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불교의 스승인 아티샤 스님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아티샤 스님이 열심히 수행을 하는 도중 굉장한 고질병에 걸려서 고생을 많이 하자, 다른 스님들은 그를 찾아가 위로의 말을 하였습니다.
 “그토록 열심히 수행을 한 아티샤 스님께서 어쩌다가 고질병에 걸려 이토록 고통을 겪으십니까?”
그런데 정작 아티샤 스님은 웃으며 진정으로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에게 아티샤 스님이 말하였습니다.
 “내가 수행을 잘해서 먼 과거세에 지었던 많은 업장들을 한꺼번에 갚아버리고 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내가 병의 괴로움을 받음으로 나의 어리석음으로 지었던
과거의 악업들이 사라지고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과거의 빚을 갚아가고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수행을 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업장을 끝없이 지니게 되고
그러한 업장이 소멸되지 않는 한 깨달음의 진전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병치레라는 조그만 아픔으로 큰 업장을 씻는 중이니 얼마나 기쁜가!

 

세상을 살다보면 돈이 필요해서 은행에서나 또는 지인에게서 돈을 빌립니다.
이러한 빚이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신경이 쓰여 생활하면서 지출이 생기면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그러다 빚을 갚으면 마음이 시원하고 편안해지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빚을 갚는 것 역시 지출인데 돈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로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빚을 갚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면 괴로운 일이겠지만,
빚을 갚은 줄 알기에 괴롭지 않은 것입니다.
오히려 앞으로는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은 시원하고 편안하며 즐거워집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병을 얻거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괴로움을 받는 일이 많습니다.
이때, 모든 괴로움의 인과를 생각하며
아티샤 스님과 같이 빚을 갚고 있구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억울하고 분한 괴로움이 가라앉으며
업장의 씻김에서 오는 시원하고 편안하며 즐거운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그 원인은 내가 아니면 누가 지었겠는가를 생각해 봅니다.