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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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가 논사의 탱화
 

학생 : 5과(五果)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켄뽀 : 5과에 대한 설명은 『아비달마구사론』이나 『대승아비달마집론』(大乘阿毗達磨集論, Tib. mngon pa kun btus, Skt. Abhidharma-samuccaya) 그리고 유식(唯識)의 여러 경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숙과(異熟果)의 원인은 선(善)이나 악(惡)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과(果)인 이숙과 자체는 무부무기(無覆無記, Tib. ma sgrib lung ma bstan)이다. 선도 악도 아닌 무기(無記)에는 장애인 것과 장애가 아닌 것 두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는 장애가 없는 무부무기(無覆無記)라고 한 것이다. 이숙과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우리의 색온(色蘊)이다. 우리의 신체는 업과 번뇌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유정(有情)의 상속(相續)으로 포함되거나, 그것과 관련된 법으로 분류된다고 하였는데, 색온(色蘊) 등의 이숙과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상속(相續)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아비달마집론』에 따르면, 아뢰야식(阿賴耶識)은 이숙과(異熟果)의 사례이다. 등류과(等流果)의 사례는 이전에 생겨난 선(善) 등의 원인으로부터 발생한 선(善) 등의 법이다. 즉 원인과 결과가 등류(等流)인 것이다. 증상과(增上果)의 사례로는 일체유정의 공업(共業, Tib. thun mong gi las)에 의해 생겨난 기세간(器世間)이 있다. 사용과(士用果)의 사례는 농사를 지어 수확하는 곡식과 같은 것으로, 누군가의 힘에 의해 생겨난 결과이다. 이계과(離系果)의 사례는 성자의 도(道)에 의해서 수면(隨眠, Tib. bag la nyal ba, Skt. anuśaya)이 잘 제거된 것이다.

앞에서 그와 같이 확립하였고

다시 이 최상의 상속(相續)에서

다섯 가지 허물을 제거하기 위해

계(界)가 존재한다고 설하였다. [1.160]

།སྔར་ནི་དེ་ལྟར་རྣམ་བཞག་ནས། །སླར་ཡང་བླ་མའི་རྒྱུད་འདིར་ནི།

།ཉེས་པ་ལྔ་དག་སྤང་བའི་ཕྱིར། །ཁམས་ཡོད་ཉིད་ཅེས་བསྟན་པ་ཡིན།

삼시교(三時敎)의 구분에 따르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3차례의 법륜(法輪)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법륜은 '4제(四諦)'의 법륜이고, 두 번째 법륜은 '무상(無相)'의 법륜이다. "앞에서 그와 같이 확립하였고"라고 하였다. 여기서 '앞에서'라고 한 것은, 두 번째 법륜을 가리킨다. 이 가르침에서는 색(色)에서 부처의 일체지(一切知)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것도 실유(實有)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한다.

"다시 이 최상의 상속(相續)에서 다섯 가지 허물을 제거하기 위해 계(界)가 존재한다고 설하였다."라고 하였다. '최상의 상속(相續, Tib. rgyud bla ma, Skt. uttaratantra)'은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보성론(寶性論)을 가리킨다. '다시(Tib. slar yang)'는 2번째 법륜을 이미 설하셨음에도 다시 3번째 법륜을 설하신 것을 의미한다. 보성론은 3번째 법륜인 '잘 분별한 법륜(Tib. legs par rnam par byed pa'i chos kyi 'khor lo)'에 속한다고 앞에서 설명하였다. 그리고 '다섯 가지 허물(Tib. nyes pa lnga)'에 관해서는 앞서 1.157에서 ①마음이 겁약함 ②하위 유정에 대한 경멸 ③실상이 아닌 것에 대한 집착 ④실상법(實相法)에 대한 폄하 ⑤자아에 대한 과도한 애착을 제시하였다. 이 다섯 가지 허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3차 법륜의 가르침인 『보성론』에서 여래장(如來藏)·계(界)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이제 아래 게송에서는 5가지 허물이 어떻게 제거되는지 설명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제자들을 점차적으로 이끌기 위해, 첫 번째 가르침에서는 4제(四諦)의 법륜을 굴리셨다. 그러나 어떤 이들이 [그렇다면] 색(色) 등은 진실로 존재하는가?라고 실로 집착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해, 중간 가르침인 '무상(無相)'의 법륜을 굴리셨다. 그때, 일체법은 공성(空性)이고 나타나더라도 무자성(無自性)으로 구름·꿈·환영과 같다고 하셨다. 그와 같이 '본성이 없음'을 주제로 하여 가르침의 체계를 세우셨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노력을 버리지 않으시고, 최상으로 심오한 것을 가르치셨으니, 최상의 법륜, 즉 3가지 중에서 마지막인 승의(勝義)를 확정하는 법륜을 설하셨으니 이후의 것이다. 법계(法界)의 흐름이 끊임없음을 설하셨으므로, 상속(相續)과 같다는 궁극적인 의미를 설명하신 이때, 마음의 겁약함 등의 5가지 허물을 버리고 환희 등의 덕을 성취하게 하기 위하여, 계(界)·자성청정(自性淸淨)·여래장이 모두에게 편재한다고 비유와 근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로 명확하게 설명하셨다."

학생 : 여기서 상속(相續) 혹은 속(屬, Tib. rgyud, Skt. tantra)이란 무슨 의미입니까?

켄뽀 : 여기서는 마음의 연속성, 즉 심상속(心相續)을 의미한다. 무상(無上, Tib. bla na med pa)의 속(續)이란, 마음의 연속성 중에서 으뜸이 되는 것, 즉 여래장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래장의 의미를 설명하는 논이 바로 이 『보성론』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한번 설명하였다. 또 밀교의 경전을 일컬을 때도 '속(續, Tib. rgyud, Skt. tantra)'이라고 하는데, 여러 의미가 있지만, 그중의 한 가지는 밀교의 주제가 바로 유정(有情)의 마음의 흐름에 늘 내재하는 마음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것을 듣지 못하고

자기를 경멸하는 허물에 의해서

마음이 겁약한 어떤 이들에게서는

보리심은 생겨나지 않는다. [1.161]

།འདི་ལྟར་དེ་ནི་མ་ཐོས་པར། །བདག་ལ་བརྙས་པའི་ཉེས་པ་ཡིས།

།སེམས་ནི་ཞུམ་པ་འགའ་ཞིག་ནས། །བྱང་ཆུབ་སེམས་ནི་སྐྱེ་མི་འགྱུར།

1.161에서는 다섯 가지 허물 중의 첫 번째 허물인 마음이 '겁약함(Tib. zhum pa, Skt. līna)'과 관련되어 논의한다. "이와 같이 그것을 듣지 못하고"라고 하였다. 자신의 마음의 흐름 속에 여래장이 있다는 가르침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어떠할까? "자기를 경멸하는 허물에 의해서 마음이 겁약한 어떤 이들에게서는 보리심은 생겨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겁약심이란 도를 수행하는 데 굉장히 큰 허물이다. 겁약심이 있으면 자기를 경멸하는 마음을 내게 된다. 자기는 지혜가 하열(下劣)하고 무능하다며, 불도(佛道)를 닦을 자격도 없고 성불(成佛)은 어불성설이며, 수행이 무의미하다고 한다. 이러면 수승심(殊勝心)인 보리심을 결코 일으킬 수가 없다.

이런 겁약한 이에게, 그대에게는 여래장이 있다. 그러므로 보리심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부처님은 설하신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 이렇게 설한다. "이와 같이 자신에게 불성(佛性)이 있음을 듣지 못했기에, 빈곤한 사람처럼, '나에게는 보리를 성취할 능력이 없다.'라고 생각하여, 그로 인해 마음이 겁약해지고 어떤 이에게는 장애가 되어 보리심이 생겨나지 않게 된다."

설사 보리심을 일으키더라도

내가 으뜸이라고 자만하면서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 한 이를 향해

하열 하다는 생각을 실로 일으킨다. [1.162]

།གང་ལ་བྱང་ཆུབ་སེམས་སྐྱེས་པས། །བདག་ནི་མཆོག་ཅེས་རློམ་པ་ན།

།བྱང་ཆུབ་སེམས་མ་སྐྱེས་པ་ལ། །དམན་པའི་འདུ་ཤེས་རབ་ཏུ་འཇུག

겁약한 마음도 문제지만, 그 반대도 역시 잘못이 있다. "설사 누군가 보리심을 일으켜도 내가 으뜸이라고 자만하면서"라고 하였다. 보리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다 보면, 간혹 나는 보리심을 일으켰다며 자만하는 경우가 있다.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한 이를 향해 하열 하다는 생각을 실로 일으킨다."라고 하였다. 이런 사람은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한 이들을 향해, 경멸하고 무시하는 생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러한 자만심에는 크게 문제가 있다. 어째서인가? 모든 유정에게는 여래장이 있으므로 모두에게 성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현시점에 도(道)에 입문하여 수행을 하고 있느냐 하고 있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 본질적으로는 모두가 평등하다.

세속에서는 돈이나 명예나 능력으로 다른 중생을 판단하고 차별하며, 비교를 하며 자만하거나 경멸한다. 자만하고 경멸하는 마음으로 다른 이를 비난하거나 무시하면, 남도 괴롭지만 자기 마음도 편할 수 없다. 돈도 명예도 능력도 오히려 괴로움만 일으킬 뿐이다. 그러나 모든 유정에게 본질적으로 불성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일체중생이 그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음을 알 것이다. 그리고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변함없는 행복의 진정한 근원이다.

학생 : 보리심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보리심을 일으켰어도 아직 아만(我慢)을 버린 상태가 아직 아닙니까?

켄뽀 : 일체유정을 괴로움에서 구제하여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내가 부처를 이루겠다고 결심하는 마음이 바로 보리심이다. 이런 마음을 일으켰다 하더라도, 아만을 완전히 버린 상태는 아니다. 왜냐하면 초지(初地)에 올라 성자가 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아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행도(加行道)와 자량도(資糧道)의 보살에게는 아만이 일어날 수 있다.

학생 : 어째서 어떤 사람은 극심하게 아만을 일으키고 타인을 무시하는 걸까요?

켄뽀 : 아만을 강하게 일으키는 사람은 늘 마음 한쪽에 채워지지 않는 세속적인 욕망이, 해소되지 않는 갈망이 있다. 그 마음 때문에 아만의 심리 작용을 극심하게 일으킨다. 그러므로 우리는 돈, 명예, 지위가 아니라, 더욱 본질적인 것, 본성의 영역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본성을 눈앞에서 발견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그것으로 향하려는 방향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올바르게 보려는 노력을 이어나간다면, 어느 날에는 반드시 본성을 올바르게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와 같이 생각하는 이에게는

진실한 앎은 생겨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진실하지 않은 것을 인식하고

진실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 [1.163]

།དེ་ལྟར་སེམས་པ་དེ་ལ་ནི། །ཡང་དག་ཤེས་པ་མི་སྐྱེ་བ།

།དེས་ན་ཡང་དག་མིན་འཛིན་ཅིང་། །ཡང་དག་དོན་ནི་རིག་མི་འགྱུར།

"그와 같이 생각하는 이에게는 진실한 앎은 생겨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그와 같이 생각한다'는 것은, 나는 이제 보리심을 일으켰으니 뛰어난 사람이라고 자만하고, 다른 이는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했으니 한심하고 부족하다고 경멸하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는 불교를 공부하고 믿고 있으므로 해탈과 일체지자(一切智者)의 길을 갈 수 있지만, 외도(外道)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자만과 경멸의 일종일 수 있다. 또 나는 수행을 오래 했으니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자만과 경멸일 수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면,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아는 진실한 앎은 생겨날 수 없다. "그리하여 진실하지 않은 것을 인식하고 진실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그런 이는 진실하지 않은 인식을 하게 되고, 진실한 의미인 여래장을 결코 알 수 없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와 같이 '나는 최상이다.'라고 생각하는 이에게는, 유신견(有身見)에서 벗어난 진실한 인식이 생겨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실하지 않은 번뇌를 진실한 것이라고 인식하며, 진실한 의미인 여래장을 알지 못하게 된다. 그는 지혜도 쇠퇴하며, 자비도 쇠퇴한다."

작위적인 것이고 객진(客塵)이므로

유정의 허물은 실상이 아니다.

실상과 같은 허물은 무아(無我)이고

덕(德)의 자성은 청정하다. [1.164]

།བཅོས་མ་གློ་བུར་བ་ཉིད་ཕྱིར། །སེམས་ཅན་སྐྱོན་དེ་ཡང་དག་མིན།

།ཡང་དག་ཉེས་དེ་བདག་མེད་པ། །ཡོན་ཏན་རང་བཞིན་དག་པ་ཡིན།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유정에게는 실제로 허물이 있지 않은가? 화도 있고 욕심도 있고 질투도 있지 않던가? 잘못이 있으면 비판을 해야 하지 않던가? 실제로 그런 허물이 있는데, 있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이 어째서 올바르지 않은 인식인가? 1.164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작위적인 것이고 객진(客塵)이므로"라고 하였다. 유정에게 탐진치, 번뇌, 업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작위적인 것(Tib. bcos ma, Skt. kṛtrima)'이고 '객진(客塵, Tib. glo bur ba, Skt. āgantuka)'이다. 본래적인 것이 아니며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정의 허물은 실상이 아니다."라고 하였듯이, 유정의 그러한 허물들은 실상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 : 작위적인 것과 객진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켄뽀 : 작위적이라는 것은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전혀 기쁜 마음이 없음에도, 거짓으로 웃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면 이것을 작위적(Tib. bcos ma)이라고 한다. 객진(客塵)이라는 것은 일시적이고 잠정적이라는 의미이다.

"실상과 같은 허물은 무아(無我)이고"라고 하였다. 허물들이 마치 실상과 같이 나타나지만, 그러나 허물들은 모두 무아(無我, Tib. bdag med pa, Skt. nairātmya)이다. 무아에는 인무아(人無我, Tib. gang zag gi bdag med, Skt. pudgala-nairātmya)와 법무아(法無我, Tib. chos kyi bdag med, Skt. dharma-nairātmya)가 있다. 우리가 허물이 있다고 여기는 그 사람도 성립되지 않으므로 인무아(人無我)이며, 그 사람에게 있는 허물 자체도 실유(實有)로 성립되지 않으므로 법무아(法無我)이다.

"덕(德)의 자성은 청정하다."라고 하였다. 유정의 허물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며, 유정에게는 자성(自性)적인 덕이 내재해 있다. 그러므로 유정의 일시적인 성향을 볼 것이 아니라 자성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자신에게도 번뇌와 업의 여러 허물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잠정적인 것이고 일시적인 것이다. 즉 무상(無常)한 것이며, 설사 발생했더라도 언젠가는 멸(滅)할 것이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어째서 진실이 아닌가? 유정의 그 허물은 진실하지 않고 전도(顚倒)된 것이니, 분별(分別)에 의해 억지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며, 아(我)와 법(法)이 없음에도 억지로 과장(Tib. sgro btags, Skt. samāropya)한 객진(客塵)이기 때문이다."

허망한 허물을 붙잡고

실덕(實德)을 비난하는

지혜 있는 자는 자신과 유정을

평등하게 보는 자애를 이루지 못한다. [1.165]

།ཡང་དག་མིན་པའི་ཉེས་འཛིན་ཅིང་། །ཡང་དག་ཡོན་ཏན་སྐུར་འདེབས་པ།

།བློ་ལྡན་བདག་དང་སེམས་ཅན་ལ། །མཚུངས་མཐོང་བྱམས་པ་ཐོབ་མི་འགྱུར།

"허망한 허물을 붙잡고"라고 하였다. 유정에게 허물은 본질적으로는 성립하지 않으므로 진실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진실한 것이라고 과장하여 붙잡는다. "실덕(實德)을 비난하는"이라고 하였다. 진실한 덕이 있음에도, 그것이 없다고 폄훼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생에게 이러한 허물은 진실로 있지만, 심자성(心自性)의 능력, 자비, 덕은 결코 없다고 과장하고 무시한다. 전자는 증익(增益)의 허물이고 후자는 손감(損減)의 잘못이다.

"지혜 있는 자는 자신과 유정을 평등하게 보는 자애를 이루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지혜 있는 자(Tib. blo ldan, Skt. dhīmat)'라고 하였으나 보살을 가리키는 말일뿐, 과장하고 폄훼하는 자는 결코 지혜롭다고는 할 수 없다. 이런 마음을 가졌다면, 유정들과 자신을 결코 평등하게 보지 못할 것이다. 평등하게 보는 마음이 없으므로, 그는 유정을 향한 자애심도 일으킬 수 없다. 어째서인가? 자애심, 즉 사랑하는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자기보다 열등하고 부족하게 보이는 대상에 향해서는, 진심으로 기뻐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날 리가 없다. 무가치하게 여기는 대상에게는 그것을 위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와 같이 진실이 아닌 객진의 허물을 자성적으로 존재한다고 붙잡아 증익(增益)하고, 진실한 덕을 갖춘 법계(法界)·저절로 성취되어 있는 것을 없다고 손감(損減)하기에, 지혜로운 자, 즉 보살들은 자신과 유정이 자성적으로 승의(勝義)의 부처로 동등함을 보는 대자애심(大慈愛心)을 성취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자기에게 집착하는 더욱 심한 허물들이 생겨난다고 하니, 그러므로 이러한 허물들을 버리도록 법계(法界)를 명확하게 설명한 것이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덕(德)은 어떻게 자성적으로 청정한가? 불성(佛性, Tib. snying po)의 덕은 자성적으로 청정하니, 진실로 유정의 허물인 번뇌를 분석해 보면, 무자성(無自性)이므로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아견(我見)으로 인해, 진실하지 않은 허물을 진실하다고 집착하여 증익(增益)한다. 그리고 진실한 덕이 자신에게는 없다고 손감(損減)한다. 그리하여 나 자신(Tib. bdag nyid)과 유정들이라는 희론(戱論)이 없고 온(蘊)의 상(相)도 없는 불성(佛性)이, 자타 모두의 종성(種性)으로 동일함을 보아 일으키는 유정들을 향한 자애심도 성취하지 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