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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의 공덕

인행 스님 | | 2024-05-06 (월)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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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남에게 가치 있는 것을 주는 것이 보시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가지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남에게 주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평생을 한 번도 남에게 주지도 않고 

많은 재산을 쌓기도 한다. 

그러나 아껴 쌓은 재산을 즐기지도 못하고 

저승으로 가는 사람도 많다.


재물을 쌓는 이유는 쓰기 위함이다.

그러나 재물은 사기·도난·화재·수재·전쟁·죽음 때문에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쌓은 재산은 쓸 수 있을지, 누릴 수 있을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보시를 하게 되면 반드시 그 과보를 받아 누리고, 

보시를 하는 사람이 축생으로 나거나, 

사람으로 나거나, 천상에 나더라도

그 과보를 다 받아서 즐길 수 있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부처님께 생문 바라문이 여쭈었다.

“보시한 사람은 보시의 과보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살생을 하거나 내지 열 가지의 악업을 행하더라도 

여러 사문 바라문이나 가난한 이나 거지에게 

재물과 음식·의복·등불과 온갖 장엄거리를 보시하면, 

그는 은혜로운 시주가 된다. 


또 보시한 사람이 계율을 범해 코끼리로 태어났더라도 

보시의 공덕으로, 그는 코끼리로 살면서도 

좋은 음식과 의복 등을 받으며 살게 된다. 

또 소나 말·나귀·당나귀 등 축생으로 태어나더라도 

과거에 보시한 공덕으로 그 과보를 받아서, 

필요한 것은 다 얻게 될 것이다. 


바라문이여, 

그 시주가 계율을 지켜서 살생이나 도둑질을 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가지고서 여러 사문·바라문이나 거지에게 

재물이나 의복·음식·등불 등을 보시하면 

그는 계율을 지킨 공덕으로 인간에 태어나고 

보시의 과보로 의복·음식·등불이나 온갖 도구를 쉽게 얻을 것이다.


바라문이여, 계율을 지켜서 천상에 나면 보시를 인연하여 

천상에서 의복·음식·등불 등 온갖 장엄거리를 받을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시주가 보시를 행하면 

그 시주는 보시를 돌려 받아 보시의 과보를 얻게 된다’는 

것이니라.”

〈잡아함 1041경 생문범지경(生聞梵志經)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은 인간이나 천상에 나게 된다. 

계율도 잘 지키고 보시도 많이 한 사람은 어떻게 될까? 

인간·천상에 나는 것은 같지만 

장엄(장식 꾸밈)과 복락을 누리는 정도가 다르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보시는 하지만 악업을 짓는 사람은 어떨까?

악업을 지은 과보로 축생에 태어날 것이다.

그러나 같은 축생이라 하더라도 생활 여건이 다르게 된다고 하신다. 

요즘 주위를 보더라도 축생이지만 사람보다 

더 호강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축생도 많이 볼 수 있다.


부처님은 보시 과보의 훌륭함과 필연성을 강조하신다. 

보시는 보시의 공덕으로 즐거운 과보가 나타나고,  

악업은 불행하고 힘든 과보로 나타난다.

사람의 삶 속에서 행복과 불행이 뒤섞여서 나타남도 

일상의 삶 속에서 악업과 선업을 함께 지어나가기 때문이리라.


또 누구에게는 사랑을 받지만 

다른 이에게는 미움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이와 같다. 

사랑을 주는 사람은 전에 내가 보시를 베풀었던 사람이고 

미움받는 사람과의 관계는 빼앗았던 사람일 것이다.


한때는 행복하다가 시기가 지나면 어려워지는 사람은 

한때 지은 보시의 공덕을 다 쓰고 나면 그리될 것이다.

평생을 보시를 잘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지 않은가.

그래서 평생을 잘 살며 지내는 사람도 드물다.


계율을 잘 지니며 

보시도 잘 하고 

한때만 보시하지 말고 늘 보시하며 행한다면 

항상 평온하고 즐거운 삶이 이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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