손가락은 길고, 손과 발은

그물로 연결되어 있다. [3.17]

།ལེགས་གནས་འཁོར་ལོའི་མཚན་པ་དང་། །ཡངས་ཤིང་ཞབས་ལོང་མི་མངོན་དང་།

།སོར་མོ་རིང་དང་ཕྱག་ཞབས་ནི། །དྲ་བ་ཡིས་ནི་འབྲེལ་པ་དང་།

3.17부터는 이타(利他)의 색신(色身)에게 갖추어진 성숙의 덕(Tib. smin pa'i yon tan)에 대해 논의한다. 이 성숙의 덕 32가지는 공덕의 자량(資糧)을 쌓음으로써 비롯되는 것이다. 32상의 각 항목에 대한 규정은 경론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대동소이하다.

"잘 머물며" 라고 하였다. 이것은 ①족하평안상(足下安平立相, Tib. legs gnas)이다. 이전의 학도(學道)에서 늘 스스로 세운 서약을 견고하게 지켰으므로, 발이 늘 평평하게 머문다. 그리고 "바퀴 모양(輪相)이 있고" 라고 하였다. 이것은 ②족하이륜상(足下二輪相, Tib. 'khor lo mtshan pa)으로, 중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보시한 공덕으로 발에 바퀴 모양이 있음이다. "넓고 드러나지 않는 복사뼈" 라고 하였다. 이것은 ③족부고만상(足趺高滿相, Tib. yangs shing zhabs long mi mngon)으로, 이전의 학도(學道)에서 유정들을 경시거나 무시하지 않았으므로, 발 뒤꿈치가 넓고 복사뼈가 튀어나오지 않음이다. "손가락은 길고" 라고 하였다. 이것은 ④장지상(長指相, Tib. sor mo ring)으로, 유정들에게 법을 설하여 많이 구제하였므로 손가락이 매우 길다. 그리고 "손과 발은 그물로 연결되어 있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⑤수족지만망상(手足指縵網相, Tib. phyag zhabs dra ba yis 'brel ba)으로, 이전에 권속들을 차별하지 않았으므로,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가 그물로 연결되어 있음이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를 연결하는 그물은 빛으로 된 것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설명에서는 "잘 머물며, 바퀴 모양(輪相)이 있고" 를 하나의 항목으로 해석하였다.

"①이전에 학도(學道, Tib. slob lam)에서 율의(律儀, Tib. sdom pa)를 올바르게 수지(受持)하였으며, 상사(上師)를 배웅하고 맞이하였기에, 거북이처럼 발바닥이 평평하고 휼륭하며 바퀴의 살이 천 개가 있는 바퀴 문양이 있다. 『반야경』(Tib. sher phyin)에서는, 손바닥에도 바퀴 문양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보시를 올바르게 하여 성취한 것이다. 그 모양은 손바닥의 바퀴는 무기와 같이 끝이 뾰족한 형태이며, 발[에 있는 바퀴 문양]은 조금 둥근 모양이다. ②다른 이를 업신여기지 않고 선법(善法)을 올바르게 올바르게 받아들였기에, 발등이 둥글고 고르며 발뒤꿈치는 넓고 발의 복사뼈는 튀어나온 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③죽게 된 유정들을 두려움에서 구제하였으므로, 손가락이 길고 손바닥이 평평한 상(相)을 지닌다. ④다른 무리들을 이간질로써 분열시키지 않고 자신의 권속을 사섭법(四攝法)으로써 돌보았으므로, 손가락과 발가락이 그물로 연결되어 있다."

피부는 부드럽고 젊은 살갗이 훌륭하며,

몸에는 일곱 개의 높은 곳이 있고,

종아리는 영양(羚羊)과 같으며, 비밀스러운 곳은

코끼리처럼 감추어져 있다. [3.18]

།པགས་འཇམ་གཞོན་ཤ་ཅན་ལེགས་ཉིད། །སྐུ་ནི་བདུན་དག་མཐོ་བ་དང་།

།བྱིན་པ་ཨེ་ན་ཡ་འདྲ་གསང་། །གླང་པོ་བཞིན་དུ་སྦུབས་སུ་ནུབ།

"피부는 부드럽고 젊은 살갗이 훌륭하며" 라고 하였다. ⑥세박피상(細薄皮相, Tib. pags 'jam gzhon sha can)이니, 학도(學道)에서 유정들에게 훌륭한 의복을 많이 보시하였기에, 피부가 매우 부드럽고 윤택하다. "몸에는 일곱 개의 높은 곳이 있고" 라고 하였으니, ⑦칠처융만상(七處隆滿相, Tib. sku bdun dag mtho ba)으로, 음식을 널리 많이 보시하였기에, 양 발등, 양 손등, 양 어깨, 그리고 뒤덜미가 높다. "종아리는 영양(羚羊)과 같으며" 라고 하였다. ⑧이니연천상(伊泥延腨相, Tib. byin pa e na ya 'dra)이니, 법을 많이 암송했던 공덕으로 장딴지가 영양과 같으니, 그 형태가 매우 부드럽고 넓고 섬세하다. 그리고 "비밀스러운 곳은 코끼리처럼 감추어져 있다." 라고 하였다. ⑨음장상(陰藏相, Tib. gsang glang po bzhin du sbubs su nub)이니, 비밀스럽게 지녀야 할 것을 잘 지니고 계율을 엄격히 지녔기에, 코끼리처럼 밀처(密處)가 들어가서 숨어있음이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⑤음식과 옷을 여러가지로 베풀었기에, 피부가 부드럽고 살결이 젊고 훌륭하다. 여기서 손과 발의 피부라고 연결하는 것은, 아래에서 손이 부드럽고 둥글며 높고 낮음이 없다고 하신 것과 중복이다. ⑥핥는 것(Tib. bldag pa) 등의 먹고 마실 것을 풍성하게 베풀었으므로, 양 손과 양 발의 등 4곳과 양 어깨와 목덜미까지, 신체의 일곱 부위가 높다. ⑦부처께서 설하신 5명(五明, Tib. rig gnas lnga)의 법을 수지하였기에, 종아리(Tib. byin pa)가 에나야(e na ya) 사슴과 같이 둥글고 풍만하고 견고하고 날씬하며 아름답다. ⑧비밀스러운 말을 지키고 음행(淫行, Tib. 'khrig pa)을 버렸기에, 비밀스러운 곳이 코끼리와 황소(Tib. khyu mchog)처럼 안으로 숨겨져 있다."

상반신은 사자와 같고

견갑골은 틈 없이 차있으며

팔꿈치는 훌륭하게 둥글고, 손은 부드럽고

둥글고 높고 낮음이 없다. [3.19]

།རོ་སྟོད་སེང་གེ་འདྲ་བ་དང་། །ཐལ་གོང་བར་མེད་རྒྱས་པ་དང་།

།དཔུང་མགོ་ལེགས་ཟླུམ་ཕྱག་འཇམ་ཞིང་། །ཟླུམ་ཞིང་མཐོ་དམན་མེད་པ་དང་།

"상반신은 사자와 같고" 라고 하였다. ⑩상신여사자상(上身如獅子相, Tib. ro stod seng ge 'dra ba)이니, 과거에 선업을 광대하게 쌓았으므로 상반신이 사자와 같다. 그리고 "견갑골은 틈 없이 차있으며" 라고 하였다. ⑪양액하융만상(兩腋下隆滿相, Tib. thal gong bar med rgyas pa)이니, 과거에 올바르게 선업을 쌓았으므로 견갑골 사이에 움푹 파여 빈 곳이 없이 살이 차있다. "팔꿈치는 훌륭하게 둥글고" 라고 하였다. ⑫견원호상(肩圓好相, Tib. dpung mgo legs zlum)이니, 온화함으로 타인을 대하였기에 어깨가 훌륭하게 둥글다. "손은 부드럽고 둥글고 높고 낮음이 없다." 라고 하였으니, 이는 ⑬수족유연상(手足柔軟相, Tib. phyag 'jam zhing zlum zhing mtho dman med pa)이다. 중생들을 화합시킴에 노력하였기에 손이 부드럽고 둥글며 높고 낮음이 없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⑨타인을 업신여기지 않고 스스로 광대한 선(善)을 차례로 행했기에, 상반신이 사자와 같이 넓다. ⑩약(藥) 등을 베풀고 선(善)을 올바르게 행했기에, 견갑골(Tib. thal gong) 사이의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틈 없이 풍만하다. ⑪부드럽게 말하고 훌륭하게 말하는 등으로 다른 이에게 두려움 없음을 베풀었기에, 어깨가 훌륭하게 둥글고 아름답다. ⑫다른 이를 도와줌에 노력했기에, 손의 감촉이 부드럽고 모양이 둥글며 높고 낮음이 없고 아름답다."

팔은 길고, 실로 청정한 몸이며

둥근 빛을 갖추고 있고

목은 무구(無垢)한 법라(法螺)와 같고

턱은 동물의 왕과 같다. [3.20]

།ཕྱག་རིང་ཡོངས་སུ་དག་པའི་སྐུ། །འོད་ཀྱི་དཀྱིལ་འཁོར་དང་ལྡན་དང་།

།མགྲིན་པ་དྲི་མེད་དུང་འདྲ་དང་། །འགྲམ་པ་རི་དགས་རྒྱལ་པོ་འདྲ།

"팔은 길고" 라고 하였다. ⑭정립수마슬상(正立手摩膝相, Tib. phyag ring)이니,선업의 공덕으로 인해 팔이 길어 무릎까지 닿는다. "실로 청정한 몸이며 둥근 빛을 갖추고 있고" 라고 하였다. ⑮실로 청정하며 둥근 빛을 갖추었으니(Tib. yong su dag pa'i sku 'od kyi dkyil 'khor ldan pa), 과거에 십선(十善)을 닦았기에 무구(無垢)한 몸을 갖추며 찬란한 둥근 빛을 방사한다. 그리고 "목은 무구(無垢)한 법라(法螺)와 같고" 라고 하였다. ⑯ 목이 무구(無垢)한 법라(法螺)와 같으니(Tib. mgrin pa dri med dung 'dra), 과거에 아픈 이들에게 다양한 약을 무수히 베풀었기에 목이 마치 법라(法螺)와 같다.

학생 : 법라(法螺)와 같다는 것은 어떤 모습을 의미합니까?

켄뽀 : 불상을 보면 목에 3줄의 주름과 같은 것을 표현해두었다. 이것이 바로 법라(法螺)와 같음을 나타낸 것이다.

"턱은 동물의 왕과 같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⑰사자협상(獅子頰相, Tib. 'gram pa ri dags rgyal po 'dra)이니, 선업(善業)을 완전하게 닦았으므로, 턱이 마치 뭇 짐승의 왕인 사자의 것과 같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⑬구결하는 사람을 뒤로 내치지 않고 보시의 손을 내밀었기에, 손이 길어서 굽히지 않고도 무릎에 닿는다. ⑭항상 십선(十善, Tib. dge ba bcu)을 만족함 없이 행하므로, 무구(無垢)하여 완전히 청정한 몸에 둥근 빛(Tib. 'od kyi dkyil 'khor)이 있다. ⑮병자에게 약 등을 베풀고 부처를 찬탄했기에, 목의 색깔이 무구(無垢)하며 모양은 소라(螺)와 같이 아름답다. ⑯스스로는 잡담(Tib. tshig bkyal)을 버렸으며 다른 이를 선(善)으로 연결시켜 주었으므로, 턱이 짐승의 왕인 사자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