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래된 고민 중 하나, “살기 위해 먹는 걸까, 먹기 위해 사는 걸까?” 일상에서 안부를 물을 때 “밥 먹었어?” 묻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말 역시 “밥 한 번 먹자”다. 이는 ‘먹는 것’이 ‘삶’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밥에 숨은 놀랍고도 맛있는 철학이 <곰탕에 꽃 한 송이> 속에 빼곡히 들어찼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읽고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게 된 후 밥과 삶, 밥과 철학, 밥과 사람 등의 인연법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써온 작가 함영은 ‘삼례’라는 철부지 주인공을 통해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밥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님들의 소박한 밥상> <알콩달콩 공양간> <밥맛이 극락이구나> 등 불교와 음식을 주제로 맛깔 나는 글을 써온 그녀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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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얼 하든 어떻게 살아왔든 밥과 사람은 그 곁에 단 한 번도 없던 적이 없었다… 죽을 듯 힘들어하던 그 순간에도, 그렇게 나는 밥과 사람들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인생의 쓴맛 단맛이 그 속에 늘 다 있었다”

호기심 많고 그리움이 많고 삶이 궁금했던 삼례는 사람들과 나눈 밥을 통해서 매 순간 이뤄지는 인연의 법칙을 깨닫는다. 밥이 삶과 깊이 어우러질수록 인생은 보다 찰지고 단단해질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음식에는 법도가 있어요. 어떤 것은 짧은 시간에 단순하게 조리해야 하고 어떤 것은 푹 고야야 하죠. 가령 사랑은 오래도록 푹 고아야 하는 곰탕과도 같아요. 곰탕을 정성껏 끓여놓고 거기에 꽃 한 송이를 꽂는 것…. 그것이 환상법이죠!”라는 방랑식객 임지호 거사의 말처럼 저자는 삶을, 사랑을, 진리를 구하는 법을 ‘꽃’으로 승화시켰다.

<곰탕에 꽃 한 송이>가 배달하는 음식은 비단 곰탕만이 아니다. 초콜릿, 달걀에서부터 호박잎쌈, 콩나물국밥, 팔보채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망라한 60가지의 음식이 등장한다. 60개의 음식들이 각각 다른 인연과 맛을 내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일찍이 이런 물음을 던졌다. 이에 대한 지은이의 대답은 이렇지 않을까. “곰탕에 핀 꽃 한 송이로 산다!”

*지은이 함영

98년부터 글을 짓기 시작했고, 월간여성지와 사보, 불교매체 등에 글을 기고해왔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읽고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게 된 후 밥과 삶, 밥과 철학, 밥과 사람 등의 인연법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기획, 연재해왔다. 저서로 <밥맛이 극락이구나>, <인연으로 밥을 짓다> 등이 있으며, 글짓기가 고행이 아닌 낙(樂)이 될 때까지 글짓기로 곰탕을 끓여 꽃을 꽂을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