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모습은 먼지 하나 범접하지 못할 깔끔하고 단아한 것인데, 마치 한 마리 백로를 보는 듯하다.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의 이미지가 흰 빛깔로 다가오는 것은 기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목소리 또한 낭랑하고 차분하여 명상을 지도하는 스님으로서는 타고난 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맑고 청아한 느낌을 주는 스님이, 모습처럼 맑고 청아한 글들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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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스님이 최근 펴낸 책 <현재, 이 순간에 머물기>의 한 편을 낭독하고 있다.

책의 제목은 <현재, 이 순간에 머물기>(명상상담연구원 펴냄)이다. 시집 같기도 하고, 미셀러니 같기도 한데, 그 내용이 하나 같이 감동적이다. 스님의 이 책의 부제를 ‘인경스님의 명상편지’라고 붙였다.

편지, 그렇다. 이 글은 스님께서 스님을 좋아하고 사랑하며,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얻으려는 이들에게 보낸 편지글들이니, 명상편지라는 수식어는 매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삶이란 온전하게 느끼는 것,

설사 고통일지라도 피하지 않고

존재하는 그대로 수용하고 허용하는 것.

이 책의 표지에 적힌 글이다. 스님은 말한다.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명상을 한다고 말합니다. 내적인 평화는 명상의 결과입니다. 의도적으로 평화를 얻고자 하면 역설적으로 마음은 더욱 불편해져버립니다. 무엇인가 얻고자하는 의도, 깨달음마저도 내려놓는 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인경스님은 일찌감치 명상불교의 도래를 예언한 분이다. 그 숱한 선 관련 단체명을 놔두고 ‘명상상담연구원’을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스님의 예측대로 오늘날은 명상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명상이란 단어가 회자되는 중이다.

“현대를 명상시대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왜 명상에 관심을 갖고 배우려고 할까요? 그것은 분명합니다. 현대사회는 너무 바쁘고 경쟁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밤낮으로 성취에 대한 압박감으로 끊임없이 일을 합니다.”

이제는 휴식이 필요하고, 휴식을 위해서 여행도 가고 즐거운 파티도 열어보지만, 이것은 또 하나의 일이 되어 다시 피곤해지니, 일시적인 휴식이 아니고, 영적인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명상불교가 도래되었다는 것이 스님의 지론이다.

이 책은 다양한 명상소개를 담고 있다. 일상에서 혹은 상담에서 쉽게 실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명상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1부 알아차림에 기반 명상으로서 호흡, 걷기, 먹기, 이완, 자애 명상이, 제2부 명상상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명상으로 듣기, 느낌명상, 스트레스 관리, 바디스캔, 타임아웃 등이, 전통적으로 수행해온 제3부 본래면목을 강조하는 간화선과 관련된 명상법 소개 등이다.

다 알다시피 생활방식에서 갑자기 수동적으로 조용하게 자신을 관찰하는 명상수행은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다양한 방식의 명상들이 소개되고, 명상도 상품화되면서 종종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크게보기바로 이러한 때 명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천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목적으로 인경스님은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서 명상상담연구원 회원 여러분에게 ‘명상편지’의 글을 보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에 가급적이면 쉽게 명상과 명상수행을 풀이하려고 노력을 했다. 또한 이 글들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런 편지들이 모여 이와 같은 훌륭한 책이 된 것이다. 특히 이 책에는 인경스님이 직접 찍은 마음을 맑혀주는 사진들이 다수 게재되어 있다. 보는 명상편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명상 전문가 김정호 교수(덕성여대)는 이 책과 관련, 이렇게 말한다.

“인경 스님은 아직 우리나라에 위빠싸나 명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1990년대 초에 위빠싸나 명상을 소개한 분이다. 그 이후에 명상과 심리학을 함께 연결해서 명상상담을 꾸준히 해오셨다. 현장에서 명상상담을 해오시면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쉽고 편안하게 명상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실천하여 마음의 평화를 얻고 행복해지시기를 바란다.”

7월 중순을 넘기면서,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온다. 이맘때면 사람들은 휴가계획에 바쁘다. 알토란 같은 휴가를 즐길 마땅한 계획이 없다면, 인경스님의 명상편지 <현재, 이 순간에 머물기> 한 권을 여행배낭에 꽂고 산이든, 바다든 찾아가볼 일이다.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