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불화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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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석현장 스님)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기 위해 고통받는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한다.

부처님의 모습을 그린 불화를 티벳에서는 츄렌마라고 한다. 그 뜻은 물에서 온 것이라는 뜻이다.

부처님 당시 빔비사라왕이 이웃나라 왕으로 터 귀한 선물을 받았다. 답례를 하고 싶은데 마땅한 선물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생각난 것이 가장 거룩하고 아름다운 부처님의 모습을 그려서 선물하면 가장 귀한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왕은 부처님께 허락을 얻고 나라에서 최고 가는 화가를 불러 부처님의 모습을 그리게 하였다. 그러나 화가는 부처님 모습을 마주 볼 수 없었다. 너무 눈이 부시고 너무 아름다워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화가를 물가로 데리고 가셨다. 물에 비친 모습을 그리라고 하였다. 화가는 물에 비치는 부처님의 그림자를 보고 화폭에 옮겼다. 최초의 불화가 탄생한 것이다.

그 불화는 물에서 온 것이라는 의미로 츄렌마로 부르게 되었다. 불전에서 축원할 때 청정수월도량이란 표현을 쓴다. 사람들이 오감으로 인식하는 대상은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기 위해 고통받는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한다.

광주에는 사바사바카페가 있다. 뜻대로 안 되는 일을 뜻대로 하기 위해서는 사바사바해야 한다.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기 위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해 주는 보살이 수월관음보살이다. 이기적인 탐욕과 오감의 세계가 실재한다고 믿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이 있다. 그것은 보리심과 공성을 수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