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ㆍ예술 > 문화
국가무형유산 지정 기념 ‘사찰음식 대축제’ 성료
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5-06-09 (월) 15:38
- 10년 만의 대축제, 이틀간 2만여 명 관람
- 사전예약 2030세대 57%, 사찰음식의 현대적 가치 입증
- 전국 사찰 11곳 참여, 명장스님 6인의 강연과 체험 부스 운영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만당 스님, 이하 문화사업단)은 6월 7일(토)부터 8일(일)까지 양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제4회 사찰음식 대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기념하여 10년 만에 다시 열린 대규모 축제로, 이틀간 2만여 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국가무형유산으로 빛나는 사찰음식 – 한 그릇에 생명을 담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전통 사찰음식의 철학과 지혜를 전시, 강연, 체험 등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냈다. 사전등록자 기준으로 관람객의 57%가 20~30대였으며,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개막식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국가유산청장 최응천, 주호영 국회정각회 명예회장 등 종단과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문화사업단장 만당 스님은 개회사에서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제4회 사찰음식 대축제’의 소중한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사찰음식이 대한민국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뜻깊은 해이기에, 그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밝히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축사를 통해 “사찰음식은 불교의 문화유산을 넘어, 국민의 삶에 정서적·영적 안정과 건강한 식문화를 제안하는 귀한 자산”이라며, “사찰음식이 한국을 대표하는 정신문화 기반의 국가음식문화로 발전해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사찰음식은 음식을 제공한 사람에 대한 감사와 수행자로서의 절제가 근본이 된다”며, “음식이 나에게 오기까지 수많은 인연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절제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사찰음식은 오늘날 전 인류가 직면해 있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음식문화로서 전 세계인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그 가치가 국내외적으로 더욱 널리 알려지고, 다음 세대에까지 면면히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찰음식의 대중화와 전승에 기여한 계호 스님, 선재 스님, 대안 스님, 적문 스님, 우관 스님, 정관 스님 등 6인의 사찰음식 명장에게 공로패가, 학계 인사 3인(정혜경 명예교수, 공만식 교수, 이규민 이사장)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전시 프로그램으로는 ‘국가무형유산으로 빛나는 사찰음식展’, ‘한국불교문화사업단展’, 사찰음식 장인 18인의 특별전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에게 사찰음식의 역사와 가치를 입체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전통 공양간과 수륙재 의례상을 실물로 재현한 공간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찰음식 특화사찰 8곳(금수암, 동화사, 백양사, 법룡사, 봉녕사, 수도사, 영선사, 진관사)과 홍보행사 지원사찰 3곳(광제사, 능가사, 전등사)이 운영한 체험·시식 부스는 하루 6회차로 진행되었으며, 1,500여 명의 사전 예약 체험객, 15,000여 명의 시식으로 대부분의 회차가 조기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사찰음식 첫걸음’, ‘깻잎김치 만들기’, ‘스님과 함께하는 차 명상’, ‘나물 다듬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현장을 찾은 20대 여성 관람객은 “SNS를 보고 신청했는데, 장아찌 쌈밥, 유자약밥, 유미죽 등을 맛보며 건강한 식습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 관람객은 “화학조미료 없이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 생활 속에서도 실천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축제에서는 명장스님 6인의 릴레이 강연과 시연이 이틀간 이어졌다. 첫 날 △계호 스님의 ‘사찰음식으로 배우는 지혜–청정, 유연, 여법’, △선재 스님의 ‘1,700년 사찰음식의 지혜, 발효’, △대안 스님의 ‘사찰음식을 통해 바라본 음식의 환경과 미래’가 진행되었고,
둘째 날에는 △적문 스님의 ‘사찰음식의 실상과 허상’, △우관 스님의 ‘중도적 삶의 식문화’, △정관 스님의 ‘짱다리와 꺽다리의 아름다운 사찰음식 여행’이 이어졌다. 스님들의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토크콘서트를 통해 관람객들은 사찰음식의 깊은 의미는 물론,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음식문화로서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친환경 운영 기조에 따라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텀블러와 개인용기 사용을 유도했다. 행사장 내 팝업스토어에서는 사찰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의 단품 메뉴, 브랜드 ‘승소’의 장류 및 관련 도서·굿즈 등이 판매되어 사찰음식 문화의 일상화를 유도했다.
한편, 사찰음식은 불교의 생명 존중과 절제의 철학을 담은 고유한 음식문화로 인정받아 지난 2025년 5월 19일 국가무형유산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됐다.
자발적 유료 독자에 동참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