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 화백이 서양화 기법으로 그린 후불탱화가 무등산 원효사에 전해진다.

 

호남의 주요 사찰들은 정유재란때 왜군들에 의해서 철저하게 약탈되고 불태워 졌다.
무등산 원효사도 마찬가지이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원효사는 의상봉과 마주하며 무등산 중턱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이다.
정유재란 참화이후 겨우 복구된 사찰은 6.25때 또다시 전소되는 비운을 격게된다.
전쟁이후 대웅전은 복원했으나 불상만 모시고 탱화를 봉안하지 못했다.

 

 

 

오지호 화백의 장모님은 원효사 신도이며 광주지역의 부호였다.
평소 별 말씀도 없는 장모님이 그림 그리는 사위에게 원효사 법당에 후불탱화 그려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였다.
장모님의 뜻을 받들어 후불탱화가 완성되었다.
서양화가가 서양화 기법으로 그린 최초의 탱화가 태어난 것이다.
오지호 화백은 그 당시의 탱화기법 보다는 중국의 돈황 벽화와 일본 법륭사의 금당 벽화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탱화는 1954년 완성되어 원효사 대웅전에 걸리게 된다.
작품은 인조견에 그려졌다.
규격은 143.8 × 191.8센티이다.

 

 

 

오지호 화백의 원효사와의 탱화 인연은 그의 아들 오승우 화백으로 이어 진다.
외할머니 권유로 신중탱화와 칠성탱화를 그려 모시게 된다.
원효사는 그 후 법당 확장으로 새로운 불단과 탱화를 조성하여 모셨다.
서양화가 오지호·오승우 부자의 특별한 탱화도 법당에서 철거되어 송광사 수장고에서 보관되었다.

 

 

오늘 원효사를 방문하였다.
현묵스님 상좌 해중스님이 주지임명을 받아 신중 백일기도를 입재하고 있었다.
세 점의 탱화가 주지실에 보존되고 있었다.
앞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전시법당을 별도로 건립할 것을 당부하였다. 원효사 출토유물과 함께 오지호 부자의 탱화봉안 스토리텔링을 적어 전시하면 원효사 사격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