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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문화의 근간이 되는 귀중한 고구려 벽화를 소재로 한 전각(篆刻)과 회화전이 인사동에서 열린다.

『고구려, 신화의 시대와 전호태 · 문활람 초대전』이 무우수갤러리(3~4층)에서 불기2567(2023)년 12월 13일(수)부터 12월 28일(목)까지 <돌에 그린 고분 벽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개최된다.

고구려는 강력한 군사력과 높은 문화 수준을 갖추고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다투는 나라였다. 고구려는 세계적 수준의 철제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산업 생산력을 주변에 과시하였고, 불교 신앙과 전통적인 종교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융합하고 발전시켰다. 예술적으로는 벽화와 조각을 통해 고구려인들의 생활 풍속과 소망 등을 담아냈다. 이 가운데 고구려 고분 벽화는 기법과 예술적 완성도에서 같은 시기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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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전호태는 한국 고대문화사를 전공하고 고구려 고분벽화, 한국암각화 등의 분야를 독립적인 연구 장르로 정립시켰으며 고분벽화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기획하였다. 전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벽화 속에 담긴 고대 고구려 사람들의 생각과 예술혼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고구려 벽화의 특징을 오랜 시간 돌에 새겨서 고구려 벽화의 질감도 느낄 수 있게 하고, 고구려 신화의 주인공들을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우리에게는 접근이 쉽지 않은 고구려 벽화의 예술성과 정신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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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품 ‘거문고 타는 선인’, ‘학을 탄 선인’ 등에서는 고구려 사람들의 신선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작품 ‘토끼머리의 새’, ‘비어(飛魚)’, ‘천마(天馬)’, ‘천추(千秋)’ 등 상상 속의 동물을 다룬 것은 고구려 신화의 세계로 빠져들어 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아울러 전호태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맞아 자신의 고구려 신화 연구의 성과를 담은 <고구려 신화의 주인공을 위한 노래-돌에 불어넣은 숨결, 고구려 신화 이야기->를 도서출판 덕주에서 출판하여 전시회와 함께 선보인다. 이 책에는 고구려 신화의 주인공들에 대한 작가의 헌시(獻詩)도 담겨 있으며 작가의 작품과 연계된 고구려 신화 이야기를 펼치고 있어 관람자나 독자들의 재미와 상상력을 고취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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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에서 미술사학으로 박사를 수료하고 동경예술대학에서 문화재보존수복학 박사를 수료한 작가 문활람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천연 석채와 전통 안료를 활용하여 고구려 벽화 속 주인공인 ‘주작’, ‘현무’ 등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각의 거친 칼자국과 석채를 통해 복원된 사신도 등은 우리에게 내재된 대륙의 꿈을 무한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고구려 벽화를 통해 나타난 고대인의 삶과 의식 세계를 변하지 않는 석채를 통해 재현함으로써 좀 더 신화의 세계에 다가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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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강서대묘 북측현무 복원도, 닥지에 화강말, 천연석채, 117cmx80cm, 2021

(우)강서중묘 우주작 복원도, 닥지에 화강말, 천연석채, 70cmx53cm,  2021

문활람 작가는 이러한 학문과 예술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안고 아프리카 여행을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전통 색채와 아프리카 사람들의 원시적 삶의 융합을 도모하는 작품들도 많이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도 문활람 작가는 작품 ‘동방별’, ‘정의의 검’ 등에서 석채를 통해 종교적 심성과 구도(求道)의 자세를 보여주며 작품 ‘사막의 낮(적)’과 ‘사막의 밤(청)’에서는 전통적 오방색의 색채에 서양의 기독교적 구원을 결합하여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작품들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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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과 전통회화라는 서로 다른 예술적 표현 방식에도 불구하고 고구려 고분벽화의 신화를 찾는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고대 고구려 사람들과 고구려 사람들의 인식과 신앙 세계를 경험하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관람객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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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사막의 낮(적), 닥지에 천연석채, 135cmx37cm, 2022

(우)사막의 밤(청), 닥지에 천연석채, 135cmx37cm, 2022

이번 초대전은 그동안 무우수갤러리에서 K-ART 시리즈를 통해 우리 문화와 예술의 세계화와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하는 뜻을 담아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