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신동엽 시인의 오페레타 <석가탑>이 신동엽학회와 동국대학교부속여자고등학교의 공동 주관으로 입체낭독극으로 무대에 다시 오른다.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로 등단한 신동엽 시인은 1961년 명성여자고등학교(현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채용된 이후, 작고할 때까지 8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당시에 신동엽은 제자와 문학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학생 문예지 ‘별밭’을 지도, 발간했으며, <아사녀>, <껍데기는 가라>, <그 입술에 파인 그늘>, <금강>과 같은 많은 시와 시극을 창작했다.

 

『석가탑』은 1968년 학생들을 위해 쓰여진 시극으로서 서울여상 교사였던 백병동(현 서울대 명예교수)이 시나리오에 곡을 입혀 공연용으로 완성했다. 이 창작 오페라타『석가탑』은 같은 해 5월, 이틀에 걸쳐 공연됐는데, 대회에서 대상까지 수상하였으나 이 공연에 명성여고 학생들이 배우로 직접 출연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신동엽시인은 이미 문학사적으로 인정받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으나, 자신의 문학적 업적을 쌓기 보다는 제자들의 잠재성과 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는 길을 택하였다.  

 

이번 오페레타 『석가탑』은 반세기 만에 명성여고 후신인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고 학생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해 목소리와 몸짓으로 작품을 되살려낸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고는 지난 6월 교정에 신동엽시인의 시비를 건립한데 이어 신동엽시인의 오페라타<석가탑> 공연을 신동엽협회와 공동주관함으로써 명실공이 시인의 문학적 가치와 저항 정신, 평화 지향의 따스한 인간애의 숨결을 전승하는, 인문학중심 교육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