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종정 17·18·19세를 역임한 혜초당 덕영 대종사 장의위원회는 8월30일 순천 선암사에서 ‘혜초당 덕영 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태고종 종단장으로 진행된 영결식은 명종, 개식, 삼귀의례, 영결법요, 행장소개, 육성법문근청, 열반송 봉독, 영결사, 추도사, 조사, 헌화 및 분향, 문도대표 인사, 사홍서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선암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진행된 영결식에는 태고종 종정 지허, 총무원장 호명, 원로의장 도광, 중앙종회의장 법담, 호법원장 지현 스님 등 종단 집행부 주요 소임자들과 선암사 방장 지암, 선암사 주지 시각, 각 지역종무원장 스님 등이 참석했다.

 

스님께서는 동진출가하신 이래 칠십여 년의 수행참구를 통해 상생화합과 원융의 덕화를 몸소 보이셨다”고 회상하며 “이제 무고안온한 극락정토에 계시더라도 스님의 크신 원력으로 종단이 향상일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항상 살펴달라”고 기원했다.

 

원로의장 도광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스님께서 오고 가심은 꽃피고 바람 부는 일상사와 다름이 없으련만 대중은 비통한 슬픔에 젖어 있다”고 애통해하며 “부디 태고의 바람결 따라 어서 돌아오시길 바란다”며 스님의 속환사바를 염원했다.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은 조사에서 “인자하시고 항상 하심하시든 모습으로 반겨주시던 무우전은 주인을 잃어 쓸쓸하고 큰 가르침 펴시던 법좌는 묵연히 옛 소식을 전하는 듯하니, 모든 종도는 슬픔 더하고 아쉬움은 수미산을 넘었다”고 슬픔을 전하고 “억 만 겁의 시공 속에 잠시 이런 인연으로 만나고 헤어짐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듯이 또 다시 부처님 회상에서 만나야 할 것”이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호법원장 지현 스님 또한 “평생을 수행으로 일관하시고 크나큰 덕화(德化)를 베푸셨던 큰스님 저희 후학들이 종단을 올바르게 호지 못하여 큰스님을 만년에 편히 모시지 못한 죄를 깊이 참회하며 어리석고 부족한 저희들이 큰스님께서 늘 하명하신 종단의 안정과 화합의 가르침에 함께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 스님은 부회장 홍파 스님이 대독한 조사에서 “사람이 누구나 한평생을 살다보면 이런 저런 허물이 있게 마련이지만 스님께서는 사바세계에 머무셨던 90여년의 광음 동안 작은 허물도 남기지 않으셨다”며 “그것은 마치 기러기가 창공을 날아갔으되 자취를 남기지 않은 것과 같으니 모름지기 운수의 족적이란 스님과 같아야 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덕암 회상 문회 회장 혜일 스님은 조사에서 “젖은 가슴 위로 켜켜이 쌓이는 슬픔 사형님과의 추억들이 연꽃송이 되어 하늘 가득 휘날린다”며 “한 호흡 멈춰 안 보이니 사형님의 고운 모습이 지수화풍 사대로 변하여도 사형님이 다정한 눈빛과 단아한 미소는 햇살로 바람으로 꽃으로 화하여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조사에 이어 헌향과 분향을 마치고 법구는 위패와 영정, 만장을 앞세우고 승선교를 건너 다비장으로 이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