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ㆍ문화재

학술ㆍ문화재 > 문화재

도난 성보 30여 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

염정우 기자 | bind1206@naver.com | 2022-06-07 (화) 16:01

총 7건 25점의 도난 성보 원봉안처인 7개 사찰에 봉안

환수 고불식 6월 8일(수), 오후 2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 스님, 이하 종단)은 2016년부터 서울지능범죄수사대, 광진경찰서와 협력하여 1989년에서 1994년 사이에 도난된 후 장기간 은닉되어 온 도난 불교문화재 7건 25점을 회수했다.

이번에 환수된 성보는 2016년 4월 문경 김룡사 사천왕도를 수사하면서 시작됐다. 이때부터 종단은 서울지능범죄수사대 및 광진경찰서에 협조하여 도난 성보 환수에 착수하였다. 그해 9월 김룡사 사천왕도를 이운하고, 10월 나머지 불상 6건을 임의제출을 받아 불교중앙박물관에 임시 보관하였다. 이때 피해사찰 스님들이 모여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를 구성하고 종단과 협력하여 성보 환수를 위해 노력했다.

2017년 10월에 서울중앙지검이 법원에 공소장을 접수하면서 재판이 시작되어 약 9개월 동안 8차에 걸쳐 재판이 진행되었고, 2018년 7월에 피의자 권대성은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 피의자는 항고하여 2심 재판이 시작되어 2019년 10월에는 2심 판결이 이루어져 1심과 동일한 형량이 선고되었다. 2심 판결에는 도난 성보와 관련한 재판에서 최초로 압수물 몰수를 선고하여 도난 성보가 원봉안처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2심 판결 이후 피의자는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2020년 6월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지었다. 이 판결은 향후 도난 성보에 대한 압수물 몰수 및 사찰 환부의 근거를 마련하는 중요한 판례가 됐으며, 또한 종단은 검찰과의 협의를 통해 몰수된 성보를 소송이 아닌 행정 절차를 통해 환부 결정을 받았다. 이에 2021년 12월, 수사를 시작한 지 5년 7개월여만에 도난 성보의 사찰 소유권을 최종 회복하게 됐다.

이번에 회수된 도난 불교문화재에는 불교조각이 대부분으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불상의 목재와 틈이 심하게 벌어지거나 금칠이 박락되어 문화재의 보존을 위한 적절한 환경에서 보존되지 못하고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었다. 이에 보존을 위한 조속한 조치가 필요함을 확인하게 됐다.

종단과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는 이와 같은 성과를 국민과 함께 나누고 도난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2022년 4월 29일부터 불교중앙박물관의 기획전시를 통해 돌아온 성보를 특별공개하고, 6월 8일 환수 고불식을 개최한다. 불교중앙박물관 환지본처 전시는 다가오는 일요일인 6월 12일까지 이어진다. 환수된 성보는 불교중앙박물관 전시가 완료되면 6월 20일부터 22일 사이에 사찰에 봉안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에 환수된 성보는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여 문화재 지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종단 관계자는 “향후 종단은 이번 환수를 통해서 도난 된 불교문화유산이 원 사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문화재보호법 내 도난 관련 공소시효의 확대, 문화재에 대한 선의취득제도 폐지 등 도난 예방과 회수된 도난 문화재의 조속한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불교용어)를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종단의 노력에 대한 문화재청과 경찰청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종단은 현재 확인된 도난 불교문화재가 원래의 사찰로 돌아가 예경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 강화와 도난 불교문화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이라고 밝혔다.

< 성보 환수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