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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사회를 맡은 혐의로 6월 27일 수배가 떨어지고 조계사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14일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수배자들은 어떤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까.

7월 18일 오후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백성균 씨는 “스님들과 신도분들이 너무 호의적으로 대해 주셔서 마음이 편안하다”며 “가끔씩 어떤 분들이 오셔서 언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 천막 한 장으로 하늘을 가리기에는 도심 한복판의 여름햇살이 너무 뜨겁다. 또한 언제 영장을 들고 경찰들이 일주문 안으로 들이닥칠지 모르는 공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양에서 일부러 올라온 지지자가 호두과자를 건넬 때는 산삼 한 뿌리를 먹은 것처럼 기운이 난다.

백 씨는 “매일 108배를 하다 보니 근육도 붙고 아침저녁으로 이어지는 독경소리 염불소리에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 이제는 가끔 소리가 멈출 때면 허전해지기도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마음이 그리 편하기만 할까.

인터뷰가 있던 18일은 경찰이 수배자들에 대한 영장강제집행을 계획한 날이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 11시에 영장집행을 하려했으나 반대여론으로 무기한 연기했고 오후에는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이 조계종 총무부장 원학 스님을 방문하기도 했다. 다행히 원학 스님이 “원인 제공자는 정부이고 강제연행은 동의 할 수 없다”며 “절에는 가족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만 있을 뿐 농성자는 없다”고 수배자들을 외호했다.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지만 조계사 밖을 나갈 수 없으니 이곳이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촛불집회 행진이 조계사 일주문 앞을 지날 때는 경찰들의 순찰이 중지되기 때문에 그 때만은 일주문에 다가가 행진단에게 손을 흔들어 줄 수 있다. 그러면 촛불행진대열에서 외치는 구호가 들려오지만 함께 할 수 없음에 미안함이 더해간다.”

백 씨는 “일주문 안과 밖이 정말 멀더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정부가 재협상을 한다면 경찰에 자진출두 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백 씨는 “정부가 재협상 입장을 밝히고 신뢰할만한 약속을 한다면 자진출두가 문제이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재협상의 실행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는 천막 안에도 그리고 일주문 밖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에게 감시의 눈초리를 떼지 않는 전경들은 일주문 앞을 순찰하며 연신 부채질을 했다. 하지만 조계사 내 천막 안은 서울의 그 어느 곳보다 후텁지근하고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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