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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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미가잘라경(鹿紐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참파국 가가라못 옆에 계셨다.

그때  미가잘라(鹿紐)존자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제2주(第二住)가 있고, 제일주((第一住)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제2주이며, 어떤 것이 제1주이십니까?”

부처님께서 미가잘라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미가잘라여, 여래에게 그와 같은 이치를 묻는구나.”

“만일 눈으로 색을 식별할 때, 사랑할 만하고 즐길 만하고 생각할 만하고 마음에 든다 하여 욕심을 기르고 자라게 하면, 그 비구는 그것을 보고는 기뻐하며 즐기고 찬탄하며 매이고 집착하여 머무른 뒤에는 환희하며, 환희한 뒤에는 거기에 막히고 걸린다. 환희하고 깊이 즐기고 탐하고 사랑하다가 막히고 걸리면, 이것을 ‘제2주’라 한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에 대해서도 그와 같다.

마가잘라여, 이와 같은 비구는 한적한 곳에 혼자 있더라도 ‘제2주’라 한다. 왜냐하면 사랑하고 기뻐함을 끊지 못하고, 멸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애욕을 끊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 모든 부처 · 여래는 그것을 ‘제2주’라 한다.

어떤 비구는 사랑할 만하고, 즐길 만하고 생각할 만하고 마음에 든다 하여, 욕심을 내어 자라게 하는 색에 대해서 그것을 보고도 기뻐하지 않고, 즐기거나 찬탄하지 않으며, 매이거나 집착하여 머무르지 않는다. 기뻐하지 않고, 즐기거나 찬탄하지 않으며, 매이거나 집착하여 머무르지 않는 뒤에는 환희하지 않는다. 환희하지 않기 때문에 깊이 즐기지 않고, 깊이 즐기지 않기 때문에 탐하거나 사랑하지 않으며, 탐하거나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는다. 기뻐하지 않고 깊이 즐기거나 탐하거나 사랑하지 않으며 막히거나 걸리지 않으면, 이것을 ‘제1주’라 한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에 대해서도 그와 같다.

미가잘라여, 이와 같은 비구는 높은 다락과 겹 누각에 있더라도 오히려 ‘제1주’의 사람이다. 왜냐하면 탐욕과 애욕이 다하고 탐욕과 애욕을 이미 다하고 이미 알았기 때문이니, 탐욕과 애욕을 이미 다하고 이미 알면, 모든 부처 · 여래는 그것을 ‘제1주’라고 말한다.“

그때 미가잘라 존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