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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지리산프로젝트2023 전시회”에 출품 중인 작품들(사진 디자인=미디어붓다)  

실상사에서는 지난 9월 22일 “지리산프로젝트2023 전시회”를 개막하고 10월 29일까지 전시 중이다. 

“지리산프로젝트”는 지리산의 가치를 배우는 예술의 장으로, 예술에 대한 깊은 성찰과 더불어 창의력과 상상력 넘치는 작품활동으로 주목받는 예술가들이 전국에서 참여하는 전시로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외의 18명의 작가들이 31점의 작품을 출품하였다.

해외작가들도 참여하였는데, 일본 오키나와작가인 Hayato Machida는 실상사에서 1개월 동안 레지던스를 하면서 그림을 그렸고, 독일에서 온 Danilo Bastione은 광주호랑가시나무창작소 레지던시 중에 지리산프로젝트에도 출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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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이는 바람>,2023, 광목에 아크릴릭 물감, 400*270cm 김화순의 그림. 

‘여성’은 경쟁과 승리, 강자지배를 숭앙하는 남성성 중심사회를 넘어서려는 사람들의 연대를 뜻한다. ‘춤’은 억울한 원혼들을 끌어안는 제의(祭儀)의 상징이다. 밭고랑에서, 자기집 옥상에서, 나무 위에서, 강남역에서 매일 죽음을 경험하는 사람들. 그들은 개별사건의 희생자이지만, 연대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따라서 춤은 ‘함께 살자’는 간절한 기원이다. 

<지리산에 이는 바람>의 중심에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생명평화의 춤을 추는 마고할미가 있고, ‘김화순, 양금덕, 문정현 신부, 수지행자, 김복동 할머니, 도법스님, 크레타 툰베리, 세월호 유가족 홍덕엄마’가 생명평화의 상징인 인드라망무늬를 수놓고 있다. 세상은 본래 함께 살도록 되어 있다. 어울림삶이 진리다. 어울림삶이 평화요, 어울림삶이 정의다.

이번 “지리산프로젝트 2023”의 주제는 <정의도 빛나고 평화도 빛나라>로 설정했다. 이것은 한국 근현대 역사가 만들어낸 이분법적인 진영 대립 구도를 극복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동시대 사회와 예술의 최전방에 위치한 ‘정의’와 ‘평화’을 다루는 이 전시는 ‘정의(법, Dharma)의 추구는 곧 평화의 실천’이라는 명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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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2023개막식
 

“지리산프로젝트2023 전시회” 개막식에는 실상사회주 도법 스님, 주지 승묵 스님 등 사부대중과 산내마을주민들, 지리산권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개막공연에는 윤상호 명창이 <심청전>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으로 문을 열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생명평화노래꾼 강숙향 님, 전시기획자이자 예술평론가이며, 아트이슈프로젝트 대표인 한리안 님도 참석하여 노래로 지리산프로젝트를 응원해주었다.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개막식 하이라이트로 뽑은 것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실상사앞마을인 산내면의 남녀노소 주민들로 구성된 <살래우주합창단>의 노래였다. 합창단은 실상사와 마을을 그린 “천년의 품속에서”와 “살래마을우주나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들은 실상사에서 만든 것으로 실상사는 현재 실상사와 마을의 지향을 담은 생명평화노래 <천년의 품속에서> 음반제작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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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사람들의 살래우주합창단(사진=실상사 제공)
 

“지리산프로젝트 2023” 관계자는 “정의와 평화가 빛나는 예술에 대한 모색으로서 지리산의 생명평화사상과 결합한 다양한 예술을 찾아보고자 했다”며 “그 과정에서 국내외의 총 18명의 작가들이 총 31점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이 가운데 19점이 이번 실상사 전시를 위해 새로 작업한 작품이어서 지리산프로젝트와 실상사 전시가 표방하는 것들에 대한 작가들의 진지한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작품전시에 이어 10월 29일에는 ‘정의’와 ‘평화’를 주제로 하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더욱 심층적인 토론으로 길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