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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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행경(行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타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은 언제나 계층과 함께하고 계층과 화합한다. 어떻게 계층과 함께하는가. 이른바 중생이 선하지 않은 마음을 때는 선하지 않은 계층과 함께하고, 선한 마음일 때는 선한 계층과 함께하며, 더러운 마음일 때는 더러운 계층과 함께하고, 훌륭한 마음일 때는 훌륭한 계층과 함께한다.”

그때 콘단냐 존자는 많은 비구와 함께하고, 그 근처에서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상좌(上座)이고 많이 아는 대덕(大德)으로서, 출가한 지 오래되었고 범행을 닦아 갖추었다.

이때 마하카사파 존자는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에서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고 두타(頭陀)의 고행을 하며 남은 것을 쌓아 두지 않았다.

이때 사리풋타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에서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큰 지혜와 변재(辯才)가 있었다.

이때 마하목갈라나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에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신통의 큰 힘이 있었다.

이때 아누룻다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하늘의 눈을 얻었다.

이때 소나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용맹정진하는 부지런한 수행자였다.

이때 타표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대중들을 위하여 도구를 공급하며 수행에 힘쓰고 있었다.

이때 우파리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율행(律行)에 통달하였다.

이때 푼자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변재가 있어서 설법을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때 카차야나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모든 경(經)을 분별하고 법상(法相)을 잘 설명하였다.

이때 아난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많이 들어 알고 있었다.

이때 라훌라 존자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율행(律行)을 잘 지니었다.

이때 데바닷타도 많은 비구와 함께 그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온갖 악행을 익히고 있었다.

이것을 비구가 언제나 계층과 함께하고 계층과 화합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갖가지 모든 계층을 잘 분별하여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