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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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5.2.7  아경(我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과 다투지 않는데 세상이 나와 다투는구나. 왜냐하면 비구들이여, 법답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세상과 다투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나 또한 그것은 진실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나 또한 그것을 진실이라고 말한다’라고 하는가. 비구들이여, 색은 덧없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이것에 대하여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이라고 말하며, 나 또한 진실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은 덧없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이것에 대하여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이라고 말하며, 나 또한 진실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나 또한 그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색은 영원하여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그대로 머무른다는 말에 대하여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며, 나 또한 진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은 영원하여 변하거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머무른다는 말에 대하여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나 또한 진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것이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나 또한 그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세간에는 세간법이 있다. 나는 그것을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사람들을 위하여 분별하고 연설하고 나타내 보이지만, 세간의 눈먼 이들은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허물이 아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을 ‘세간의 세간법을 나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사람들을 위하여 분별하고 연설하고 나타내 보이지만, 세간의 눈먼 이들은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라고 말하는가.

비구들이여, 색은 덧없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 이것이 세간의 세간법이다. 이와 같이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도 덧없고 괴로운 것이니, 이것이 세간의 세간법이다.

비구들이여, 이 세간의 세간법을 나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사람들을 위하여 분별하고 연설하고 나타내 보이지만, 세간의 눈먼 이들은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저 눈먼 이들을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