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석림회는 1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운하 건설을 문화를 파괴하는 반문화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하고 "문화와 생명을 파괴하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림회는 성명에서 "우리는 위기에 처한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유정무정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생명평화 100일 도보순례에 나선 순례단을 적극 지지하며 이들의 뜻을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앞장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석림회 성명 전문> 동국대학교 석림회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합니다 한 때 찬란히 꽃피었던 불교문화가 우리 역사에 끼친 영향과 역할은 매우 의미 깊다. 우리 선조들은 마음을 내성관조(內省觀照)하는 불교의 정신문화를 자양분으로 하여 다양하고 창의적인 한민족의 예술, 문화를 창조해 냈다. 현재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의 6할이 넘는 천 수백 점에 이르는 국가 지정 문화재의 상당수가 불교와 관련된 문화재라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의 수량적 의미를 넘어 불교문화, 특히 불교가 한국 문화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렇듯 한국 문화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문화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이해가 그 실제 모습에선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현실은 안타깝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운하 건설 예정 구간 인근에는 사찰과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가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운하예정 구간의 문화재에 대한 기초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운하 건설을 강행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불교문화를 비롯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천박한 이해수준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숭례문의 경우처럼 문화유산훼손을 방조하는 것이다. 나아가 미발굴 매장문화재를 비롯하여 수많은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반문화적인 범죄행위에 다름 아닌 것이다. 동국대학교 석림회는 천박한 개발위주 성장논리에 입각해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훼손을 조장하며, 문화유산파괴에 앞장서는 이명박 정부의 반문명적 반문화적 운하건설 계획을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나아가 우리민족이 소중히 가꿔온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위해 생명의 강지키기 불교행동을 비롯하여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평화와 미래문화 발전을 위한 원(願)을 세우며 불살생의 계율을 따르는 불제자로서 위기에 처한 백두대간과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유정무정의 생명들을 위해 ‘종교인 생명평화 100일 도보순례’에 나선 순례단을 적극 지지하며, 이분들의 서원이 국민들의 마음마음에 전해지고 꽃필 수 있도록 정진할 것이다. 2008. 3. 19 조계종립 동국대학교 석림회 대중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