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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유마 거사는 병석에 눕게 됩니다. 이때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병문안을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유마경>은 이런 내용을 극적으로 구성한 독특한 경전입니다. 경전에서 유마 거사는 그 유명한 말을 합니다.
“중생이 아프기 때문에 나도 아프다. 중생의 아픔이 나으면 내 병도 나을 것이다. 보살의 병은 오로지 자비심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명상해 봐야 할 말입니다. 남을 위해 대신 아플 수 있는 경계는 어떤 것일까? 보살의 병이 자비심에서 생긴다면, 그럼 중생의 병은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요? 중생의 병은 그가 짓는 업에서 생깁니다. 그래서 ‘업보중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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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행자(光嚴童子)가 한적한 장소에서 정진하고 싶어서 그런 장소를 찾아 성 밖으로 나갑니다. 그때 마침 유마거사가 어딘가 다녀오는 길에 그와 마주칩니다. 수행자가 묻습니다.
“거사님, 어디에 갔다가 오시는 길입니까?”
유마 거사의 답입니다.
“수행도량에서 오는 길입니다.”
그 수행자는 마침 한적하고 조용한 도량을 찾고 있던 참이라 반기면서 묻습니다.
“그 도량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때 유마 거사가 한 대답입니다.
“직심시도량(直心是道場), 곧은 마음이 도량이지요. 그곳에는 거짓이 없기 때문입니다.”
곧은 마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 정직한 마음, 분별과 집착을 떠난 마음이 곧 도량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도량을 밖에 있는 어떤 특정한 장소로 착각하지 말라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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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보좌란 무엇입니까? 다이아몬드로 만든 자리,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단단한 보석과도 같은 자리라는 뜻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서 죽어도 좋으니 깨닫기 전에는 절대로 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리라.’라는 결심 자체가 금강과 같은 보좌인 것입니다. 
금강보좌는 인도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마다의 마음속에 각자의 금강보좌가 있어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와 집념, 금강석으로 된 자신만의 보좌가 있어야 합니다. 밖에서 찾지 마십시오. 마음 밖에서 따로 찾지 마십시오! 

 

 

보드가야 보리수 아래서 명상을 한 적이 있다. 보리수 이파리들이 마음에서 솟구치는 신심처럼 무성하게 팔랑이던 장엄한 모습이 선명하다. 인도 수행자들이 예부터 보리수 아래서 정진하는 까닭은 다른 나무와 달리 24시간 산소를 내뿜기 때문이라는 말도 생각난다. 사족의 말이지만 스리랑카에 갔을 때, 그곳 사람들이 보리수에 기도하러 가면서 ‘부처님 뵈러 간다.’고 한 아름다운 말도 잊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