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지 않은 달빛이 

허공 세계를 운행할 때,

모든 별빛을

달빛이 광명으로 능가한다. 

계행을 갖추고

믿음을 갖춘 참사람은

간탐이 있는 일체의 세상에서도

보시로 빛난다. 

비구름이 백 개의 봉우리를 가진

번개의 화환으로 천둥치면,

대지로 흘러내리면서

평지와 계곡을 채운다. 

통찰을 갖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의 제자,

현명한 님은 수명·용모·행복·명성·권세에서

간탐이 있는 자를 이긴다. 

수명으로나 명예로나

용모로나 행복으로나

보물에 둘러싸이고

내세에 하늘에서 기쁨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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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우리나라가 노령사회로 진입한 지는 이미 오래다. 노령화 문제가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지역사회에서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끊어진 지 오래다. 간혹 아이의 울음소리 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면 반가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평균 수명이 80을 넘어섰고, 100세 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시절이 되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장수하기를 갈망한다. 오래 사는 것이 인간에게 얼마나 간절한 바람인지 병원을 찾아보면 실감할 수 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아름다운 얼굴과 몸을 갖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성형수술이 보편화한 지 오래고, 성형사실을 애써 감추던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사라진 지 오래다. 당당하게 성형사실을 공개하는 사회가 되었다. 화장품이나 안티-에이징 관련 사업이 성황을 누리고 있고, 이른바 K-뷰티 산업이 외국에서도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감각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궁극적이거나 본질적인 행복일 수는 없지만,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그뿐인가. 자신의 명성이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욕망, 자신의 권력이 더 강해지기를 바라는 욕망은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오래 살고, 아름다워지며, 영원히 안락해지고 싶고, 명예와 권력이 높고 넓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충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갈망의 몸짓은 결코 바람직하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부처님은 모든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수명장수와 아름다운 용모, 영원한 행복과 높은 명성, 권력을 얻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라고 가르치셨을까. 부처님은 그것을 성취할 핵심적인 단서로 보시를 제시하셨다. 이 내용은 <앙굿따라니까야> 5:31 ‘쑤마나의 경(Sumanāsutta)’에 나온다. 부처님께서 싸왓티 시의 제따와나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실 때 꼬살라 국의 왕인 빠쎄나디의 누이동생인 공주 쑤마나가 오백 명의 왕녀를 거느리고 찾아와 부처님께 예배드린 후, 믿음이 같고 계행이 같고 지혜가 같은 두 수행자 중 한 사람은 보시를 하는 자이고, 하나는 보시를 하지 않는 자인데 그들이 몸이 파괴도어 죽은 뒤에 좋은 곳, 천상의 세계에 태어난다면 그들 신들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없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한 부처님의 답은 이렇다. 

“쑤마나여, 신으로 태어난 존재로서 그 보시하는 자는 다른 보시하지 않는 자를 다섯 가지 점에서 능가합니다. 즉, 천상의 수명, 천상의 용모, 천상의 행복, 천상의 명성, 천상의 권세입니다. 쑤마나여, 신으로 태어난 존재로서 그 보시하는 자는 다른 보시하지 않는 자를 이와 같이 다섯 가지 점에서 능가합니다.”

부처님은 이어 인간으로 태어났을 때에도, 또 출가를 하여도 그 차이가 있다며 구걸만으로도 많은 의복을 향수하고, 많은 음식을 향수하며, 많은 와좌구, 많은 의약자구를 향수하며 나아가 동료수행자와 함께 살면 항상 마음에 드는 신체적 활동, 언어적 활동, 정신적 활동을 제공한다는 등 다섯 가지 능가하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다만 부처님은 두 사람이 거룩한 경지, 즉 해탈을 얻었다면 두 사람 사이에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다고 설하지 않는다며, 해탈과 해탈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부처님은 이어 쑤마나에게 이것으로서 보시할 충분한 이유가 있고, 공덕을 행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하늘에 태어난 존재에게도, 인간으로 태어난 존재에게도 공덕은 도움이 되고 출가한 자에게도 공덕은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신다. 

한편 쑤마나 공주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출가를 하려 했지만 살아계신 연로한 할머니를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출가할 수 없었지만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이미 수다원과를 얻었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출가하여 설법을 듣고 돌아오지 않는 님(불래과)의 경지를 얻었으며, 정진을 계속하여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