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든 성인의 가르침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남을 도우라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도 남에게 베푸는 것이 가장 으뜸가는 바라밀이라고 합니다. 바라밀이란 ‘도달한다’는 뜻입니다. 남이란 누구인가? 타인이 아닙니다. 크게 보면 또 다른 나입니다. 남이란 나의 분신입니다. 나와 무연한 타인이 아닙니다. 열린 마음으로 보면 모두가 하나이고, 겹겹으로 닫힌 마음으로 보면 모두가 타인입니다.

 

 사람은 마음을 활짝 열고 살아야 합니다. 마음을 열고 사는 사람과 닫고 사는 사람은 그것이 얼굴에 드러납니다. 짐스럽고 내가 괴로우므로, 훨훨 벗어 버리십시오. 우리는 결코 남이 아닙니다. 타인이 아닙니다. 여기 이렇게 와 있지만 우리가 금생에만 지금처럼 모였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무수한 전생부터 이렇게 모였을 것이고, 어떤 계기로 인해 또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2.
 우리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그러나 정작 얼굴의 실체인 자기 내면의 얼굴은 들여다볼 줄 모릅니다. 거울에 나타나는 것은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거죽의 얼굴을 보지 말고 자기 내면의 얼굴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인생을 순간순간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소모하고 있는가? 오늘 만난 이웃을 내가 어떻게 대했는가? 늘 되살펴야 합니다.

 

 

 1.
 달라이라마께서 소승불교와 대승불교가 무엇인지를 묻는 서양의 신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승불교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고, 대승불교는 남을 돕고 사는 것이 목적입니다.”
 8만4천 가지 부처의 가르침을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남을 돕고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확신이 든다.

 

 2.
 만공선사는 입적을 앞둔 순간에도 자기 내면을 직시했던 일화를 남기고 있다. 선사는 1946년 10월 20일 목욕한 뒤 조그만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말했다.  “이 사람 만공, 자네와 나는 70여 년 동안 동고동락해왔지만 오늘이 마지막일세. 그동안 고생했네.”
 그러고 나서, 육신을 벗어버리기 직전에 본래의 자기로 돌아가는 해탈의 노래(열반송)를 남겼다.
 나는 너를 여의지 않았고  너도 나를 여의지 않았구나  너와 내가 생기기 이전에는  미심쩍어라, 이 무엇이었던고!
 이윽고 만공선사는 좌정한 채 입적했다. 속세나이 76세, 스님나이(법랍) 62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