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고단함과 잡념이 생길 때 불자가 자주 찿는 사찰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불심 깊은 동생이랑 경상도 오지마을에 있는 ‘지림사’를 갖다왔습니다.  3시간여를 달려 갈 때는 많은 잡념과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 천 년을 비바람과 풍파를 이겨내신 마애불 여래좌상을 친견할 때는 인간의 초라함과 나약함에 고개가 떨구어집니다.

 

 

 

대웅전 법당

 

 

 

 

‘지림사’는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북지리 호거산(일명 호골산)에 있는 절로 어느 종단에도 소속되지 않은 사찰이라고 합니다. 호랑이가 걸 터 앉은 것과 같은 형국이란 의미를 지닌 호거산(일명 호골산)에 자리한 천년고찰입니다. 지림사에는 7세기경 천연바위에 여래좌상을 조각한 국보 제201호로 지정된 봉화 북지리 마애여래좌상이 앉아 계십니다. 지금은 불상주변에 보호각이 설치되어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바람을 맞고 계셨지요.     

 

 

 

 

 

 

 

‘지림사’는 ‘축서사’의 창건 설화에도 나옵니다. 신라시대의 ‘한절’이라는 대사찰이 있었고, 부근에 27개의 사찰이 있어 500여 명의 승려들이 수도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상대사가 ‘지림사’에서 문수산 쪽을 바라보니 멀리 서광이 비취는 것이 보여 가보니 비로자나불이 있었는데 거기서 빛이 나서 의상대사가 그 자리에 사찰을 지어 본존불로 모셨습니다. 그리고 산세가 인도 천축국의 영취산과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축서사’라 명명하였다고 합니다.

 

대웅전 뒤 야트막한 산의 암벽에는 보일 듯 말 듯 마애삼존불과 마애삼층탑이 새겨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있는 듯도 하고 언 듯 보면 없는 것도 같고... 괜스레 귀동냥하던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되뇌어 보게 되네요.

 

 

초여름 더운 날 마애여래좌상 부처님을 뵙고 오니, 고단함과 잡념 속에서 마음이 확 밝아지는 듯합니다.

 

다음 편에도 ‘절로 가는 택시드라이버, 경상도 머슴아 백태용’이 또 다른 사찰로 모시겠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