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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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6.1.9  비구경(比丘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파탈라풋타 마을의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에게 사념처를 닦는 것을 말하겠다. 사념처를 닦는 것이란 무엇인가. 그렇게 온 · 동등한 · 바르고 평등하게 깨달은 · 명에의 행을 완성한 · 잘 간 · 세간을 아는 · 더 이상 없는 · 사람을 길들이는 · 천신과 인간의 스승인 · 깨달은 어른께서 세상에 나와 바른 법을 설할 때, 처음 말도 좋고 중간 말도 좋고 마지막 말도 좋으며, 좋은 이치와 좋은 뜻이 순일하고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을 나타내 보이신다.

만일 훌륭한 가문의 아들과 딸들이 부처님을 따라 법을 듣고는 깨끗한 믿음의 마음을 얻어 이와 같이 공부하고자 할 때, 집에서는 욕락의 허물과 번뇌의 결박이 화합하는 것을 보게 되니, 비고 한적한 곳에 살기를 즐겨 집을 떠나 도를 배워야 한다. 또한, 집을 좋아하지 않아 집 없이 살면서 한결같이 청정하고자 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순일하고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이 맑고 깨끗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떠나 집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라고 생각하고는, 곧 재물과 친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깍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떠나 도를 배운다. 몸의 행을 바르게 하고, 입의 네 가지 허물을 단속하고, 청정한 바른 생활을 한다. 그리하여 성현의 계율을 익히고 모든 감각기관의 문을 지키어 마음을 단속하고 기억을 바르게 하여, 눈으로 색을 볼때에도 그 형상을 취하지 않는다.

만일 눈이 계율답지 않은 것에 머무르면 세간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이 항상 마음에서 새어 나온다, 그러나 그는 이제 눈에서 바른 계율을 일으킨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에서 바른 계율을 일으키는 것도 그와 같다.

그는 성현의 바른 계율을 성취함으로써 감각기관의 문을 잘 다스려, 오거나 갈 때 바른 지혜로 머무르게 된다. 그는 이러한 성인의 계율을 성취하여, 감각기관을 지켜 단속하고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고요히 세간을 멀리 떠나, 빈 곳이나 나무 아래나 고요한 방에 홀로 앉아, 몸을 바로 하고 바른 기억으로 마음을 다잡아 편안히 머무른다. 그는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끊고, 탐욕을 떠나 탐욕을 깨끗이 버리며, 세간의 성냄과 수면과 들뜸과 의심을 끊고, 성냄과 수면과 들뜸과 의심을 떠나 이것들을 깨끗이 버린다.

그리하여 다섯 가지 덮개(五盖)의 번뇌, 즉 마음과 지혜와 힘을 약하게 하는 모든 장애이자, 열반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을 끊는다. 그러므로 안 몸을 안 몸으로 관하는 기억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조복 받는다. 이와 같이 바깥 몸을 바깥 몸으로 안팎 몸을 안팎 몸으로,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는 기억에 머무르는 것도 그러하다. 이것을 비구가 ‘사념처를 닦는 것’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