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46)//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크게보기
아상가 논사의 탱화

학생 : 보리·법신이 논리로써 추론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째서 불교학에서는 논리학을 가르치고 연구하게 하는 것입니까? 논리와 추론은 무의미한 것이 아닙니까?

켄뽀 : 정교한 논리를 단련하면, 자성(自性)에 좀 더 근접한다. 우리 캄따시링 센터에서는 지난 초청 법회에서 중음도(中陰道·中有, Tib. bar do, Skt. antarābhava)에 대해 공부하였다. 그때 '어머니 광명(母光明, Tib. ma'i 'od gsal)과 자식 광명(子光明, Tib. bu'i 'od gsal, Skt. putra-prabhāsvara)의 만남'을 논의했다. 살아있을 때 도의 광명(道光明=子光明, Tib. lam gyi 'od gsal, Skt. mārga-prabhāsa)을 수습(修習)한 사람은, 그 도(道)의 광명의 힘에 의해 죽음의 때에 나타나는 토대의 광명(基光明=母光明, Tib. gzhi'i 'od gsal, Skt. āśraya-prabhāsvara)을 인식할 수 있다. 비록 도(道)의 광명은 토대의 광명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도의 광명을 수습함으로써 토대 광명에 근접한다. 여기서 모든 비유와 추론을 떠났다고 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어떠한 비유도 보리·자성(自性)과 동일하지 않다는 의미일 뿐, 어떠한 비유도 추론도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비량(比量)할 바가 아니니, 무상(無上)이기 때문이고

무상(無上)이니, 포섭되지 않기 때문이며

포섭되지 않으니, 머물지 않기 때문이며

덕(德)과 허물을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2.71]

།དཔག་མིན་བླ་ན་མེད་པའི་ཕྱིར། །བླ་ན་མེད་པ་མ་བསྡུས་ཕྱིར།

།མ་བསྡུས་གནས་པ་མེད་ཕྱིར་ཏེ། །ཡོན་ཏན་སྐྱོན་རྟོག་མེད་ཕྱིར་རོ།

2.70에서 "비량(比量)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왜 보리는 비량할 바가 아닌가? "비량(比量)할 바가 아니니, 무상(無上)이기 때문이고" 라고 하였다. 무상(無上)하기 때문이다. 비량(比量), 즉 추론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위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보리는 무상(無上)인가? "무상(無上)이니, 포섭되지 않기 때문이며" 라고 하였다. 보리는 윤회나 열반의 그 어떠한 법에도 속하거나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왜 포섭되지 않는가? "포섭되지 않으니, 머물지 않기 때문이며" 라고 하였듯, 삼계(三界)의 윤회에도 머물지 않고 적정(寂靜)의 열반에도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왜 머물지 않는가? "덕(德)과 허물을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는데, 적정(寂靜)의 열반에는 덕이 있으니 좋고 유(有, Tib. srid pa)인 삼계윤회에는 허물이 있으니 나쁘다고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잠공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삼신(三身)을 모두 완성하는 이 보리는, 십지(十地)에 머무는 보살에게도 불가사의하다. 왜냐하면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말할 수 없으니, 언어의 대상은 세속에 속하는 것과 달리 [보리는] 승의(勝義)이기 때문이다. [보리는] 승의이니, 세속은 분별의 대상에 속하지만 [승의는] 생각(Tib, rtog pa)으로써 조사할 수 있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리는] 생각(Tib. rtog pa)으로써 조사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니, 생각의 대상[인 세속]은 사례(例, Tib. dpe)를 통해 비량(比量)할 수 있는 바에 속하지만, [보리는] 논증(論證, Tib. rtags)과 사례로써 비량할 수 있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리는] 비량(比量)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니, [세속이] 사례를 통해 비량할 수 있으며 예시와 그 속성이 같은 것과 달리, [보리는] 무상(無上)하여 그것과 동등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보리는] 무상(無上)하니, 무상(無上)하면서 또한 존재(有, Tib. srid pa)와 적정(寂靜)에 속하는 것과는 달리, 존재와 적정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리는] 존재와 적정에 속하지 않으며, 존재와 적정의 변(邊)에도 머물지 않는다. 왜냐하면 적정을 덕으로서 존재를 허물로서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 원인으로 미세하므로

법신(法身)은 불가사의이며

여섯 번째로 인해 그것은 비실재이므로

색신(色身)은 불가사의이다. [2.72]

།རྒྱུ་ལྔ་དག་གིས་ཕྲ་བའི་ཕྱིར། །ཆོས་སྐུ་བསམ་མི་ཁྱབ་པ་སྟེ།

།དྲུག་པས་དེ་ཡི་དངོས་མིན་ཕྱིར། །གཟུགས་སྐུ་བསམ་མི་ཁྱབ་པའོ

2.69번 게송을 살펴보면, ①언어의 대상이 아니므로 ②승의로 포섭되므로 ③분별의 대상이 아니므로 ④비유에서 벗어났으므로 ⑤무상(無上)이므로 ⑥윤회와 적멸에 포섭되지 않으므로 - 라고 6가지 이유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다섯 가지 원인으로 미세하므로 법신(法身)은 불가사의이며" 라고 하였다. 앞의 언어의 대상이 아님 등의 1~5까지의 이유로 법신(法身)은 극히 미세하며, 미세하기에 그것에 대해 분별로써 알 수 없기에 불가사의하다는 의미이다.

"여섯 번째로 인해 그것은 비실재이므로 색신(色身)은 불가사의이다." 라고 하였다. '여섯 번째'란 6가지 이유 중의 여섯 번째인 '윤회와 적멸에 포섭되지 않음'을 가리킨다. 여기서 비실재(Tib. dngos min)이라고 하였는데, 실유(實有)하는 것처럼 나타나지만 사실은 나타나는 대로 실유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학생 : 분별심·비유·추론 등을 통해 알 수 있다면, 그것을 알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법신을 알고 깨닫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켄뽀 : 분명한 것은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종(禪宗)의 간화선(看話禪) 전통에서는 화두(話頭)를 통해 그것에 들어가고, 마하무드라와 대원만(大圓滿) 전통에서는 마음의 본질을 소개하는 가르침을 통해 들어간다. 어떤 이는 믿음과 헌신을 통해 모든 분별이 적멸하게 되어 마침내 자성(自性)을 깨닫기도 한다. 그렇다면 깨닫기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쉬운 일인가? 대부분의 범부에게는 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쉬울 수도 있다.

모든 분별이 적멸(寂滅)한 영역을 자성(自性)·법신(法身)·보리라고 한다. 분별은 대상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대상을 인식하기에 대상에 대한 탐착이 일어나고, 탐착에 의해 분별이 발생한다. 분별을 멸하기 위해서는, 먼저 들음(聞)을 통해 정립하고 사유(思)를 통해 확신하며 수습(修習)을 통해 꾸준히 닦으면서, 공덕을 쌓고 업장을 정화하는 등의 다양한 수행을 해야 만 한다. 지금 당장 분별이 적멸한 상태에 들어가겠다고 입으로 아무리 선언한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것만으로 불가능하다. 오직 전생에 닦아온 수행의 힘, 쌓아온 공덕의 위력, 인연, 광대한 복(福)을 갖춘 사람만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분별을 떠난 적멸에 곧바로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곧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 "언어의 대상의 아니므로..." 라고 한 것 등의 5가지 이유로 인해 극히 미세하고 심원하며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우므로, 범부(Tib. phal pa)들이 법신이 '이런 것이다.' 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를 설한 것이다. "존재와 적정(寂靜)에 속하지 않으므로" 라고 한 여섯 번째 이유로, 비록 존재와 적정(寂靜)의 법이 생멸(生滅) 등으로 나타나더라도 그것의 실재함(Tib. dngos po)이 진실이 아니다. 그러므로 색신(色身)의 무량한 변화(Tib. rnam 'hrul)가 불가사의한 이유에 대해 설하였다."

무상(無上)의 지혜, 대비(大悲) 등의 공덕에 의해

덕의 저편에 도달한 승리자는 불가사의이다.

그러므로 자생(自生)들의 이 마지막 상태는

관정(灌頂)을 성취한 위대한 현인조차 알지 못한다. [2.73]

།བླ་མེད་ཡེ་ཤེས་ཐུགས་རྗེ་ཆེ་སོགས་ཡོན་ཏན་གྱིས། །ཡོན་ཏན་ཕ་རོལ་བྱོན་པའི་རྒྱལ་བ་བསམ་མི་ཁྱབ།

།དེས་ན་རང་བྱུང་རྣམས་ཀྱི་ཐ་མའི་ཚུལ་འདི་ནི། །དྲང་སྲོང་ཆེན་པོ་དབང་ཐོབ་རྣམས་ཀྱིས་ཀྱང་རིག་མིན། ། 

"무상(無上)의 지혜, 대비(大悲) 등의 공덕에 의해 덕의 저편에 도달한 승리자는 불가사의이다." 라고 하였다. 보리에는 무상(無上)의 지혜, 대비(大悲), 단증(斷證) 등의 공덕이 있다. '공덕에 의해 덕의 저편에 도달한' 이라 한 것은, 모든 덕을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승리자(Tib, rgyal ba)'는 부처를 가리킨다. 덕을 완성한 승리자인 부처는 불가사의하다.

"그러므로 자생(自生)들의 이 마지막 상태는" 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자생(自生, Tib. rang byung, Skt. svayambhū)은 부처를 가리킨다. 조작함 없이 스스로 자기 자성(自性)을 깨달아 부처를 이루므로, 부처를 자생(自生)이라고 부른다. 혹은 불(佛)이나 독각(獨覺)을 자생(自生)이라고 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스승에 따로 의지 하지 않고 삼매를 닦은 힘으로써 스스로 과(果)를 성취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성문(聲問) 아라한은 선지식에 의지해 도(道)를 이룬다.

"관정(灌頂)을 성취한 위대한 현인조차 알지 못한다." 라고 하였다. 여기서 관정을 성취한 이는 바로 십지(十地)의 경지에 머무는 보살을 말한다. 관정위(灌頂位)는 성불(成佛) 직전의 단계지만 이 단계의 보살들조차 불(佛)·법신·보리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학생 : 관정(灌頂)을 받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켄뽀 : 관정(灌頂, Tib. dbang)을 성취했다는 말에는 어떠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재(自在)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있다. 자동차를 수 십 년 동안 운전하여 자기가 원하고 생각한 대로 자유자재(自由自在)로 운용할 수 있거나, 보살이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신통변화를 생각대로 나타낼 수 있는 것과 같다.

어떤 해석에 따르면 보살 8지부터 이미 관정(灌頂)을 받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8지부터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더 이상 그들에게 직접 갈 필요 없이 신통으로 화신(化身)을 자재(自在)하게 나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10지에 도달한 보살을 관정을 성취한 보살이라고 한다. 부처께서 놓으시는 대광명이 10지의 보살에게 이르면, 부처께서 그대는 보살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으니, 부처를 대신하는 자이며, 이제 구경각(究竟覺)을 이룰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말씀하신다. 이를 대광명(大光明)의 관정(Tib. 'od zer chen po'i dbang)이라고 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무상(無上)의 지(智)와 대비(大悲) 등의 덕으로, 덕을 완성하였기에, 윤회와 열반의 변(邊)에 머물지 않는다. 이러한 승리자의 법신(法身)과 색신(色身)은 불가사의하며, 그러므로 자생(自生)인 승리자들에게는 8가지 법의(法意)가 있으니, 그 중에서 마지막인 불가사의한 양상이다. 또한 [승리자가] 초발심(初發心)에 의지하여 마지막에 정각(正覺)을 성취하는 방식은, 대현인(大賢人)께서 수여하는 대광명(大光明)의 관정을 성취한 십지(十地)에 머무는 이들조차 있는 그대로 알지 못 한다. 여기서 관정(灌頂)을 수여했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해석으로] '십자재(十自在, Tib. dbang bcu)를 얻은 8지(八地)를 성취하더라도 알 수 없다.' 라고 연결하는 것은, 당면한 의미가 아니다. [이것을] 말씀의 사자(獅子)이신 롱똔(Rong ston smra ba'i sene ge)께서 말씀하셨다."

잠곤꽁뚤석의 위 내용 중, '승리자들의 8가지 법의(法意)'는 게송 2.2를 설명하면서 제시되었던 보리의 8상 중, 여덟 번째의 불가사의(不可思議, Tib. bsam mi khyab, Skt. acintya)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승보성론, 보(寶)의 종성(種性)의 분별 중에서, 보리의 장(章)이니 두 번째이다.

ཐེག་པ་ཆེན་པོ་རྒྱུད་བླ་མའི་བསྟན་བཅོས་དཀོན་མཆོག་གི་རིགས་རྣམ་པར་དབྱེ་བ་ལས། བྱང་ཆུབ་ཀྱི་སྐབས་ཏེ་གཉིས་པའོ།།

이렇게 해서 『보성론』의 2장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