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희는 “치유의 화가”로 불린다. 작업의 과정 속에서 체득한 자각의 내용은 치유의 과정으로 작품과 스스로에게 녹아 세상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작가는 믿는다. 작가는 『기억의 간격』이라는 타이틀로 15여 년간 회화를 비롯하여 영상 및 설치의 작업을 하고 있다. 자연의 흔적으로 만들어져가는 다층적 시공간을 다루는 작업에 염료를 비롯하여 자연 재료를 사용해서 시간의 지층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업실을 인사동으로 옮긴 이후 처음 열리는 오픈 스튜디오 展으로, 2017 터키 이스탄불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을 한국으로 공간 이동시킨 것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바로 여기(이스탄불의 전시공간)였구나’라고 하고 간접 체험할 수 있게끔 공간을 배치하고 설치했다. 이러한 전시를 보통의 일반 갤러리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내용이기에 작가는 자신의 작업공간에서 오픈 스튜디오 형식을 빌어 2017 이스탄불 비엔날레에서 전시된 삶의 흔적을 표현하는 시간의 결과물을 가져왔다.

 

영상 작업 전시 외에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영상과는 다른 매체인 전통 수묵화와 불교적 도상과의 결합이다. 휘갈기듯 수묵화에 번지는 한지의 얼룩과 자연스러운 추상성은 불교 상징의 도상들과 어울려 한 폭의 미래적 후불탱화를 연상케 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전통 회화에 불교적 도상을 적용한 현대 불교미술의 새로운 확장성이라고 추켜세울 만하다. 지금도 불화와 만다라를 배우고 실제 작업에 응용함으로써 점점 현대 불교미술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음이 작품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게 될 회화와 영상 작품들은, 관객은 물론 작가 자신에게도 응축된 기억 속의 그리움이나 상처를 회화 안에서 자연의 흔적으로 녹여내고 그 기억을 정화시키는 표현이다.

 

이번 작업실 스튜디오 展은 기존 갤러리 전시와는 차별된 하나의 대안 전시 공간으로 전시 공간이 부족한 불교 전시 문화의 또 다른 바람직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시는 인사동 와담빌딩 3,4층 서윤희 작가 작업실에서 2018년 6월 19일부터 6월 30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한다. 오프닝은 19일(목) 오후 6시에 열린다. 더불어 이번 전시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익선동의 ‘길’ 갤러리에서도 서윤희 작가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부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