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경>은 순결했던 어린 날의 추억을 되돌아보듯 삶의 근본을 깨우쳐 되묻는 구도(求道)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진실한 삶, 고귀한 삶, 의미있는 삶, 그리고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해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다.

크게보기
27년만에 <소설경>으로 돌아온 작가 김정빈.

27년 만에 세상에 내놓는 대작답게 웅대한 구상! 장려(壯麗)한 서사(敍事), 그리고 불교 사상이 시적(詩的) 진실과 만나는 광경들이 가히 감동적이다. 그 감동은 이 책을 펴낸 출판사‘문학의문학’은 “아마존 밀림처럼 심오(深奧)하고, 히말라야 설산(雪山)처럼 숭고한 불교 사상을 단 한 권에 축약한 소설”이라고 정리한다.

한 권의 책으로 불교를 정리할 수 있고, 한 권으로 마음을 배우며, 한 권으로 책으로 인생을 통찰하게 되고, 한 권으로 비전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통독해볼 일이다.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가 27년 만에 내놓는 소설이라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영국의 다국적 출판사 놀리지 펜(Knowledge Pen)에서 이 책을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러시아, 일본 등 해외 총 7개국에 번역 출판하기로 결정했다. 작가의 역량은 이미 확인된 것이고, 27년 만에 펴내는 내공 깊은 소설이며, 특히 불교를 주제로 한 소설이라는 점이 놀리지 펜을 움직였다고 놀리지 펜의 한국업무대표 강성봉 씨는 설명했다.

<소설 경>의 놀리지 펜 번역 계약은 지난 달, 소설가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의 번역 출판 결정에 이어 두 번째이다.

놀리지 펜은 현재 유럽에서 불교 인구가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흐름(불교 신자의 수를 영국은 2백만 명, 미국은 2천만 명으로 추산) 속에서 <소설 경>을 읽으면 불교의 모든 교리를 저절로 알게 된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작품의 배경이 단테와 괴테 이래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현대 문학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웅대(雄大)하다는 점, 도리천(忉利天, 불교의 하늘 중 하나)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든지 주인공들이 윤회 전생(輪廻轉生)을 반복하는 등 지금까지 세계 문학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소가 많다는 점도 번역 출판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놀리지펜 출판사는 이 작품이 충분히 세계성이 있고, 또한 1 년이나 10년, 20년 정도만 읽히는 책이 아니라 백 년, 이백 년을 두고 읽히는 고전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영화화를 비롯한 장기적인 여러 가지 플랜을 전제로 본 작품의 출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설 경>은 불교,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삶과 죽음의 문제, 존재의 문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의 문제 등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철학으로서의 <소설 경>은 개념적 진실로 답하고, 문학으로서의 <소설 경>은 시적(詩的) 진실로 답한다”는 것이다.

크게보기단테의 <신곡(神曲)>이 우주적 구상으로서 중세적 압권이었고, 괴테의 <파우스트)>가 방황 또한 향상의 과정임을 근대적 언어로 다채롭게 형상화하였으며,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家)의 형제들>이 인간에게 신은 무엇인지를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치열하게 탐구하였다면, <소설 경>은 동양 문명의 정수(精髓)인 불교를 기초로 한 지금 이 시대 자기 구원(自己救援)의 문학의 필요성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서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천상계와 인간계를 배경으로 삶과 초월, 운명과 자유의지, 선과 악, 고통과 행복, 사랑과 진실, 꿈과 이상(理想)이 시(詩)가 되고 산문이 되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장려화미(壯麗華美)한 꽃으로 흩날리는 대서사(大敍事) 교향악이 우리 앞에 다가온 셈이다.

불교를 알고 싶은, 기초 이해는 있으나 불교에 대해 더 확고한 지식을 쌓고 싶은, 불교를 통해 세계의 실체를 알고 싶은, 불교를 통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리고 불교와 상관없이 각자의 인생의 의미를 찾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유효하다. 독자는 이 책을 읽어가는 도중 불교 문학이라는 사실은 잊을 것이다. 이 작품은 불교 문학이 아닌 문학, 그 자체의 힘으로 독자의 가슴을 파고 들 것이기 때문이다.

무려 456개의 개에 이르는 각주(脚註)와 상세하고도 방대한, 136페이지에 이르는 후주(後註)는 이 책이 단순히 한 번 보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읽을, ‘사서삼경’이나 ‘채근담’처럼 곁에 두고 읽어내려 갈 책임을 잘 보여줄 것이다.

한 권에 담기엔 방대한 이야기와 심오한 의미들을 이처럼 쉽고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장려하게 전개한 책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소설 경>은 한편으로는 대단한 문학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철학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22,000원

*작가 김정빈은?

1980년에 《현대문학》, 1981년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다. 1984년 11월에 낸 소설 《단(丹)》이 다음해에 최대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하였지만 그는 곧 종교(불교)에 투신하였다.

2010년, 그는 25년간의 ‘구도기(求道期)’를 통해 배우고 얻은 바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소년 시절 외경(畏敬)의 마음으로 읽었던 단테의 걸작 <신곡>을 떠올렸다. 더불어 그가 고려한 작품은 괴테의 <파우스트>와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었다.

그러나 그가 도달한 삶의 길에 대한 결론은 그들 작품들이 제시하는 것과 한편으로는 같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달랐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사상에 걸맞은 표현 방식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2010년 12월 31부터 시작된 그의 글쓰기는 이후 16개월여 동안 이어져 2012년 4월, 본 작품 <소설 >으로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