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가까워지면 산사에 같이 가자는 연락이 많았지만, 언제부터인지 끊어진지 오래되었다. 대구를 벗어나는 주요 길목마다 길게 늘어선 대형버스 행렬도 찾아보기 어렵고, 조금 안정화되는가 싶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라 단체로 산사를 찾는 일은 당분간은 어려울듯하다.
몇몇이 소규모로 산사에 가더라도 산객들이 몰리지 않는 한적하고 조용한 미타암을 찾았다. 대구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양산 통도사 말사 미타암. 산사로 간다는 생각만 해도 즐거운 시간이고 원효 선사를 만난다는 것만 해도 기뿐 일이 아닐 수 없다.

 

산사까지 가는 길은 험하지만 조망이 좋은 바위도 여러 곳 있어 쉴 곳도 많다. 어디서 따닥따닥 소리 나는 쪽을 살피니 정수리에 빨간 깃털을 한 오색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 먹이를 찾는 중이다. 주변 어딘가에 둥지가 있을 테고 한창 새끼들이 자라는 시기이니, 둥지에는 어미를 닮은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터이다. 길 따라 파놓은 오소리 굴을 만나면 툭 튀어나오지 않을까? 야생화를 만나도 곤충을 만나도 나름의 상상력으로 모든 것에 동화되어 같이 호흡하는 자체만으로도 산사를 찾는 발걸음이 행복하다.

 

 

 

천성산 미타암은 통도사 말사로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89암자 중 하나로,  퇴적암으로 이룩된 미타굴 안에는 보물 제998호인 아미타불입상이(阿彌陀佛立像)이 보존되어 있다. 봄에는 철쭉축제와 가을에는 억새 군무로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다. 종무소와 요사체 대웅전과 굴법당 범종루로 이루어진 아담한 사찰이지만, 천명이 성불하였다 하여 천성산이라 불릴 만큼 영남 최고의 관음 기도도량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대웅보전에 삼배를 올리고 주지스님이신 동진 스님도 친견하고, 원효 선사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일명 기도 스님으로 불리는 운천 스님으로부터 미타암의  전설과 법문을 듣고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