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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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 본기경 상권

3. 재주를 시험하는 품

태자는 나이 열일곱이 되자 더욱더 기묘한 재주를 나타났지만, 기뻐하거나 즐거워하는 일 없이 밤낮으로 근심하며 언제나 출가만 생각하였다.

태자의 시종은 왕에게 말하였다.
“태자는 날마다 근심하며 야위어만 가고, 기뻐하거나 즐거워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때 한 대신이 말하였다.
“태자는 장성하였으니, 아내를 맞이하게 하여 그 뜻을 돌리게 하십시오.”
이에 왕은 태자를 위하여 여인을 고르게 하였다. 작은 나라에 왕 선각에게 야소다라라는 딸이있었다. 그녀는 단정하고 맑고 아름다워 천하에서 짝할 이가 없었다. 주위에 여덟 나라의 왕이 모두 아들을 위하여 구혼하였지만 모두 거절하였다.

선각이 근심하는 모습을 본 딸은 걱정하는 이유를 묻자.
 "여러 국왕이 청혼하였지만 모두 거절하였고 숫도다나 왕이 태자를 위하여 너에게 청혼하였다.  만약 허락하지 않으면 벌을 내릴 것이고 마음에 든다하면 다른 나라에서 원한을 살 것이다.”

이에 딸이 말하였다.
“아버님께서는 마음을 편히 하십시오. 이 일은 제가 칠 일 후에 성문에 나아가 무예와 기예가 가장 뛰어난 이를 보고 스스로 결정하겠습니다.”

선각 왕은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고 슛도다나 왕에게 말하였다.
“딸이 칠 일 후에 직접 나가 나라 안에서 무예와 기예가 가장 뛰어난 용감한 이로 정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해야겠습니다.”

슛도다나 왕은 우다이에게 선각 왕의 뜻을 전하였다.

우다이는 태자에게 말하길,
“왕께서 태자비를 맞이하고자 예법과 음악을 겨루도록 한 것이니, 경기장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태자는 난다와 데바닷타 등 오백 명과 활쏘기 씨름 등을 겨루었으나 누구도 태자를 당해날 사람이 없었다.

산각 왕은 약속대로 엄숙하게 갖추어서 딸을 전송하여 태자의 궁전으로 보냈다.

기녀와 시중드는 여인들이 많았고, 밤낮으로 즐길 만한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음악이 있었지만 태자는 기쁘게 여기지 않았고, 언제나 고요히 도업을 닦으며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였다.

왕은 태자가 도에 뜻을 두는 것을 근심하면서 신하들을 불러 의논하였다.
신하들은 말하였다.
“밖으로 나가 유람하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살피게 하여 도의 뜻을 흩어지게 해야 할 것입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