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장 장적 스님이 조계종 산하 76개 문화재관람료 징수사찰이 탐방객들로부터 받는 관람료 총액이 연간 330억 안팎이며, 이들 사찰들이 문화재 관리 및 유지 보수 등에 쓰는 비용은 연간 1200∼1500억 사이라고 밝혔다.

장적 스님은 28일 가진 교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결국 불교계(조계종)는 문화재를 보존·관리하기 위해서 신도들의 보시금 등 삼보 정재(淨財) 1000억 이상을 매년 투입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장적 스님은 “세세한 문화재관람료 사용내역을 당장 밝힐 수도 있지만, 관람료를 받는 여타 기관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사찰이 유독 세세한 내역을 밝혀야 할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고 전제하고 “다만 큰 틀에서 문화재관람료 330억 중 53%는 당해사찰에서 소유문화재의 관리·유지·보수비 및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30%는 사찰의 건물을 보수하고 새로운 전각을 짓는데 종단의 승인을 받아 집행하고 있고, 12%는 불교중앙박물관의 관리유지비용으로, 5%는 총무원의 문화재관련 교육비로 충당하고 있음을 개략적으로 밝힌다”고 말했다.

장적 스님은 “사정이 이런 데도 불교계는 국민들로부터 문화재관람료 징수로 인해 온갖 비난과 질타를 받고 있다”며 “따라서 불교계는 앞으로 사찰소유 재산권을 올바로 행사하고 홍보하는 일환으로 문화재관람료의 명칭을 문화재구역입장료로, 종법 ‘문화재관람료관리법’은 ‘문화재사찰관리법’으로 이름을 바꿀 것이며, 불교가 정부의 일방적인 공원지정으로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같은 조계종의 명칭변경을 문화재보호법상에도 관철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계종의 이같은 방침은 기존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점(點)단위에서 면(面) 단위로 확대시키는 작업을 주체적으로 시행해나감으로써, 문화재관람료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키는 근거로 삼고, 나아가 국민들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수준을 불교계가 나서 주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적 스님은 이와 관련 “소요산의 등산로 주변 땅의 90%이상이 자재암 소유지인데도 이 지역의 명칭이 ‘국립 관광지’로 명명되다보니 시민들로 하여금 사찰에 대해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불교계는 이런 불교계의 억울한 점을 널리 알리고, 불교의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