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 7월 1일(화) 충남 내포 가야산에서 ‘제2회 백제의 미소길 걷기’행사를 주최한다. 이 행사에는 7교구 본사인 수덕사를 비롯해 정혜사, 견성암, 향천사, 개심사, 보덕사, 극락사 선원 등 내포 가야산 주변 선원에서 하안거 정진 중인 수좌스님들과 200여 재가불자들이 함께 동참한다. 매 결제철의 중간 쯤 행해지는 ‘반(伴)결제 산행’에 가야산 주변 선원에서 안거 중인 수좌들이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가야산의 백제의 미소길 걷기’로 결정했다.

내포 가야산은 역사이래로 중국문물의 유입지였을 뿐만 아니라 백제시대에는 불교문화의 특구였고,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근대사에선 민중들의 애환(백제부흥운동지, 동학혁명군들의 피난처, 천주교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이 숨어 있던 곳)이 골골이 스며있는 서민문화가 숨쉬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개발의 광풍이 불어 가야산을 관통하는 도로건설계획 등 천혜의 자연을 파괴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2007년에는 급기야 불교계를 중심으로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뜻을 모아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집행위원장 정범)’를 결성하여 가야산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한 해 가야산에는 한국전력공사의 송전철탑건설공사, 경남기업에서 가야산 내 봉림리 골프장 건설계획, 충남도청에서 가야산 관통도로 건설 등이 계획돼 있었다. 이에 수덕사를 중심으로 가야산연대와 지역주민들이 뜻을 모아, 일방적인 관주도 개발에서 환경보존, 문화유산보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갖자는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냈다. 또한 송전철탑공사와 관련해서는 전력공급에 대안에너지를 개발하고자 한전과 가야산연대가 공동으로 조사팀을 조직하여 정기적 활동을 펼치도록 협의서를 채택했고, 경남기업에서는 봉림리 골프장건설계획을 2008년 6월 마침내 철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 남은 것은 충청남도의 가야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의 백지화. 지난 참여정부에서는 가야산연대가 제안한 가야산 폐사지를 이어서 걷는 길로 만드는 ‘백제의 미소길’ 프로젝트를 받아들여 의견의 접점을 찾아가던 중이었지만, 개발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권에서는 관통도로 문제가 원래의 계획대로 되돌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따라 수덕사를 중심으로 한 선원의 수좌 스님들께서 다시 일어선 것이다.

수덕사는 산중의 사찰이 있었기에 오늘날 아름다운 자연이 지켜진 것과 같이 가야산이 지켜지도록 더욱 힘을 모을 방침이다. 이번 산행 참가자들은 ‘가야산 지키기’ 결의문도 채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