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스님의 불교행복론 48

 

 

보왕 삼매론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으로서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였느니라’하는 구절이 있다.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을 미워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들을 자신을 보호자라로 고맙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자기를 비방하고 괴롭히는 사람을
왜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면 모든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게 만들어
실수를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은 자신의 일을 방해한 사람을 증오하고
실패의 중요 원인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자신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과 사건이
자신을 좋게 만드는 제일의 공신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의 증명된다.
 
세계를 석권하는 상품들은 소비자들이 까다로운 요구를 잘 수용하여 결점을 개선한다.
결점이 사라진 좋은 제품이 되어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평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까다롭고 힘든 요구를 많이 하는 버거운 소비자들이
상품을 세련되고 완성되게 만들어
세계적인 성공을 이루게 하는 응원군이 되었던 것이다.
 
또 세계적 역사학자인 토인비는 인류문명의 성장과 발전의 비결을
‘도전과 응전’이라는 유명한 말로 결론짓고 있다.
이는 어떤 사회와 문명의 성장은
성공한 문명을 힘들게 하는 도전이 있고
이 도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전을 이루었다는 이론이다.

 

유럽의 강국이었던 덴마크는
전쟁에 져서 좋은 영토를 모두 빼앗기고 황무지만 남았을 때
황무지를 개간함으로써 유럽 유수의 농업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오랜 번영을 누리는 계기가 되었다.

 

달마대사가 쓰신 이입사행론(理入四行論)에는
수행자들에게 어려움이 생길 때에 이를 오히려 깨달음과 참회의 계기로 삼으라 하셨다.
자신이 전생에 알게 모르게 지은 업의 과보가 현재 괴로움의 원인이라 보는 것이다.
이런 괴로움이 클수록 오히려 괴로움을 받음으로 많은 빚을 갚았다는 기쁜 생각을 낸다.
수행의 장애를 수행공덕을 증장시키는 계기로 보는 것이다.

 

세상에는 어려움이 많다.
너무 어려워서 팔자를 한탄하고 운명을 원망하고 부모와 나라를 원망하고 싶은 생각이 난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은
그 괴로움의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나에게 돌릴 때 가능하다.
바깥을 원망하면 증오가 마음에 가득 차고
증오는 아무런 해결책을 주지 않는다.
증오는 해결의 에너지를 소모시킬 뿐이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은 나를 강하게 해주는 보약이며 나를 보호해주는 숲이다’라는
보왕삼매론을 새길 수 있다면
이 모든 어려움이 약이 되어 성취의 행복이 이루어질 것이다.
모든 이들의 선량한 소원 뜻과 같이 이루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