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3-04-11 (화) 18:00마하위하라 사원 6월 9일~10일 사원 내 ‘시마(경계)’ 인가법회 봉행
스리랑카 불교교단 종정 등 장로 15명 한국 방문
한국 테라와다 승단 형성‧유지토대…갈마‧결집 가능
시마 전용공간 건축불사 위한 상시 모연도 진행 중
주한스리랑카 사찰인 마하위하라 사원이 한국 최초의 테라와다 계단 ‘시마(sīmā)’를 설치하고 공식인가를 받는 법석을 마련한다. 아산 마하위하라는 오는 6월 9일부터 10일까지 스리랑카 불교교단 종정 마쿠라웨 위마라 스님을 비롯한 장로 15명을 모시고 테라와다 계단 인가를 위한 시마 대법회를 봉행한다. 테라와다 전통에 준하여 이 같은 인적 구성을 갖추는 데에만 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한국 최초 시마대법회에 참석하는 스리랑카 불교교단 종정 및 장로 스님 명단>
시마(sīmā)는 테라와다(남방불교)에서 계를 받는 공간, 즉 경계(결계)를 의미한다. 이번 대법회에서의 시마 인가를 통해, 앞으로 한국에서도 테라와다 승가공동체 형성 및 유지를 위한 전통의식들이 공식적으로 봉행될 수 있게 됐다.
마하위하라 사원 내 시마는 특별하게 청정한 공간으로 분류해 관리된다. 해당 공간의 시마 인가는 15명의 장로 스님들에 의해 6월 9일 받게 되며, 인가 직후인 6월 9일 밤부터 10일까지 율장을 독송하여 시마를 청정케 하고 인가를 공고히 하는 법회를 봉행한다.
테라와다에서 시마는 승단의 근본토대다. 시마 없이는 비구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시마가 설정되어야 출가를 하고, 비구가 될 수 있다. 시마는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후 여러 지역으로 포교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부처님의 인가로 처음 만들어졌다. 비구들의 숫자와 승가의례(saṅghakamma)가 크게 늘어나면서 승가가 한 곳에 모일 수 없게 되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의 화합을 위해 각 지역 내에 승가공동체(samagga saṅgha) 경계를 설정한 장소인 ‘시마’를 만들 수 있도록 허락했다.
Anujānāmi, bhikkhave, sīmaṃ sammannitun”ti.
(비구들이여, 시마를 설정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Na hoti bhikkhu bhavo so upasampattiya vina.
Na hoti upasampatti simasampattya vina.
(비구계를 예외로 하는 비구는 없습니다.
시마를 예외로 하는 비구계는 없습니다.)
시마 대법회 이후에는 한국에서도 테라와다 승단의 갈마, 자자, 포상, 결집 등 부처님법에 의거한 전통의식이 공인되므로, 테라와다 승가공동체의 형성과 확대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하위하라 사원 주지 담마끼띠 스님은 “이번 법회는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테라와다 시마가 설정되는 행사로 부처님의 교법이 이 땅에 정식으로 뿌리내리게 되는 뜻깊은 법석”이라며 “시마는 붓다의 교법을 유지하고 출가자를 배출하는 불교의 근간이 되는 장소인 만큼, 시마홀(시마공간)이 한국에 있음으로 인해 테라와다불교의 저변 확대와 안정적인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한편 시마 대법회에는 테라와다 불교에 관심이 있는 불자들도 참석할 수 있으며, 법회 봉행을 위한 보시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 스님들의 비자와 왕복 비행기표는 이미 모연이 완료되었고 시마 경계 비용은 선착순 지정 보시에 한정된다. 이 외의 보시는 자율보시로, 일괄 취합 후 항목을 배정해 법회 봉행을 위한 비용으로 지출할 예정이다.
시마 인가 후에는 해당 공간에 시마 전용공간을 조성하는 건축불사도 함께 진행된다. 시마는 마하위하라 사원 내 40평 가량의 공간이며, 향후 건축물을 조성해 청정한 수행공간으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