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40)//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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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가 논사의 탱화

자생(自生)에 대한 일체지(一切知)는

부처라고 불리는 것이니

최상의 열반, 불가사의,

아라한(殺賊)의 자증(自證)이다. [2.42]

།རང་བྱུང་རྣམས་ཀྱི་ཐམས་ཅད་མཁྱེན། །སངས་རྒྱས་ཉིད་ཅེས་གང་བརྗོད་པ།

།མཆོག་ཏུ་མྱ་ངན་འདས་བསམ་མེད། །དགྲ་བཅོམ་སོ་སོའི་བདག་གྱུར་པ།

"자생(自生)에 대한 일체지(一切智)는 부처라고 불리는 것이니" 라고 하였다. 자생(自生, Tib. rang byung, Skt. svayambhū)은 조작되지 않은 자성(自性)을 의미한다. 자생(自生)은 진리를 가리키는 표현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진리를 있는 그대로 아는 마음이 바로 일체지(一切知)이며, 이 자성을 아는 이가 바로 일체지자(一切知者, Skt. sarvajña, Tib. thams cad mkhyen pa)이다.

부처의 색신(色身)도 부처가 아니고, 부처의 말씀, 부처가 설하신 정법(正法)도 부처가 아니다. 우리가 부처라고 개념화하는 그 어떤 것도 부처가 아니다. 부처란 무엇인가? 일체의 자성(自性)을 아는 지(智, Tib. ye shes, Skt. jñāna)가 바로 부처이다.

"최상의 열반, 불가사의," 라고 하였다. 열반에는 성문(聖聞)의 열반, 독각(獨覺)의 열반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최상의 열반'은 윤회와 열반이라는 양 극단을 모두 떠난 대승의 열반이다. 부처는 이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짐작을 해보지만, 부처는 사변(思辨)과 분별의 대상에서 벗어났기에 불가사의(不可思議, Tib. bsam med)이다.

학생 : 불가사의라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만, 체감이 잘 되지 않는 개념입니다.

켄뽀 : 철학적인 이해와 사변에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세속에서도, 경험은 가능해도 타인에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은 많이 있지 않던가? 말해주어도 타인은 알지 못 한다. 법성(法性)도 그런 것이다. 그러나 자성(自性)·부처가 생각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고 해서 현재의 우리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자신의 심자성(心自性)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언어와 분별로써 타인에게 설명할 수 없을 뿐이다.

어떤 인연 있는 헌신적인 제자는, 믿음과 공경의 대상인 스승을 뵐 때, 그의 몸과 마음이 지극한 감명과 환희 속에서 매우 편안해진다. 이때의 경험은 남에게 설명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경험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법성의 불가사의함을 조금 이해가 쉬울 지도 모르겠다.

"아라한(殺賊)의 자증(自證)이다." 라고 하였다. 2.42의 앞부분에서 일체지·부처의 특성을 설명했다면, 4행에서 그 작용을 바로 적(敵, Tib. dgra)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법성에 대한 지(智)가 자기 심상속(心相續)에 생겨나면, 고락(苦樂)의 수(受), 분별, 생각 등이 모두 멈춘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고(苦)의 양상으로부터 완전히 해탈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작용을 하는 지(智)는 스스로 알고 자기가 경험하는 것(Skt. pratyātmaveditā)이므로 자증(自證, Tib. rang rig, Skt. svasaṃvedana)이다.

학생 : 아라한이라고 하면 성문(聲聞) 아라한을 말하는 것입니까?

켄뽀 : 아라한(殺賊, Tib. dgra bcom, Skt. arhat)은 성문 아라한에 해당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부처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성문의 경우, 그들의 적은 번뇌이다. 그리고 번뇌라는 적을 제거하면 적을 정복한 자, 아라한(殺賊)이라고 한다. 그리고 번뇌장과 소지장은 부처를 이루는데 장애가 되는데, 이 모든 장애를 제거했으므로 부처도 적을 정복한 자, 아라한(殺賊)이라고 칭한다.

그것의 구분은, 심원함과 광대함,

위대함의 덕의

속성으로써 실로 구분하니, 자성(自性) 등의

3신(三身)을 통해 적용한다. [2.43]

།དེ་དབྱེ་ཟབ་དང་རྒྱ་ཆེ་དང་། །བདག་ཉིད་ཆེན་པོའི་ཡོན་ཏན་གྱི།

།ཆོས་ཀྱིས་རབ་ཕྱེ་རང་བཞིན་ལ། །སོགས་པའི་སྐུ་གསུམ་དག་གིས་འཇུག

2.43은 3신(三身)에 관하여 요약된 설명을 제공한다. "그것의 구분은, 심원함과 광대함, 위대함의 덕의 속성으로써 실로 구분하니," 라고 하였다. '그것의 구분'은 부처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는 말이다. 3가지 덕의 속성을 언급하는데, 첫 번째는 심원함이며, 이것은 법신(法身)에 해당한다. 왜 법신은 심원한가? 법신은 공성(空性)이고 지(智)이므로 깨닫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광대함으로 이것은 보신(報身)에 해당한다. 왜 보신은 광대함인가? 법을 설하는 제자 권속의 광대함, 설하는 법의 광대함 등을 보신이 갖추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위대함은 화신(化身)에 해당한다. 왜 화신은 위대한가? 화신(化身)은 제자들 각각의 업과 근기에 알맞게 다양한 몸(身)과 다양한 말씀 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자성(自性) 등의 3신(三身)을 통해 적용한다." 라고 하였다. '자성(自性) 등'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자성(自性)은 법신을 가리키며, '-등(等)'이라고 하면 보신과 화신까지 가리킨다. 심원함, 광대함, 위대함의 3가지 속성의 구분은, 각각 법신, 보신, 화신에 적용된다.

잠공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다른 연(緣)에 의지하지 않으므로 자생(自生)[이니, 자생(自生)]들의 소지(所知) 일체를 아는 자(一切知)·지(智)를 갖춘 이에 대하여, 단(斷), 증(證)을 완성한 측면에서 '부처'라고 한다. 이것은 존재와 열반의 양 극단에 머물지 않으므로 최상의 열반이다. 추론의 영역을 넘어서므로 불가사의이며, 윤회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므로 아라한(殺賊)이다. 자내증(自內證, Tib. so so rang rig pa)의 자성(自性)이라고 했으니, 명칭의 7가지 구분으로써 대각(大覺)을 구분한다. 깨닫기 어려우므로 심원하고, 힘(力)을 갖추므로 광대하며, [중생들의] 복에 수순(隨順)하므로 위대함의 덕[이 있다. 이러한] 3가지 속성으로써 실로 구분되기에, 순서대로 심원한 '자성 혹은 속성의 신(自性身)'이며, '-등' 이라고 표현되었는데, 광대함은 보신(報身), 위대함은 화신(化身)이다. 이 [3신]으로써, 자타의 이익을 자연스럽게 성취시키며 흐름이 끊이는 바 없이 행위한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자생(自生), 부처들의 일체지(一切知), 불성(佛性, Tib. sangs rgyas nyid), 최고의 열반, 다른 이에게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것, 대승의 대(大) 아라한들 각자의 자내증(自內證)일 뿐 다른 이들과 공유되지 않는 것 -이라고 한 것은, 3신(三身)으로 구분되는 그 바탕인 보리의 명칭으로서 언급된 것이다."

부처들의

자성신(自性身)은 5가지 속성이니

요약하자면, 5덕(五德)을

갖추고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2.44]

།དེ་ལ་སངས་རྒྱས་རྣམས་ཀྱི་ནི། །ངོ་བོ་ཉིད་སྐུ་མཚན་ཉིད་ལྔ།

།མདོར་ན་ཡོན་ཏན་ལྔ་དང་ནི། །ལྡན་པ་ཉིད་དུ་རིག་པར་བྱ།

"부처들의 자성신(自性身)은 5가지 속성이니" 라고 하였다. 버림(斷)과 깨달음(證)을 완성한 존재가 부처이다. 부처의 자성신에는 다양한 특성과 무량한 덕이 있겠지만, "요약하자면, 5덕(五德)을 갖추고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라고 하였듯이, 간추리자면 5가지 덕이 있으며 이것으로써 자성신을 설명할 수 있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와 같이 궁극의 보리는 3신(三身)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삼신 중]에서 부처들의 자리(自利)의 완성인 자성신(自性身)은 무위(無爲) 등의 속성(Tib. mtshan nyid) 혹은 특성(Tib, khyad par) 5가지가 있다. 또한 덕이 매우 많지만, 요약하자면 헤아릴 수 없음(Tib. gzhal du med pa) 등의 5가지 덕과 불가분임을 알아야 한다."

2.45부터는 자성신(自性身)의 5가지 특성과 5가지 덕을 순차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무위(無爲)이며, 구분이 없으며,

2가지 극단을 실로 버렸으며

번뇌, 소지(所知), 등지(等持)의

장애 3가지에서 실로 벗어났다. [2.45]

།འདུས་མ་བྱས་ཤིང་རྣམ་དབྱེར་མེད། །མཐའ་གཉིས་དག་ནི་རྣམ་པར་སྤངས།

།ཉོན་མོངས་ཤེས་བྱ་སྙོམས་འཇུག་གི། །སྒྲིབ་གསུམ་ལས་ནི་ངེས་གྲོལ་ཏེ།

"무위(無爲)이며, 구분이 없으며" 라고 하였다. 다섯 가지 특성 중에서 첫 번째는 '무위(無爲, Tib. 'du ma byas)'이다. 부처는 인(因)과 연(緣)이 화합함으로써 새롭게 성립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구분이 없음(Tib. rnam dbyer med)'이다. 일반적으로 법계(法界)·자성(自性)은 깨달음의 대상이고, 그것을 깨닫는 지(智)는 인식의 주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대상과 인식 주체, 법성(法性)과 지(智)는 구분되지 않으며 하나이다. 법성이 곧 지이고, 지가 곧 법성이다.

"2가지 극단을 실로 버렸으며" 라고 하였다. 법신·자성신은 2가지 극단(Tib. mtha' gnyis)을 떠났으니, 유(有)라는 증익(增益)과 무(無)라는 손감(損減)의 양 극단을 실로 버렸다. 양변을 모두 떠났으므로, 유(有)라고 할 수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 무(無)라고도 할 수 없다. '양 극단을 버렸음'이 세 번째 특성이다.

이러한 속성은 우리의 심자성(心自性)에도 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처와 범부, 성문·독각, 색계와 무색계의 존재들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번뇌, 소지(所知), 등지(等持)의 장애 3가지에서 실로 벗어났다." 라고 하였다. 부처는 번뇌장(煩惱障)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범부와 다르다. 그리고 부처는 객진(客塵)의 소지장(所知障)에서도 점에서 성문·독각과 다르다. 또한 부처는 등지(等持)의 장애로부터도 벗어났다는 점에서, 색계(色界)의 선정(禪定) 및 무색(無色)의 영역에 있는 존재들과 다르다. 부처의 마음과 우리의 마음은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으나, 객진(客塵)의 염오(染汚)에서 벗어났느냐에 따라 그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이렇듯 번뇌장과 소지장과 등지의 장애로부터 벗어났음이 네 번째 특성이다.

'

무구(無垢)이고 무분별(無分別)이니,

유가행자의 대상이므로,

법계자성(法界自性)에 의해서

청정하므로, 광명이다. [2.46]

།དྲི་མེད་རྣམ་པར་རྟོག་མེད་དང་། །རྣལ་འབྱོར་རྣམས་ཀྱི་ཡུལ་ཡིན་ཕྱིར།

།ཆོས་དབྱིངས་ངོ་བོ་ཉིད་ཀྱིས་ནི། །དག་པའི་ཕྱིར་ན་འོད་གསལ་བ།

2.46은 다섯 번째 특성에 대해 설명한다. "무구(無垢)이고 무분별(無分別)이니" 라고 하였다. 객진(客塵)의 염오가 없으면서, 인식 주체와 인식 대상, 즉 능소(能所)의 분별도 없다.

이상과 같이 5가지 특성을 지닌 그것은, "유가행자의 대상이므로" 라고 하였듯, 유가행자(瑜伽行者, Tib. rnal 'byor pa)들이 깨닫는 대상이다. 여기서 유가행자는 법계(法界)·자성(自性)을 깨달아 그 경험이 있는 이들을 말한다. 앞에서 불가사의(不可思議, Tib. bsam med)라고 했듯이 이것은 범부가 논리와 추론으로써 알거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직 수행의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대상이다.

"법계자성(法界自性)에 의해서 청정하므로, 광명이다." 라고 하였다. 법계(法界)·자성(自性)·자성신(自性身)은 무시이래 청정하여, 객진의 염오가 전혀 묻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것은 광명(光明, Tib. 'od gsal ba)이다. 일상적으로는 빛이 없이 깜깜하면 마치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자성은 그렇게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광명, 즉 맑고 빛나는 것이다.

학생 : 유가행자라는 용어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켄뽀 : 유가(瑜伽, Tib. rnal 'byor, Skt. yoga)라는 용어의 정의를 먼저 살펴보자. 티베트어 '낼조르(rnal 'byor)'란, '진실한 법성(法性)에 자재(自在, Tib. dbang 'byor)함'을 말한다. 그러므로 유가행자(瑜伽行者, Tib. rnal 'byor pa, Skt. yogin)는 법성에 대한 자재함을 증득한 사람이다. 이것이 사전적인 정의지만, 유가(瑜伽)라는 용어는 이외에도 여러가지 경우에 사용된다. 수행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선정(禪定)에 능숙한 수행자를 일컬어서 유가행자라고 하기도 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승의(勝義)의 자성신(自性身)은, ①유위법(有爲法)의 생(生)·주(住)·멸(滅)에서 벗어나므로 무위(無爲)이다. ②무루법계(無漏法界)와 완성된 지(智) 일체가 하나로 섞여서 불가분(不可分)이다. ③무(無)라는 증익(增益)과 유(有)라는 손감(損減)의 2가지 극단을 버렸다. ④인색함 등의 번뇌장, 번뇌를 수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지(所知)를 아는 데 장애하는 소지장(所知障), 그리고 특정한 삼매를 있는 그대로 원하는 대로 등지(等持)할 줄 모르는 등지(等持)의 장애, [이렇게] 3가지로부터 실로 벗어났다. ⑤장애가 없는 본질이며, 번뇌의 염오가 없으며 분별의 대상이 아니며, 방편과 지혜의 결합에 항상 등지(等持)하는 완성된 유가행자들이 각자 스스로 아는 지(智)의 영역이므로, [그리고] 심원한 법계는 본래 본성이 청정하므로, 자성(自性)적으로 빛나는 특성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5가지 특징을 갖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