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개정된 조계종의 승가고시법 입법취지가 올 해부터 본격 적용됨에 따라 올해 시행되는 3급 승가고시부터는 승가고시법에서 정한 응시자격, 즉 연수교육을 받아야 응시자격을 얻을 수 있다.따라서 ‘교육(수행)-고시-법계’ 체계가 전일적으로 정착되어 종단의 수행종풍을 진작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수교육은 승랍 10년차가 되는 모든 스님들을 대상으로 시행하여 출가수행자로서 본분을 점검하고 도제양성과 직무수행에 필요한 각종 교육을 실시하여 종단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자 마련된 절차이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청화)과 고시위원회(위원장 법산)는 4월 2일 오는 10월 9~17일 직지사에서 9일 일정으로 실시되는 제6회 3급 승가고시 및 연수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대상자는 구족계를 수지하고 2008년도에 승랍 10년차가 되는 비구(니) 중 승가고시법 시행령 제6조의2의 응시자격을 갖춘 자와 1991년부터 1994년에 사미(니)계를 수지한 구족계 수지자 중 3급 승가고시를 이수하지 않은 자이다.

올해 실시되는 제6회 3급 승가고시는 승가고시법과 동법 시행령에서 정한 응시자격에 의해 시행되는 최초의 3급 승가고시로, 단순히 시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4년간의 수행과 전문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자질과 위의를 향상시키고자 한 데에 특징이 있다.

이번 고시부터는 이전의 ‘승가고시산림’이 아니라 교육원에서 주관하는 ‘3급 승가고시 자격연수’를 이수해야 응시자격이 부여된다. 승가고시법 제9조에 따르면, 3급 승가고시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승납 10년 이상인 자로서 구족계와 견덕(비구니 계덕) 법계 수지 후 교육원에서 정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선원 4안거를 성만해야 한다. 또는 법계 수지 후 박사학위과정을 이수하거나 총무원장ㆍ교육원장ㆍ포교원장ㆍ교구본사 및 말사 주지가 임명하거나 추천한 직에 4년 이상 종사해야 한다.

이 같은 응시자격을 갖추었더라도 교육원에 개최하는 연수교육을 이수해야만 승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연수교육은 출가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점검하고 도제 양성과 주지 직무 수행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교육부장 퇴휴 스님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종단 주요 업무, 사회인식 등 다방면에 걸친 실무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연수교육 이수자를 대상으로 치러지는 승가고시는 <금강경> <조계종사>의 공통필수와 3군으로 나눠진 선택과목, 수행이력과 서류심사ㆍ면접갈마로 진행되는 수행평가로 이뤄진다. 논술에는 400점이 배정돼 각 과목 평균 60점 이상, 총점 24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수행평가에는 100점이 배정돼 역시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논술시험은 100% 논술형으로 각 과목마다 3문항을 출제해 2개를 선택해 답안을 작성하면 된다. 시험시간은 과목당 60분. 출제위원은 이전 한 사람이었던 것을 각 과목당 3명으로 늘려 선정한다. 출제위원들은 시험문제 3문항을 출제하고 표준답안도 제시해 채점 시 혼란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또한 1, 2차 채점 결과 점수 편차가 클 경우 3차 채점을 실시해 채점에 따른 시비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고시위원장 법산 스님은 “본격적인 승가고시가 시행되는 첫 해인 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혼란을 막기 위해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새로워진 고시 기준에 따라 승가고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새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교육부장 퇴휴 스님은 “3급 승가고시를 통과하지 않을 경우 주지에 임명될 수 없고, 상좌를 받을 수 없으며, 본사 및 종단의 소임을 볼 수 없는 불이익을 받게 돼 응시대상에 해당하는 모든 스님들이 응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원은 ‘3급 승가고시 및 연수교육 안내’ 리플릿을 제작해 교구본사 등에 발송했다. 3급 승가고시 연수교육 접수는 4월 21일부터 5월 2일까지 해당 교구본사 및 교육원에서 받는다. 입교비는 30만원.(02)2011-18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