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묵빈대처(잘못한 사람이 스스로 뉘우칠 때까지 일정 대응하지 않는 것)로 지내왔지만 이제는 불교의 힘을 결집해 목소리를 높혀야 한다.”

크게보기18대 국회 정각회 회장으로 취임한 최병국 한나라당 의원이 “각종 규제와 종교편향 사건 등 움츠러든 불교의 위상을 제고하겠다”며 취임사를 전했다.

최 회장은 “실제 불자들은 많으나 결집이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국회에도 잘 모이지는 않지만 불자들이 많으니 회장 취임을 계기로 불자들이 활발하게 모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훌륭한 스님들을 모셔 법문을 듣는 시간을 정례화 하고 성지순례를 통해 신심 고취에도 노력할 것”이라며 “불자 결집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불교 인연에 대해 “언제 불교에 입문했다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고등학교 때 선배가 불교신행모임을 추천해 함께 간 것이 최초라면 최초”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절하면 공부하는 곳이란 관념을 갖고 있어서 인지 공부하기 위해 절에 다니기도 했고, 대학생일 때는 동대 불교학과에 다니는 친구가 있어 그 친구와 함께 많은 사찰을 들르곤 했다”고 회상했다. 최 회장은 “예전에는 종교의 중간에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불교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조계종 전 총무원장 법장 스님에게 흥인(興仁)이라는 법명을 받은 바 있다.

각종 규제로 인한 사찰의 어려움과 종교편향 사건 등에 대한 입장에서 최 회장은 “과거 사찰재산이 유출되는 사건이 많아 사찰재산을 보호하는 장치로 각종 규제를 만들었는데 이제는 그 규제가 불교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불자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각종 규제들을 과감히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종교편향 사건들은 (대통령)밑에 있는 사람들이 과잉충성하는 요소로 인해 발생한 것이”이라며 “주영기 교장 같은 경우 단순한 자기 종교 선양을 넘어 범죄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종교편향 사건들이 반드시 시정돼야 하고 엄중히 항의해 처벌을 받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중에 불교관련 공약들이 많이 있는데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공약실천을 촉구하겠다”며 “지금까지 불교계는 종교편향이나 각종 제약에 있어서 묵빈대처로 일관했으나 이제는 모든 불자들이 힘을 모아 목소리를 높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1965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8년 제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검찰청 중수부장,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00년 제16대 울산 남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현 제18대까지 3선의 관록을 갖고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 한나라당 윤리위원장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