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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에 윤회하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

미디어붓다 | mediabuddha@hanmail.net | 2022-10-31 (월) 10:12

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5.2.17   혈경(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베살리 원숭이못 옆에 있는 중각강당에 계셨다.

그때 사십 명의 비구들이 파베야캬 마을에 있었는데, 모두 아란야행을 닦으면서 누더기옷을 입고 걸식하며 배우는 이들이지만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하였다. 그들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파베야카 마을에 사는 사십 명의 비구들은 모두 아란야행을 닦으면서 누더기옷을 입고 걸식하며 배우는 이들이지만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하였다. 나는 이제 이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이들로 하여금 이생에서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게 하겠다.’

세존께서 사십 명의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시작도 없는 생사에서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묶이어 긴 밤 동안 생사에 윤회하면서 괴로움의 끝을 알지 못한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가강의 많은 물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데, 그동안에 흐른 물과 그대들이 긴 밤 동안 생사에 윤회하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 중 어느 쪽이 더 많겠느냐?”

비구들이 말씀드렸다.

“저희가 부처님의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저희가 긴 밤 동안 생사에 윤회하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가 훨씬 많습니다. 그것은 강가강의 물보다 백천만 배나 많을 것입니다.”

“강가강의 물은 말할 것도 없이...... 네 개의 큰 바다의 물과 그대들이 긴 밤 동안 생사에 윤회하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 중에 어느 쪽이 더 많겠느냐?”

“저희가 긴 밤 동안 생사에 윤회하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가 훨씬 많아, 네 개의 바닷물보다 많을 것입니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그대들이 오랜 동안 생사에 윤회하면서 몸에서 흘린 피는 무수히 많아 저 강가강이나 네 개의 큰 바다의 물보다 훨씬 많다. 왜냐하면 그대들은 과거 오랫동안 일찍이 코끼리로 태어나 귀 · 코 · 머리 · 꼬리와 네 발을 끊기었으니, 그 피는 한량이 없다. 혹은 말의 몸이나 낙타 · 나귀 · 소 · 개나 여러 짐승의 몸을 받아 귀 · 코 · 머리 · 꼬리와 네 발을 끊기었으니, 그 피는 한량이 없다. 그대들은 과거 오랫동안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나 묘지에 버려졌으니, 고름과 흘린 피의 양은 한량이 없다. 혹은 지옥 · 축생 · 아귀에 떨어져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나니, 그 흘린 피의 양도 한량없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색(色)은 영원한 것인가. 덧없는 것인가?“

비구들은 말씀드렸다.

”덧없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덧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덧없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 성인의 제자로서 과연 거기서, ‘색이 바로 나다, 색은 나와 다르다, 색이 나와 함께 있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색에 대하여 과거나 미래나 현재나, 안이나 밖이나, 거칠거나 미세하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그 일체는 다, ‘바로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함께 있다’라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알라.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을 싫어한다. 싫어하면 바라지 않고, 바라지 않으면 해탈하고, 해탈한 줄을 알고 본다. 그래서 나의 생은 다하고 범행은 갖추었고 할 일은 마쳐, 다시는 다음 생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사십명의 비구들은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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