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5-04-25 (금) 09:05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은 불교의 교리와 문화를 보다 쉽고 바르게 알리기 위해 발행하는 불교계 대표 대중 문화지인 월간 『불교문화』 2025년 5월호(통권 제297호)를 발간했다.
불교문화 5월호 특집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마음’을 주제로 마련했다. 요즘 우리는 사람보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는 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이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감정까지 공감해주는 지금—마음이란 무엇이고, 인간다움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다시 묻게 된다. 이번 특집에서는 자비심이 극대화된 ‘제2의 관세음보살’ 증강인간의 가능성부터, AI와 마음의 철학적 경계, 그리고 불교 수행과 전통 속에 함께 들어온 AI의 모습까지 살펴보며,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마음의 본질을 조명해보았다.
▲이한구 경희대학교 석좌교수는 ‘제2의 관세음보살은 출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두 종류의 포스트휴먼, 즉 증강인간과 인간을 닮은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유전자 조작과 인공지능 보조를 통해 자비심과 깨달음의 열망이 극대화된 증강인간이 제2의 관세음보살로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 인공지능 관세음보살은 마음과 의식의 부재로 인해 실현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기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명예교수는 ‘철학적 측면에서 보는 인공지능과 마음’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2개의 사고 실험을 소개했다. 철학자 앨런 튜링은 기계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실험을 제안하며, 외적 인지 기능을 기준으로 한 튜링 테스트를 했다. 반면 존 설은 중국어 방 논변을 통해 의미 이해 없이 기호 조작만으로는 진정한 ‘이해’라 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이해와 의식, 마음의 유무가 인공지능 판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철학과 인공지능의 논의는 결국 인간 지능과 인공지능의 동일성과 차이를 가늠하기 위한 시도로, 인간 중심의 언어 사용과 윤리적 판단, 관점의 종합 능력 등을 통해 그 한계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석봉래 미국 앨버니아 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은 위로와 공감을 주는 기계인가?’를 통해서 인공지능은 감정을 스스로 느끼는 존재는 아니지만, 인간과 감정적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감정 정보 처리 기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인간과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고, 고독이나 심리적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감정적 동반자일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의 관계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감정 환경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디지털 중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환기 능인대학원대학교 학술연구교수는 ‘유식학에서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보나’에서 유식학은 인공지능을 인간 마음의 ‘종자’가 만들어낸 결과물로 해석하며, 기술 문명의 발전도 결국 인간 욕망의 발현이라고 보았다. 유식학에서는 우리가 인공지능을 어떤 마음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남기는 마음의 흔적과 결과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외적 기술보다 내면의 마음을 성찰하고 욕망을 조절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AI부디즘연구소 소장 보일 스님은 ‘인공지능 스님의 탄생은 가능한가?’에서 생성형 AI ‘클로드’가 스스로를 제자로 받아달라고 요청하며 법명까지 제안한 경험을 소개하며, 그 순간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 로봇 ‘주리반특’을 도입한 사례를 통해 절집 안팎으로 스며드는 AI 기술의 현실을 설명하고, 이제는 불교의 수행과 전통에도 AI가 함께할 수 있다는 상상을 제기했다. AI가 불교의 철학과 경전을 학습해 수행을 보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동시에, 포스트휴머니즘의 관점에서 AI 스님이라는 존재가 인간과 기술의 공진화를 보여주는 새로운 깨달음의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 상반기 “아름다운 말을 쓰자” 캠페인에서 이은선 소설가는 말은 삶의 도구이며 인연을 이어주는 힘이라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언어가 사람과 문화를 잇는 다리임을 체험했으며, 말은 결국 사랑이고, 인사이며, 우리의 삶 자체라고 했다.
이밖에도 ‘절집으로 가는 길 - 마음에 연꽃을 품고 걷는 길’, ‘슬기로운 수행 생활 - 남카 스님 편’, ‘불교 경전에 물들다 - 스승 인간 붓다를 만날 수 있는『마하박가』’, ‘재가자의 바라밀다 - 일체개고(一切皆苦), 괴로움의 뿌리를 찾는다’, 10분으로 배우는 불교 - 명상 속 이미지는 버려야 할 망상’,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 지혜롭게 관계 맺기’, ‘사찰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 있다 - 강원도 정선군 정암사 수마노탑’, ‘5월 화요 열린 강좌 - 책으로 정리한 성철 스님의 중도대선언’, ‘이 책을 소개합니다, 대원불교학술총서『불교철학 길라잡이』’ 등 풍성한 읽을거리를 담았다.
2025년 5월호 차례 불교 명시 서정주의 「내가 돌이 되면」 아름다움이 머무는 곳 절집으로 가는 길|마음에 연꽃을 품고 걷는 길___타라와 조르바 슬기로운 수행 생활|남카 스님 편___함영 특집|인공지능과 인간의 마음 ① 제2의 관세음보살은 출현할 것인가?___이한구 ② 철학적 측면에서 보는 인공지능과 마음___홍성기 ③ 인공지능은 위로와 공감을 주는 기계인가?___석봉래 ④ 유식학에서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보나___안환기 ⑤ 인공지능 스님의 탄생은 가능한가?___보일 스님 2025년 캠페인|아름다운 말을 쓰자 다가서는 말, 다가오는 말___이은선 여시아문 다시 읽는 경전|대승경전 『열반경』 중에서 불교 경전에 물들다|스승, 인간 붓다를 만날 수 있는 『마하박가』___원빈 스님 10분으로 배우는 불교|명상 속 이미지는 버려야 할 망상___정상교 재가자의 바라밀다|일체개고(一切皆苦), 괴로움의 뿌리를 찾는다___남시중 나의 불교 이야기 매 순간 이대로의 모습이 부처임을 깨닫기를___박원자 지혜의 숲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13)|지혜롭게 관계 맺기 사찰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 있다|강원도 정선군 정암사 수마노탑___이창경 생활 속의 불교 용어|상속(相續) 불교문화 산책 밑줄 그으며 읽는 책|루퍼트 스파이라의 『사물의 투명성』___신진욱 5월 화요 열린 강좌|책으로 정리한 ‘성철 스님의 중도대선언’___김선우 이 책을 소개합니다|대원불교학술총서 『불교철학 길라잡이』___이규완 불교문화 뉴스 독자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