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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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3  착사경(着使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가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라훌라 존자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저의 이 식별 몸(識身)과 바깥경계(外境界)의 일체 모양에 대하여, ‘나라는 견해’와 ‘나의 것이라는 견해’와 ‘아만(我慢)’에 매이어 집착하는 번뇌가 없게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라훌라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를 위하여 설명하겠다.

라훌라여, 비구는 모든 땅의 계층에 대하여 과거나 미래나 현재나 안이나 밖이나, 거칠거나 미세하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그 일체는 ‘나’가 아니고,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함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여실히 안다. 물의 계층 · 불의 계층 · 바람의 계층 · 허공의 계층 · 식별의 계층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안다.

라훌라여, 비구가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본다면, 식별 몸과 바깥 경계의 일체 모양에 대하여 ‘나라는 견해’와 ‘나의 것이라는 견해’와 ‘아만’에 매이어 집착하는 번뇌가 없게 될 것이다.

라훌라여, 비구가 나의 이 식별 몸과 바깥 경계의 일체 모양에 대하여 ‘나라는 견해’와 ‘내 것이라는 견해’와 ‘아만(我慢)’에 매이어 집착하는 번뇌가 없으면, 이것을 모든 애욕의 결박과 맺음을 끊었다 하고, 또한 모든 애욕과 교만을 끊고 밝게 알아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라훌라 존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