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속의 관음신앙

대승불교가 행해지는 곳에서 관음(觀音)에 대한 신앙이 불길처럼 일어나지 않은 곳은 없다. 관음이 이렇게 뜨거운 신앙을 받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어머니처럼 자애로은 관음의 품안이 중생들의 괴로운 마음을 달래기에 넉넉하기 때문일 것이다. 몇몇 대표적인 경전을 통해 그러한 관음의 보살상을 더듬어 관음신앙의 경전적 기반을 밝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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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생의 부름에 응함 -

반야경에 이어 성립한 대승경전은 법화경이다. 반야경이 소승을 배척하고 있는 데에 대해서 법화는 그것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육바라밀 뿐만 아니라 사제와 십이연기와 같은 교설도 성불에 이르는 오직 한 가지 길에서 분별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법화경에서 관음은 이제 어떤 모습으로 아로새겨지는가.

법화경 권7 관세음보살보문품에 의하면, ‘만일 중생들이 고뇌 속에서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부르면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러므로 그 이름을 관세음이라고 한다’고 설해져 있다. ‘관세음’이라는 역어는 학계에서 오역이라고 말해지고 있지만, 어떻든 그 이름은 법화경의 이러한 내용과는 놀랄 정도로 잘 상응하고 있다.

그런 뒤 법화경은 관음이 사바세계에서 활동할 어떤 모습을 띠고 있는가에 대해서 설해주고 있다. ‘부처 몸으로 건질 수 있는 자는 부처 몸을 나투어 설법하고, 벽지불 성문 법왕....집금강 등의 몸으로 건질 수 있는 자는 각각 그러한 몸을 나투어 설법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관음의 ‘삼십삼응신(三十三應身)’설이다. 특히 그 속에 불신(佛身)이 포함되어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능엄경 권6권에 나타나는 관음의 모습도 법화경의 이러한 관음사상에 입각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반야경에서 공관의 임으로 부각되었던 관음은 법화경에 이르러 이렇게 괴로운 중생들의 부름에 귀를 기울이는 자비로운 어머님의 모습으로 새겨지고 있다. 대승불교권에서 열렬히 행해지고 있는 관음신앙은 법화경의 이러한 교설에 바탕을 둔 것임을 재론할 필요가 없다. 옛날부터 보문품을 관음신앙의 근본 소의경(所衣經)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