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아저씨들2 

라면을 끓여 먹어도 방학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개학을 하면 학교에서 점심을 먹어야 했다. 급식비가 문제였다. 민우는 삼만 원은 고사하고 삼천 원도 없었다. 처음 전학을 왔을 때엔 아이들을 피해 수돗가에서 찬물만 마셨었다. 

 처음 재희에게 찬물을 먹는 모습을 들켰을 때, 그것이 재희와 친하게 된 까닭이 되기도 했지만, 그때는 그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민우는 얼굴 가죽을 모두 벗겨내고 싶었다. 

민우는 재희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리산을 함께 올랐던 날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재희는 언제나 민우 편이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재희는 민우만을 따라다녔다. 그런데 강원도로 떠나기로 한 뒤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실 그것은 재희만의 일은 아니었다. 민우도 마찬가지였다. 예전과 다르게 정수사로 재희를 찾아가기가 쑥스러웠다. 민우는 겨울 볕이 따사로운 텃밭에서 전나무와 참나무가 무성한 정수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때였다.

 “민우야!”

 재희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앙상한 겨울나무들 사이로 재희의 모습이 나타났다. 역시 빨간 점퍼를 입은 재희, 괜스레 서러웠다. 

 민우는 그대로 뛰어나갔다.

 “수로에 가자.”

 재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퐁당 수로는 바다로 연결되어 있었다. 

 온 세상이 모두 눈이었다. 눈은 하나도 녹지 않았다. 민우도 말이 없었고, 재희도 말이 없었다. 뽀드득 뽀드득 밟힌 눈들이 소리를 냈다. 흩날리는 물풀들, 구름 한 점 없었다. 휘날리는 바람, 물새 몇 마리가 휘파람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갔다. 

 드넓게 펼쳐진 개펄, 민우는 곧게 뻗은 수로를 따라 자꾸만 걸어갔다. 개펄 쪽으로는 민가가 없었다. 수로 양편으로 텅 빈 논에도 눈이 하나 가득 들어 있었다. 다만 얼지 않은 수로의 파란 물이 햇빛을 받아 하얗게 부서졌다. 

 바람이 칼날 같았다. 민우와 재희가 가는 길 위에 네 개의 발자국만이 남았다. 월전산이라고 부르는 달밭에서는 왜가리 몇 마리가 썩은 순무를 쪼고 있었다. 

 수로가 뒤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 선두리 언덕에 외롭게 서 있는 교회당의 종소리가 울렸다. 얼어붙은 금은화 몇 포기가 눈꽃을 달고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화도에 단 한 채 있는 허물어진 성황당, 옆에 서 있는 어린 자작나무 가지들이 울고 있었다.    

 “어디 갔다 왔어?”

 “서울.”

 “거긴 왜?”

 “......몰라. 그냥 스님 따라다녔어.”

 재희는 억지로 말했다. 그렇지만 민우는 알고 있었다. 틀림없이 스님은 가리왕산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서울을 다녀왔을 것이다. 그리고 재희를 데리고 직접 가리왕산을 다녀온 것이다.

 "안 추워?"

 "안 추워."

 "거긴 여기보다 훨씬 춥다는데."

 "학교까지 삼십 리."

 "걸어 다녀?"

 "버스가 다닌대."

 "호랑이는?"

 "아직 좀 있다가 키운대."

 "거기 아이들 많아?"

 "아주 많아."

 민우는 입을 다물었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데 자꾸만 목구멍이 막혔다.

 "나 가기 싫어."

 "......"

 재희의 까만 눈이 반짝거렸다. 민우는 땡땡 얼어붙은 눈 바닥을 자꾸 발로 찼다. 웽웽! 전봇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민우와 재희의 귓전을 때렸다.

 "방학 숙제는 다 했어?"

 그러나 민우는 정작 방학 숙제는 관심조차 없었다.

 "아니."

 "선생님한테 또 혼나려고."

 "여기서 학교 다닐 수 있을까?"

 재희가 없는 학교생활, 재희가 없는 강화도에서의 생활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왜?"

 "몰라."

 “나, 내일 떠나.”

 "......"

 바람은 점점 거세졌다. 노을이 붉게 타고 있었다. 

 "그만 가자."

 민우는 겨우 그렇게 말했다.

 "개펄까지 갔다 오자."

 "스님한테 또 혼나려고."

 “내 걱정 하지 마.”

 재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갈 때 손전등 가져가."

 "너 가져."

 “난 이제 필요 없어. 거긴 여기보다 훨씬 험하다는데......”

 이번에는 민우가 말을 잇지 못했다. 민우는 이제 산에 갈 일이 없을 것이다. 이제 선원리에서 정수사까지 함께 걸어오는 친구도 없을 것이다. 화개암 우물에서 등목을 해주는 친구도 없을 것이고, 마리산 나무나 꽃 이름을 그렇게 자세하게 가르쳐주는 친구도 없을 것이다. 더러워진 운동화나 바지를 빨아주는 친구도 없을 것이고, 때 없이 마리산, 고려산, 길상산, 전등사, 혈구산을 함께 가는 친구도 없을 것이고, 텃밭에서 감자나, 고구마, 순무를 캐는 일도 없을 것이다. 옳고 그른 것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편을 드는 친구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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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넓은 개펄이 보였다. 

 바다의 농토, 철새가 끊이지 않는 해 질 녘의 아름다운 풍경은 언제나 민우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넓은 개펄 전체에 새까맣게 올라오는 수많은 게 떼들, 그러나 불과 일 년 반 사이, 게, 새우, 갯지렁이는 민우가 처음 강화도에 왔을 때보다 점점 보기가 힘들어졌다.

 강화도는 군데군데 민물이 흘러드는 갯골이 실핏줄처럼 퍼져 있었다. 참선을 하지 않을 때, 몽연스님은  성치 않은 다리를 이끌고 늘 개펄과 수로 이곳저곳을 다녔다. 민우는 스님이 손에 쥐고 냄새를 맡아보던 풀꽃들을 알고 있었다. 산구절초, 낚시 제비꽃, 참다리, 너울자리꽃...... 스님은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었다. 몇 번이고 꽃 이름과 나무 이름을 이야기해주었다. 이제 재희와 스님이 간다면...... 개펄에 나올 일도 없을 것이고, 수로 가를 걸어 다닐 이유도 없을 것이고, 꽃 이름을 알려 줄 사람도 없을 것이다.

 민우와 재희는 항상 스님과 함께 오곤 했던,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소금 지역 갈대숲에 서 있었다.  

 “거기도 바다가 보이니?”

 “거긴 바다가 없어. 산만 있으니까. 되게 무서워.”

 민우는 산에만 둘러싸여 살았다. 고래와 상어가 살고 있다는 짙푸른 바다, 비록 개펄 속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바다이기는 했지만 민우는 이곳에 와서 바다라는 것을 처음 보았다. 하얀 파도에 쓸려 가는 모래들, 하늘을 나는 갈매기들, 바닷물보다도 훨씬 더 푸르른 하늘, 바다로 향하는 수많은 수로들, 그 수로 곁에 우거진 이름 모를 물풀들. 그래서 바다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즐거운 길이었다. 

그래서 민우는 강화도에 온 후부터 거의 매일 이 개펄 갈대숲에 찾아왔다. 물론 친구가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오죽하면 아버지는 민우를 ‘바다귀신’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끝도 보이지 않는 개펄 위로 잘금잘금 물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다른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학교 숙제도, 엄마 생각도,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답답한 가슴이 확 뚫렸다. 재희가 떠난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그러나 오늘 민우의 가슴은 터질 것만 같았다. 예전의 그 하늘과 바다가 아니었다.

 “못 오지?”

 “방학 때 올게.”

 그렇지만 민우는 재희의 말을 거의 믿지 않았다. 강원도 가리왕산이라는 곳은 재희 마음대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민우는 피식 웃었다.

 “가자!”   

 민우는 전혀 가고 싶지 않은데도 자꾸 ‘가자!’는 말만 했다.

 “오늘은 다르잖아.”

 재희의 목소리가 가늘게 흔들렸다.

 “너, 저녁 예불 시간 맞춰야지.”

 민우가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괜찮다니까. 스님 없어.”

 “가자니까!”

 민우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할 수 없이 재희도 돌아섰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돌아섰다.

 죽은 산구절초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퐁당 수로 양쪽엔 산구절초가 떼를 지어 살고 있었다. 밤이 되면 오히려 더 하얗게 피는 꽃들. 몽연스님은 삐죽 큰 키에 흘러가는 구름을 닮은 꽃잎을 달고 있다며, 가장 좋아하는 꽃이라고 했다.  

 선두리와 길상리를 가르며 바다로 흘러가는 퐁당 수로에는 밤낚시를 준비하는 낚시꾼 몇이 앉아 있었다. 한참을 걸어 민우의 마음이 가라앉을 때, 재희가 조심스럽게 말을 붙였다.

 “뭐, 물어봐도 되니?”

 “응.”

 “아버지 안 왔어?”

 “응.”

 “왜?”

 재희가 그렇게 물었지만 민우는 대답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나 엄마에 대해서는 누구하고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민우는 물풀이 우거진 수로의 위쪽으로 자꾸만 걸어갔다. 요즈음 재희는 부쩍 민우 아버지에 대해서 묻는 것이 많았다.

 “전화도 없었어?”

 “......”

 “한번 찾아가 봐.”

 “왜 그렇게 묻는 게 많아!”

 민우는 짜증을 냈다. 재희의 마음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재희가 머쓱하게 입을 닫았다. 민우와 재희는 말없이 수로의 끝 선두리 마을회관 앞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수로 아래쪽으로 걸었다. 고개를 숙이고 앞장서서 걷던 민우 앞에 갈매 상점 주인아주머니가 버티고 서 있었다. 민우와 재희가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야!”

 아줌마가 손가락으로 민우를 가리켰다.

 “너 여기 수로에 그물 쳐 둔 거 건드렸지?”

 갑작스런 물음에 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을에서 우리 그물 건드릴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 그물이 얼마나 비싼 것 줄 알지?”

 민우도 아줌마가 말하는 그 그물을 알고 있었다. 수로 양쪽을 막은 그 그물에 한번 걸리면 큰 물고기는 물론이고 작은 물고기들도 빠져나오지 못했다. 엄청나게 큰 잉어와 붕어, 쏘가리, 메기, 심지어 피라미까지 몽땅 뻣뻣하게 죽어 나오는 것을 숱하게 보았었다. 아예 그물을 걷는 날은 뒤에서 매운탕집 트럭이 기다리고 있었다. 죽은 물고기들을 바로 사고파는 것이다.

 민우는 그것이 불법인 것을 알고 있었다. 몇몇 낚시하는 아저씨들이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갈매 상점 주인아저씨는 선두리 마을 이장이었던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밤에 몰래 와서 그물을 찢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민우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민우가 그물 쪽으로 몇 번이나 돌을 던진 적이 있었다. 아마도 그걸 갈매 상점 아줌마가 본 모양이었다.  

 “왜 그런 짓을 하니?”

 민우는 아주머니를 뚫어지게 쏘아봤다.

 “아니, 이 녀석이!”

 아줌마의 손이 민우의 뺨을 때렸다.

 “민우는 안 그랬어요!”

 뒤에 있던 재희가 앞으로 나섰다. 앙칼진 목소리였다. 당장에라도 아주머니에게 달려들 태세였다.

 “뭐야!”

 민우는 안 그랬단 말이에요!“

 “점점!”

 아줌마가 놀란 눈으로 재희를 쳐다봤다.

 민우가 재희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러나 재희는 막무가내였다. 재희는 울고 있었다.

 “왜 다른 아이들 다 놔두고 민우한테만 그래요!”

 재희가 바락바락 악을 썼다. 아줌마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혀를 찼다. 그리고 어이없다는 듯 돌아섰다. 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커다란 불덩이를 삼킨 것처럼 목구멍이 뜨거웠다. 재희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동그랗고 예쁜 재희의 얼굴.

 거울처럼 잔잔한 퐁당 수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강화 들녘 안으로 마리산의 산그늘이 내려왔다.

 마지막 햇빛을 받으면서, 민우와 재희는 눈이 녹은 정수사 돌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민우와 재희는 심심하면 하나씩 하나씩 그 돌계단의 숫자를 헤아리며 오르내렸다. 꼭 아흔일곱 개, 아름드리나무들이 양쪽으로 늘어선 정수사 입구는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웠다. 회화나무, 바다 소나무, 떡갈나무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분을 삭이지 못한 재희는 계속해서 울먹이고 있었다. 민우는 재희가 보는 앞에서 아줌마에게 뺨을 맞은 것이 부끄러웠다. 더 이상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재희가 자꾸 훌쩍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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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봄은 오지 않았지만 봄기운이 완연했다. 계단 옆의 숲속에선 온갖 새들이 재잘거렸다. 민우와 재희는 말없이 정수사 앞마당으로 올라섰다.

 몽연스님과 할머니가 툇마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너라.”

 재희의 얼굴이 붉은 것을 눈치 빠른 할머니가 모를 리 없었다.

 “무슨 일 있었냐?”

 “아니오.”

 그러나 재희의 얼굴엔 눈물 자국이 붙어 있었다.

 “울었냐?”

 재희는 고개를 흔들고, 민우는 고개를 숙였다. 할머니는 재희가 가리왕산으로 가는 것 때문에 훌쩍거리는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쓸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스님이 손짓을 했다.

 민우와 재희도 툇마루에 앉았다. 자꾸만 내려앉는 땅거미, 네 사람은 말이 없었다. 뱃고동 소리가 들렸다. 스님이 눈을 감았다가 떴다. 

 “미안하구나.”

 스님이 그렇게 말했을 때, 재희가 빳빳하게 고개를 들었다.

 “스님, 전 안 가요!”

 재희의 목소리는 분명했다. 스님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재희를 쳐다봤다. 민우는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저 여기 있을래요. 스님 혼자 가세요.”

 “재희야!”

 할머니가 재희를 불렀다.

 “할머니!”

 재희가 할머니 품을 파고들었다.

 민우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재희는 불암사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테고, 민우도 또 새로운 친구를 만들겠지. 개학을 하기 전에 이사를 해야 한다.”

 “스님, 전 싫어요. 안 갈래요.”

 재희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스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너처럼 가고 싶지 않다. 정말로 가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재희야, 너도 불암사 가서 봤지. 엄마 아버지 없는 애들 말이다. 그 애들을 돌봐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걔네들 뒷바라지하던 명진스님이 작년 가을에 돌아가셨다. 내가 가지 않으면 걔들을 누가 돌봐 주겠니. 요새 젊은 스님들은 아무도 그곳에 오지 않아. 더구나 너보다도 더 작은 애들만 일곱 명이다.”

 “스님.”

 재희가 스님 앞으로 쓰러졌다. 스님이 재희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말하지 않아도 재희의 마음 다 알고 있다. 민우 때문에 그렇지? 그렇지만 민우가 이곳을 떠나면 민우 아버지는 어떻게 하고..... 사람은 누구나 만나면 헤어지게 마련이다. 또 헤어지면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어 있지. 너희들 내 말 알아듣겠니?”

 스님이 민우와 재희의 머리를 번갈아 어루만져 주었다.   

 바람이 불었다. 

 정수사 극락전 앞마당에는 마지막 햇빛이 가득했다. 아직 나무들은 겨울나무 그대로였지만 푸릇푸릇 땅 색깔은 푸릇푸릇 변하고 있었다. 멀리 바라보이는 바다가 아지랑이에 가물거리고 있었다.

 민우와 재희는 듣고만 있었다. 재희가 떠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면서도 스님의 확실한 말을 듣자 자꾸만 눈앞이 침침해졌다.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이 있었다. 스님을 믿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민우는 조용히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