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 신행

천마산 보광사, 『월인천강 영산회상변상도』 점안법회 봉행

염정우 기자 | bind1206@naver.com | 2018-04-23 (월) 09:32


고려불화기법으로 그려진 남양주 천마산 보광사가 괘불탱. 『월인천강 영산회상변상도』. 총 13m X 폭 6m. 괘불탱에는 광주 민주항쟁, 세월호, 촛불혁명 등 이 시대의 사회상이 반영된 그림이 들어갔다.
 
 
남양주 천마산 보광사(주지 가산)는 오는 4월 28일 오전 10시 『월인천강 영산회상변상도』 점안법회를 봉행한다.
 
『월인천강 영산회상변상도』 괘불탱은 준비하는 과정을 제외한 제작 기간만 1년 7개월이 걸렸다. 범자와 상하좌우 여백을 제외하고 그림의 크기만 길이 12m, 폭 6m다. 그림의 여백까지 포함하면 총 13m로 현재 괘불탱 중 최대 크기다.
 
이 정도 그림을 야외에 걸고, 지탱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비단이 아닌 모시에 한지 배접을 했다. 10년 이상 숙성된 한지를 7번 배접했다. 한 번 배접에 120장. 그림에 들어간 한지만 840장, 둘레까지 합하면 950장이다.
 
채색은 석채 안료를 아교와 어교에 개어서 칠한 것이다. 석채가 삼베에 잘 베어들도록 올리고 또 올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여덟 번 석채 안료를 쌓아서 지금과 같은 표현을 해 낸 것이다. 금, 은으로 된 문양은 먼저 금가루 은가루를 세 번 칠한 위에 금박을 입힌 것이다.
 
현존하는 고려 불화 가운데 '영산회상도'는 없다. 보광사 『월인천강 영산회상변상도』를 '고려 불화' 기법으로 조성한 이유에 대해 가산 스님은 “그 기법을 계승한다는 한 측면과 이런 불사를 통해서 그 기예를 익힌 사람들을 기른다는 두 가지 의미를 고려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불사는 '인재 불사'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가산스님은 영산회상도 조성 의미에 대해 “부처님의 가르침이 펼쳐지고, 그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영산회상'이다”라며 “21세기인 지금 이곳에도 부처님이 항상 머무르고 계신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월인천강'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보광사 괘불탱 ‘월인천강 영산회상 변상도’
 
 
보광사 괘불탱 ‘월인천강 영산회상 변상도’에는 이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림 속의 사천왕들은 부처님과 십대제자, 보살들을 외호하며 현재 인류를 위협하는 대량 살상 무기들을 제압하고 있다. 스텔스기와 ICBM이 사천왕의 손아귀에서, 155mm 자주포가 발바닥 아래서 힘을 잃는다.
그림 아래에는 발원하는 스님의 양쪽으로 미국의 9·11테러, 환경오염, 인류의 모든 인종, 광주민중항쟁, 촛불혁명, 세월호 참사, 인종간의 화합상, AI, 핵실험, 교회와 모스크가 나열됐다. 그리고 그림의 둘레는 범자(梵字)로 부처님 사리진언, 불정존승진언을 그려 넣었다. 괘불탱의 둘레에는 지장보살 본원진언, 관음보살 본원진언, 문수보살 본원진언, 보현보살 본원진언을 써 넣었다.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 시대에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쉽고 선명한 메시지를 환희심을 일으키는 장엄으로 표현한 것이다. 설사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절절한 마음으로 공감할 것이다.
 
가산스님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부처님께서 설하신 평등의 가르침을 따라 평화를 꽃피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원찰로 가꾸어 가는 것”이라며 “ '월인천강 영산회상 변상도'를 상시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며 “보는 이들이 월인천강 영산회상도를 통해 내면의 평화를 이루고, 그것이 모이면 이 세상은 조금이라도 더 평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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