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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여성 공동묘지를 알고 있느냐?”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스님은 청중에게 물었다. 대부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도법 스님은 “순례중 공동묘지를 지나게 되었는데 기지촌여성공동묘지라는 말에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넋을 위로했다”며 “지금까지는 우리들은 좌우대립속에서만 싸워왔는데 기지촌여성공동묘지를 알고 나니 이념속에만 갇혀 산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10주년을 기념하여 6월 20일 조계사 극락전에서 ‘생명평화와 한반도 운하-강은 운하가 좋은가?’란 주제로 도법스님의 강연이 열렸다.

기지촌 여성과 한반도 운하가 무슨 상관일까?

스님은 “한반도 순례를 하다보니 우리나라 곳곳에 인간적인 민족적인 아픔과 슬픔과 비극이 없는 곳이 없는데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모두 잊고 사는 듯이 보였다. 과거를 잊고 살면 과거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현실로 반복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운하를 포기한다고 하는데 정말로 운하가 끝났다고 할 수 있는가? 운하가 끝난 것이라 지내다 보면 우리는 또 운하를 망각하고 그렇게 되면 운하는 또다시 수면위로 올라와 우리를 괴롭히게 될지도 모른다.”

스님의 이야기는 레저가 아닌 우리의 일부로서의 자연으로 이어졌다. “우리들이 산을 찾고 자연을 찾는 이유가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용이 아니다. 스트레스해소용이라면 산속에 사는 나같은 사람들은 어디에서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느냐고 반문하며 죽음의 위기로 내몰렸을 때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계산하지 않고 오로지 살겠다는 의지하나만이 남는다”며 “자연을 찾는 이유도 지금 촛불을 드는 이유도 스트레스 해소나 유희가 아닌 생명위기의식을 본능적으로 느껴 나온 행동들”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또 “운하라는 것은 자연을 인공으로 치장하는 것인데 인공속에는 생명이 깃들 수 없다. 그래서 자연은 자연 그대로 생명을 갖고 살도록 내버려두어야 우리도 자연속에서 생명의 힘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며 “경제논리로 이념논리로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운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생명논리로써 운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기지촌여성공동묘지도 한반도운하도 모두 같다. 잊고 살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생명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세상은 우리에게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안겨줄 것이다. 이 점을 항상 상기하며 생명 평화의 가치척도로 세상을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법회에는 불교 신도와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5월부터 매월 셋째주 금요일마다 정기법회를 개최한다.

도법스님의 강연은 두 번째 정기법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