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크게보기

ⓒ 장명확

3.3.10 우파카경(優波泇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 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바라문의 청년 우파카(優波泇)는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인사를 올린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고타마시여, 바라문들은 항상 사성대회(邪盛大會)를 칭찬합니다. 사문 고타마께서도 사성대회를 칭찬하십니까?”

“나는 한결같이 사성대회를 칭찬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성대회는 칭찬할 만하지만 어떤 사성대회는 칭찬할 것이 못 된다.”

“만일 사성대회에서 송아지 · 양 · 염소 등 여러 중생들을 잡아매어 죽이거나 핍박하거나 괴롭히며, 하인이나 머슴을 매질로 위협하는  사성대회는 칭찬하지 않는다. 큰 죄악을 짓기 때문이다.

어떤 사성대회는 송아지 · 양 · 염소 등 죽이지 않고 고통을 주지 않는 사성대회는 나는 칭찬한다. 큰 죄악을 짓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사(馬祀)등의 대회에서는

온갖 큰 죄를 짓나니

이러한 사성(邪盛)울 

큰 선인(仙人)은 칭찬하지 않네.

모든 중생을 잡아 얽매고

작은 벌레까지 죽이니

이는 바른 모임이 아니라

큰 선인은 그것을 따르지 않네.

만일 중생을 해치지 않고

그러한 죄악 짓지 않으면

이는 곧 바른 모임이라

큰 선인은 그것을 칭찬하네.

은혜로써 공양을 베풀고

법에 어울리는 사성(邪盛)을 행하면

베푸는 사람의 청정한 마음은 

범행을 닦는 이의 좋은 복밭이네.

이러한 대회는 

곧 아라한의 모임이라

이 모임은 큰 과보 얻고

모든 천신이 기뻐한다네.

공경하는 마음으로 사람 청하고

내 손으로 고루 베풀면

받는 이 주는 이 모두 청정하나니

이러한 베풂은 큰 과보 얻으리.

지혜로운 사람은 이렇게 보시하고

믿는 마음으로 반드시 해탈하여

죄 없이 이 세간을 즐기다

지혜로운 자 피안에 태어나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우파카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예배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