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 스님의 불교행복론 42.

 

 

 

초파일에 부처님 전에 간절한 기원을 담아 등을 올린다.
내 가족을 위하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등을 켠다.
한 사람을 위해서 등을 올릴 때는 한 등을 켜면 되겠지만
여러 사람을 위한 등을 켤 때는 여러 등을 밝히기도 한다.
뜻을 함께 하고자 한 등에 여러 이름을 더불어 올리기도 한다.

 

등을 한 등 한 등 사람 따라 발원 따라 켜다 보면,
더 많은 사람과 더 큰 발원을 하고 싶을 때에는
더 많고 더 큰 등을,
또 부처님이 잘 보실 수 있게 올려야 하지 않겠는가 하여
불당 부처님 가까이에,
또 자녀들의 수명장수와 안녕을 위해 칠성단 앞에,
장사를 하니까 신중단 앞에,
지장기도를 하니까 지장단 쪽에 등등의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한등 한등을 올린다.

 

그러나 아무리 크게 또 많이 등을 올린다 하더라도
우리의 많은 소원, 발원에 흡족할 만큼 큰 등을 올릴 수는 없다.
수천수만의 등을 단다 해도,
집채만큼 큰 등을 단다 하더라도
나의 커다란 소원과 발원을 만족시키기에 흡족한 등을 달수는 없을 것이다.

 

마음의 바람은 한량없이 크고,
한량없는 마음의 크기만큼 큰 등을 실제로 만들 수 없다.
그러면 어찌해야 이처럼 큰 바램에 걸맞는
큰 등과 많은 등을 올릴 수 있을까?

 

마음에서 일어난 큰 소원에 걸맞는 큰 등을 켜기 위해서는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마음에서 일어났으니 마음에서 해결하자.
마음으로 큰 발원과 소원을 일으켰으니
마음으로 큰 등을 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마음으로 큰 등은 어떻게 해야 달 수 있을까?
외형적으로 조그만 등이
진정한 의미의 큰 등이 되기 위해서
우선 정성이 스며 있어야 한다.
습관적으로 올리거나
아까워하며 올리거나
자만하면서 올려서는
큰 등이 될 수가 없으리라.

 

나만을 위한다면 조그만 등이 되고,
가족을 위한다면 조금 더 큰 등이 될 것이다.
중생을 위하는 마음이라면 더 큰 등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마음의 크기로 등의 크기가 정해지기에,
한 등을 켜서도 한없이 밝고 클 수도 있고,
또 여러 등이 올려도 그다지 밝지 못할 수도 있으리라.

 

올 초파일에 정성과 큰 발원과 지혜와 자비와 감사로 치장된
크고 많은 등들을 부처님께 올리고
이 등불의 헌공 공덕이 무량하여지며 

 

이 무량의 공덕으로 모두의 간절한 발원과 소원이
모두 뜻과 같이 이루어지고
마침내는 모두가 함께 성불하여지기를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