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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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5.3.11  양의경(良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나시의 선인들이 머물던 사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법이 있다. 그것을 성취하면 위대한 의왕(醫王)이라 불린다.

의왕이라면 갖추어야 할 본분이 있는데, 어떤 것이 넷인가. 첫째는 병을 잘 아는 것이고, 둘째는 병의 근원을 잘 아는 것이다. 셋째는 병을 잘 다스릴 줄 아는 것이고, 넷째는 병을 잘 다스릴 줄 알아 앞으로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좋은 의사가 병을 잘 아는 것이라 하는가. 좋은 의사란 이러이러한 갖가지 병을 잘 아는 것이니, 이것을 좋은 의사가 병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을 좋은 의사가 병의 근원을 잘 아는 것이라 하는가. 좋은 의사는, ‘병은 바람으로 인해 생겼다. 습관으로 인해 생겼다. 가래로 인해 생겼다. 냉(冷)으로 인해 생겼다. 현재의 일로 인해 생겼다. 기후로 인해 생겼다,라고 아니, 이것을 좋은 의사가 병의 근원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을 좋은 의사가 병을 잘 다스리는 줄 아는 것이라 하는가. 좋은 의사는 갖가지 병에 대하여 약을 발라야 하는지, 토하게 해야 하는지, 설사를 시켜야 하는지, 코안을 씻어야 하는지, 뜸을 떠야 하는지, 땀을 내야 하느지를 잘 알아 그것에 따라 갖가지로 다스리니, 이것을 좋은 의사가 잘 다스릴 줄 아는 것이라 한다.

어떤 것을 좋은 의사가 병을 잘 다스릴 줄 알아 앞으로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 하는가. 좋은 의사는 갖가지 병을 잘 다스려 완전히 없애어 영원히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니, 이것을 좋은 의사가 병을 잘 다스릴 줄 알아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 한다. 

여래 · 응공 · 등정각은 위대한 의왕으로서 네 가지 덕을 성취하여 중생들의 병을 고치는 것 또한 이와 같다.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여래가 아시는 것으로 괴로움의 진리를 여실히 알고,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를 여실히 알며,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를 여실히 알고,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여실히 아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세상의 좋은 의사라도 태어남의 근본을 다스리기를 여실히 알지는 못하고, 늙음 · 병듦 · 죽음 · 근심 · 슬픔 · 번민 · 고통의 근본을 다스리기를 여실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여래 · 응공 · 등정각은 위대한 의왕으로서 태어남의 근본을 알아 다스리기를 여실히 알고, 늙음 · 병듦 · 죽음 · 근심 · 슬픔 · 번민 · 고통의 근본을 다스리기를 여실히 아신다. 그러므로 여래 · 응공 · 등정각을 의왕이라 부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