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불법홍포에 앞장서온 선진규(사진) 김해 봉화산 정토원장이 6월8일 오후 4시께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87세. 법명은 봉산.

 

선진규 원장은 1934년 4월 김해 한림면 장방마을에서 3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56년 동국대에 입학한 선 원장은 학창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과 불교 운동가로 활동했다. 이후 대한불교청년회장과 조계종 포교사로 활동하며 60여 년 동안 불법홍포에 앞장서 왔다.

 

1955년 동국대 불교학과에 입학한 고인은 자유당 말기인 1959년 4월5일, 동국대 불교학도 31명과 함께 김해 봉화산 봉우리에 호미든 관세음보살상을 봉안하고, 한국불교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이끌었다. 왼손에는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는 정병을, 오른손에는 호미를 든 파격의 관음보살상에는 심신, 사회, 경제, 사상의 4가지를 개발하자는 염원이 담겼다. 시대가 요구하는 이념을 형상화해 생존의 도구인 호미를 경배 대상인 관음보살상의 새로운 도상으로 만들어냄으로써 대중의 마음을 일깨워 희망찬 세상을 만들자는 미래지향적인 목표였다.

 

1920년대 자암사라 불리는 작은 암자 터에 세운 정토원에서 평생 불교운동과 농민운동에 힘을 쏟았던 고인은 호미 든 관음보살뿐 아니라 1967년엔 사명대사와 만해 스님 상(像)을 세웠고, 1998년에는 ‘법화경’의 ‘종지용출품’에 착안해 지상출현관음보살상을 조성했다.

 

1972년 조계종 중앙 상임포교사로 발탁되고 대한불교청년회장을 맡으면서 만해전국백일장, 만해사상 강연회 및 세미나 등을 통해 만해스님 선양사업을 추진했다. 200여 회의 설법회를 열고 16개 지회를 가진 청년회를 3년 만에 무려 240개로 늘렸고, 첫 찬불가 LP판을 제작하기도 했다. 10.27법난을 세상에 알리는데 적극 나섰고 한일불교청년회 교류협정 체결 등 한국불교 국제화에도 앞장섰다.

 

정토원에서는 故 노무현 대통령과 故 김대중 대통령의 추모 법석을 매년 봉행해왔다.

 

고인의 빈소는 경남 김해 진영전문장례식장 특 20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월11일 오전8시다. 장지는 김해추모의공원에서 화장 후 정토원에 안장된다.(055)342-2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