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이 피어나는 것이요,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다

뜬구름 자체가 본시 실체가 없는 것이니,

태어남과 죽음, 세상에 오고 가는 것도 그와 같다‘ (서산대사 입적시)

맘을 잡지 못하고 방황했던 대학시절 불교서클에서 불교서적들을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았던 청년은 “저러다 머리 깎고 절에 들어가는 거 아냐?”라는 주위의 시선을 뒤로 한 채 스펀지처럼 불서를 빨아들였다. 불교대학 교수, 스님의 불교입문 스토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아는 前 임태희 대통령실장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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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도전에 나선 임태희 후보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담은 <당신만 함께 한다면>이 출간됐다. <당신만…>의 저자는 임태희 후보의 아내 권혜정 씨. 그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자연인 임태희를 솔직 담백하게 그려냈다. 권혜정 씨는 권익현 초대 국회정각회장의 차녀이다.

명동 먹자골목에서의 첫 데이트. 결혼 후 소박한 금반지를 끼워주며 5년마다 더 좋은 반지를 해 주겠다던 남편. 10분이 넘는 회심곡을 불러 주위를 당황하게 만든 남자. IMF 위기 때 공무원의 한계를 체감하고 정치인이 된 사연…

이에 더해 저자는 불교에 빠져 불교서적을 탐닉했던 임 후보의 대학 신입생 시절을 임 후보 인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라고 정의했다.

“욕심이 없어 권력 잡기는 틀렸다” “권력의지가 없다” “세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아내이자 지지자인 권 씨는 이렇게 말한다.

“정작 가까이서 그를 아주 잘 아는 분들은 정말 꿈이 큰 사람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인 꿈, 자리를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그 일을 잘하기 위해서 어떤 시작이 필요한지 늘 분주하게 주변을 돌아 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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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녹을 먹는 공직자 시절 철저히 종교색을 드러내지 않은 임 후보가 이제 당당히 불자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어떤 의미일까?

뜬구름 자체가 실체가 없는 것임을 대학 신입생 시절 터득한 그가 왜 대권도전에 나섰을까?

“균형 잡힌 사회, 소외된 사람이 없는 평등한 사회,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드는 일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는 꿈,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원대한 꿈이다”

그의 원대한 꿈의 시작이 대권도전일까? 권 씨의 남자가 아닌, 국민의 남자가 되겠다는 남편의 원대한 꿈을 위해 아내가 글을 썼다. 그것만으로 임 후보는 행복한 남자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